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대표는 실무형 경영자답게 차분하고 조리 있게 말을 잘 한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변함없는 자세와 어투, 단조로운 패션은 그가 가진 언변의 장점을 상쇄하고 지루함마저 느끼게 만든다. 국내 최대 인터넷 기업 네이버를 대표하는 여성 CEO에 어울리는 이미지 전환이 필요하다. (사진=네이버)
한성숙 네이버 대표(자료=네이버)

[디지털투데이 정유림 기자] 네이버의 지난해 매출이 6조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분위기다. 연간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18% 상승했지만 영업이익은 24.7%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주요 원인으로는 일본 자회사 라인이 꼽히고 있다. 라인에 대한 투자와 마케팅 비용에 발목을 잡힌 것이다. 이에 네이버는 올해 금융과 쇼핑에서 돌파구를 찾겠다는 방침이다.

30일 네이버는 지난해 연간 매출 6조593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18% 상승한 수치다. 또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4.7% 떨어진 7101억원, 순이익은 396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감소의 주원인으로는 일본 자회사 라인이 꼽히고 있다. 지난 29일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 등에 따르면 라인은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순손실 468억엔(약 506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영업 손실을 389억9700만엔(약 4214억원) 가량 냈다. 

이와 관련해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라인페이 등 결제 서비스의 사업 전략 개발비와 마케팅 비용이 손실을 이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일본 자회사 라인에 대한 투자와 마케팅 비용 지출 등은 2019년 네이버 실적에도 영업이익 손실로 반영됐다. 

단, 네이버가 일본 페이 시장 경쟁사인 야후재팬과 경영통합을 앞두고 있어 이같은 손실이 앞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네이버 측도 “라인과 Z홀딩스의 경영통합으로 네이버 수익구조에 변화가 예상된다”며 “경영통합 완료 시점보다 수개월 앞서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라인에 발목 잡힌 손실을 국내에서 금융과 쇼핑 사업 확장으로 만회하겠다는 계획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2019년에는 신사업 성장 동력을 재편해 왔다면 2020년에는 검색과 커머스를 중심으로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금융과 쇼핑 사업 확장을 강조했다.

네이버에 따르면 쇼핑검색광고의 성장으로 비즈니스플랫폼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15.2% 상승한 2조 8510억원을 기록했다. IT플랫폼은 네이버페이의 성장세로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28.6% 성장한 4575억원을 기록했다. 

금융 부문에선 올 상반기 네이버통장 출시를 시작으로 증권, 보험 등 다양한 금융 상품을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쇼핑 부문에서도 대형 브랜드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하며 이들 기업이 자사 제품과 브랜드를 홍보할 수 있는 ‘브랜드스토어’를 올 2월중 선보일 예정이다. 

한 대표는 “네이버파이낸셜이 분사한 시점부터 결제를 비롯해 테크핀 시장을 주도하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올해 상반기 네이버통장을 시작으로 신용카드, 금융상품 추천, 보험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도록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네이버 아이디 인증서로 본인인증이 가능토록 해 페이계좌 등록뿐만 아니라 네이버 파이낸셜을 통해 증권 보험에 빠른 가입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결제 규모를 한 단계 더 성장시키는 선순환구조를 만들어 고관여 금융서비스로의 확장을 통해 종합자산관리 플랫폼으로 진화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 대표는 온라인 중소상공인과의 상생을 강조하며 커머스 생태계를 확장해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네이버 플랫폼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대형브랜드, 유통사와 파트너십을 강화해 커머스 생태계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이와 관련 “10개 브랜드 입점이 확정된 가전 카테고리를 시작으로 패션, 생필품 등으로 확장해 올해 안으로 200개 이상의 브랜드사가 입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네이버가 모든 온라인 쇼핑의 시작점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네이버 쇼핑 내 ‘브랜드스토어’를 만들어 브랜드 홍보와 제품 소개들을 적극 지원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전시 공간을 제공할 예정”이라면서 “네이버의 강점인 데이터를 가공해 이들 기업에 도움이 될 만한 인사이트를 제공할 수 있도록 데이터 컨설팅 수준으로 올려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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