[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3년 전 데이터 중심(선택)요금제를 선보였던 KT가 이번에는 데이터를 강화한 신규 요금제를 선보였다. KT의 8만원대의 속도 제한 없는 완전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는 비슷한 요금제를 먼저 출시한 LG유플러스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다. KT 6만원대 요금제의 경우 100GB 데이터 기본 제공에 5Mbps의 속도로 무제한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다. 기존 6만원대 요금제의 경우 10GB 기본 데이터에서 소진시 일 2GB를 추가로 제공하고 이마저도 다 쓸 경우 속도제한으로 데이터를 무제한 이용 가능했기 때문에 사실상 무제한 요금제에서 데이터 혜택을 더 늘린 것으로 봐도 된다.

KT는 3만원대 요금제에서 1GB의 데이터(기존 300MB)를 제공하고, 4만원대 요금제의 경우 기존과 같은 3GB의 기본 데이터지만 소진시 1Mbps의 속도로 무제한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다는 혜택을 추가했다. 이에 따라 이번 KT 새로운 요금제의 핵심은 3만원대와 4만원대 등 저가 요금제이다. LG유플러스에 이어 KT가 데이터를 늘리는 개선안을 선보였기 때문에 SK텔레콤도 조만간 새로운 요금제 개편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KT는 30일 오전 광화문 KT스퀘어에서 기자 간담회를 마련하고 데이터·로밍 전면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날 박현진 KT 유무선 사업 본부장은 “무제한 고객들은 편하게 데이터를 사용하면서 데이터 사용량도 13GB~19GB 까지 늘어난 상황이지만 비무제한 고객들은 데이터를 마음껏 쓰지 못하고 데이터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며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출시 된지) 3년 후 다시 한번 고민했다. 예전에 데이터를 선택하는 시대였다면 무제한 데이터를 통해 행태에 따라 선택하는 형태로 페러다임을 전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앞서 설명한데로 이번 KT 데이터 요금제 개선안의 핵심은 3만원대 요금제와 4만원대 요금제다. 그동안 KT 등 이통사의 저가 데이터 요금제는 가격에 비해 데이터가 적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보편 요금제 출시를 준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보편 요금제란 월 2만원대의 가격으로 음성통화 200분, 데이터 1GB를 제공하는 것으로 가계 통신비 인하 정책의 핵심 사항이다. KT는 3만3000원의 가격에 음성통화 무제한과 데이터 1GB 제공하는 새로운 3만원대 요금제를 꺼내들었다.

보편요금제 법안이 규제개혁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해 국회의 결정에 달린 상황에서 먼저 이에 상응하는 요금제를 출시한 것이다. 국회에게 경쟁이나 시장에 맞겨도 충분히 저렴한 저가 요금제 출시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필재 KT 마케팅 부문장은 “지금 우리가 선보인 요금제는 철저하게 고객 사용 습관 이용방법에 기초해서 만들어진 것이고 정부에서 말하는 것과 관계가 없다. 연관 시킬 필요 없다”며 신중한 답변을 했다. 

박현진 KT 유무선사업본부 상무가 KT 새로운 요금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KT)
박현진 KT 유무선사업본부 상무가 새로운 요금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KT)

KT는 4만원대의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선보였다. 기존 요금제와 기본 데이터 제공량(3GB)과 음성 통화 무제한인 점은 같지만, 새로운 요금제의 경우 기본 데이터 제공량 초과시 속도 제한을 통해 데이터를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점이 다르다. KT는 속도제한 속도인 1Mps의 경우 SD(표준화질)급 영상을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KT는 기존 요금제 가입자 상당수가 새로운 요금제로 넘어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현진 본부장은 “새로운 요금제를 내면 기존 요금제보다 스펙이 좋게 나온다. 상당수가 새로운 요금제로 갈아탄다”며 “오늘(30일)부터해서 6월말까지 기존 고객 중 상당수가 더 좋은 혜택이기 때문에 안 넘어 올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쟁사에서 기존요금제로 유지하면 상당 부분 넘어올 메리트가 있지 않냐고 판단하고 있다. 경쟁사에서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덧붙였다. 

6만원대와 8만원대의 요금제의 경우 혜택을 늘린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용자에게 큰 혜택이 추가된 것은 아니다. 6만원대의 요금제의 경우 사실상 무제한 요금제인데다가, 8만원대의 속도 제한 없는 완전 데이터 요금제의 경우 LG유플러스가 먼저 선보였기 때문이다. 또한 8만원대 데이터 요금제의 경우 고객 비중이 몇 % 밖에 되지 않는다. 다만, 매일 영화나 드라마 등 동영상을 외부에서 즐기는 이용자의 경우 KT의 6만원대 이상 요금제 개편안이 도움이 될 수는 있다. KT에 따르면 무제한 요금제 이용자의 1인당 평균 트래픽은 18.9GB였다. 즉, 일반 이용자의 경우 기존 6만원대 데이터 요금제(10GB 기본 제공, 소진시 일 2GB)만으로도 데이터가 충분한 상황이다. 

문제는 SK텔레콤이다. LG유플러스와 KT가 차례로 데이터 요금제 개선안을 냈기 때문에 이번에는 SK텔레콤이 낼 차례이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의 경우 주파수 문제로 8만원대 완전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출시가 힘든 상황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KT의 저가요금제 개편으로 사실상 보편요금제와 유사한 효과가 나왔고, 정부가 인위적으로 보편요금제 밀어붙일 명분이 없어졌다”며 “LG유플러스와 KT가 새로운 요금제를 냈고 국내 통신시장의 경우 경쟁이 심하기 때문에 SK텔레콤 역시 새로운 요금제 출시를 준비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KT가 데이터 요금제의 가격을 실질적으로 내린 것으로 평가한다”며 “좋은 요금제이고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KT 새로운 요금제 조감도 (이미지=KT)
KT 새로운 요금제  (이미지=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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