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정유림 기자]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가 네이버와 카카오의 투자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두 회사는 최근 산하 엑셀러레이터를 통해 헬스케어 스타트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런 양상이 향후 두 회사의 스타트업 유치 경쟁으로도 이어질지 주목된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가 헬스케어 부문 스타트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16일 IT 기술을 활용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4곳에 투자했다고 밝혔고, 카카오도 관련 기업 1곳에 30억원 규모 투자를 했다.

네이버는 기업형 액셀러레이터(CVC) D2스타트업팩토리(D2SF)를 통해 스타트업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에 따르면 D2SF는 2015년 5월 출범한 후 2020년 1월 현재까지 기술 스타트업 39곳에 투자했다. 2019년에는 8개 스타트업에 신규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헬스케어 부문 스타트업은 아이크로진, 사운드짐, 엔서, 휴레이포지티브, 사운더블헬스 총 5개다. 

구체적인 기업별 투자 규모는 비공개지만 현재까지 투자한 금액이 150억원 규모인 점을 토대로 보면 스타트업 1곳당 3억~5억원 가량 투자했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카카오의 경우 지난해만 놓고 보면 자율주행, 증강현실(AR)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두드러진다. 카카오의 벤처 투자 자회사 카카오벤처스는 46개 스타트업에 408억원 규모 신규, 후속 투자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밴처캐피털 전문 정보 사이트 더브이씨(The VC)에 따르면 카카오벤처스는 지난해 버핏서울, 닥터키친에 투자했으며 올해는 클라우드 전자의무기록(EMR)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개발 중인 세나클소프트에 30억원 규모 투자를 했다.

이들 기업 입장에서 스타트업 육성은 인수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최근 네이버의 D2SF가 육성한 인공지능 스타트업 비닷두는 네이버웹툰에 인수됐다. 네이버웹툰은 비닷두를 인수하며 웹툰 콘텐츠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다양한 기술을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자본을 들여 투자한 회사를 인수하면 비용을 절감하고 계열사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2가지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것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2017년부터 대형병원, 제약 및 바이오기업 등과의 협력을 통해 헬스케어 합작법인을 세우는 등 헬스케어 시장 진출을 위한 기반을 닦아왔다. 여기에 최근 데이터3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기업들이 개인정보를 제한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려 헬스케어와 의료 관련 사업 진행에 추진력을 얻게 됐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두 기업이 외연 확장의 일환으로 관련 분야 스타트업 육성에 경쟁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특히 카카오의 경우에는 유비케어 지분 매각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 투자전문 자회사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유비케어 2대 주주로 지분 18.13%를 보유했었으나 최근 이를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두 기업 모두 스타트업 투자 시 특정 분야를 선정해 집중적으로 투자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 전체 생태계를 보면 스타트업 투자는 카카오벤처스와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주축이 되고 그 외에 모빌리티, 페이 등 분야에서 별도로 진행되기도 한다”며 “카카오벤처스의 경우에는 시드부터 시리즈A 등 비교적 초기 단계 투자에 집중하는 곳이기 때문에 주력 분야가 따로 정해지지는 않았다”라는 정도로만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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