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렉스 해버렸지 뭐야.' 이 신조어의 주인공은 래퍼 '염따'다. 염따는 지난해 동료 래퍼와의 차량 사고로 차량 수리비를 벌기 위해 네이버 스토아팜을 이용, '염따 티셔츠' 등을 판매했다. 독특한 감성으로 1020세대에게 이미 인기를 끌고 있었던 염따는 인스타그램 등 SNS로 엄청난 홍보 효과를 누리며 하루에만 4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이 스토리가 또 하나의 콘텐츠가 되면서 '대세 인플루언서''로 부상했다.

[디지털투데이 유다정 기자]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와 개성을 중시하는 밀레니얼(M) 세대와 Z세대가 주요 소비 주체로 떠오르면서 이커머스 업계가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주목하고 있다. MZ세대의 경우 쇼핑에 있어서도 자신과 취향이 맞는 인플루언서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특히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팔로워 수 등이 많지 않아도 전문성이 있으면 효과가 커 이커머스 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6일 오드엠이 발간한 '2019/2020 성과형 인플루언서 마케팅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까지 연예인이 주로 등장하던 브랜드 동영상의 주인공이 2019년 들어 다양해졌다. 2018년엔 절반 가까운 브랜드 영상에 연예인이 등장했다면, 지난해엔 연예인을 활용한 동영상 광고 비중이 28%까지 낮아졌다. 반면 유명 인플루언서가 브랜드 영상에 등장한 경우는 16%로 전년 대비 4배 이상 크게 늘었다. MZ세대의 경우 연예인 등 셀럽, 키워드 검색을 통한 정보 탐색보다 일반인에 가까운 크리에이터를 더욱 신뢰하고 선호하는 경향이 반영된 결과라는 설명이다. 

인플루언서들의 팬 충성도를 기반으로 한 마케팅이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다. 네이버가 포털 플랫폼에 '셀렉티브'라는 별도 섹션을 운영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네이버 앱 첫 실행화면에서 왼쪽으로 화면을 넘기면 볼 수 있는 셀렉티브는 인플루언서의 콘텐츠를 본 뒤 바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일종의 스타일북이다. 

네이버는 인플루언서 검색도 용이하게 했다. 창작자 중심의 검색 서비스인 '인플루언서 검색'을 2월부터 정식 시작, 해당 크리에이터를 검색하고 그의 콘텐츠도 손쉽게 파악할 수 있게 했다. 네이버의 경우 그동안 타 포털들과 달리 자사 서비스만이 노출되는, 굉장히 폐쇄적인 정책을 펴왔다. 하지만 인플루언서 홈에선 유튜브 등도 연결되도록 했다.

인플루언서들은 이를 통해 수익도 창출할 수 있다. 내달 2일부터는 보다 강화된 창작자 보상 프로그램이 가동될 예정이다. 창작자는 300명 이상의 팬을 보유하면 자신의 인플루언서 홈에 광고 게재가 가능하며, 광고 효율성이 높은 프리미엄 광고는 3000명 이상의 팬을 가진 ‘우수 창작자’(가칭)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프리미엄 광고는 인플루언서 홈 뿐 아니라 해당 창작자의 블로그 내 본문 등에도 노출될 수 있다. 또한 기업브랜드가 ‘우수 창작자’와의 협업을 요청하는 경우, 이들을 연결하는 ‘브랜드 커넥트 서비스’도 진행 예정이다. 

크리에이터들의 반응도 꽤나 뜨겁다. 네이버는 2월 3일부터 9일 동안 인플루언서 검색 정식 서비스에 참여할 창작자를 사전 모집했다. 지난번 비공개 시범 서비스 모집 때 보다 5배 이상인 1만명 이상의 창작자들이 신청을 위해 몰렸다는 것이 네이버 측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직접 나선 경우도 있다. 크리에이티브스테이츠는 3월 유튜브 크리에이터 마케팅 플랫폼 '뉴띵'을 론칭할 계획이다. 뉴띵은 중개수수료를 낮추고 합리적인 마케팅 비용을 제안하는 광고주-유튜브 크리에이터 매칭 플랫폼이다. 1세대 크리에이터인 '양띵'과 '악어'가 직접 해당 플랫폼에 투자했다.

이달 중 론칭 예정인 유튜브 크리에이터 마케팅 플랫폼 '뉴띵'
이달 중 론칭 예정인 유튜브 크리에이터 마케팅 플랫폼 '뉴띵'

 

◆팔로워 적다고?... 만명 이하 인플루언서도 '작은 거인' 역할 톡톡

주목할 만한 점은 '마이크로 인플루언서'의 효과다.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란 통상적으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서 1만명 이하의 팔로워를 지닌 영향력 있는 개인을 뜻한다. 최근에는 인플루언서의 수가 늘어나고 그들을 활용한 마케팅이 보편화되면서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를 1만명에서 10만명 사이의 팔로워를 가진 개인으로 그 범위가 늘어나기도 했다. 이들은 한 분야에서 꾸준히 콘텐츠를 만들어 어느정도의 전문적인 역량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때문에 메가 인플루언서보다 때로는 더 높은 성과를 마이크로 인플루언서가 보여줄 수 있다. 

실제 애드픽 쇼핑형 캠페인에서는 한 개의 쇼핑몰의 일일 거래액이 1억원을 넘기도 했다. 다수의 나노,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들이 모여 1억원 어치의 제품들을 단일 쇼핑몰에서 판매한 것이다. 애드픽 CPC 캠페인을 진행한 A 프로모션의 경우 투입 예산 대비 1100%의 ROAS(광고 비용 대비 매출액)를 기록하기도 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 즉 100원의 마케팅 예산을 투입해 1100원의 제품 판매 수익을 얻은 것이다. 

그밖에 셀럽들의 1인 패션 마켓을 모아논 숍인숍 형태의 C2C 모바일 앱 '에이블리'는 2019년 9월을 기준으로 월 거래액 150억 원을 넘겼으며, 브랜디는 월 평균 성장률이 127%가 넘는다.

이에 국내 업체들도 1인 커머스를 위한 솔루션들을 앞다퉈 출시하는 추세다. NHN고도는 1인 쇼핑몰을 만들 수 있는 '샵바이'를 출시해 SNS 인플루언서나 소상공인이 쉽게 창업할 수 있게 지원하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페이코, 네이버, 페이스북, 카카오톡의 간편 로그인을 지원하는 등 개인이 쇼핑몰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한다.

카페24는 상품의 가짓수가 적더라도 판매할 수 있는 채널로 '스마트모드'를 출시한 바 있다. 카페24 또한 상품의 관리와 결제, 배송을 돕는 기능부터 돼 있다. 상품의 사진 이미지나 배너, 팝업 제작 기능도 연동하고 있다. 

이강준 애드픽 본부장은 "최근에는 게임, 앱 다운로드 중심에서 벗어나 기업 브랜딩, 제품 구매 등 다양한 목표를 설정해 성과형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났다"며 "2019년 초반부터 전문성을 지닌 나노, 마이크로 인플루언서의 활동이 증가하는 추세에, 마케팅적으로도 적합하게 매칭되는 사례가 최근 증가하고 있어 고무적"이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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