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재 우리카드 사장 임기만료 임박...호실적에도 DLF 변수에 연임 불안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 임기만료 임박...호실적에도 DLF 변수에 연임 불안
  • 신민경 기자
  • 승인 2019.12.24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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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 일등공신' 카드의 정석 시리즈, 500만장 발급...출시 20개월만
1년 전 전멸 수준에 그쳤던 소비자 인지도...톱4로 끌어올려
일각선 DLF 사태로 손태승 비롯 계열사 사장단 연임 불발 점쳐
강희주 증권법학회장 "매트릭스 체제 우리금융...'도미노 하차' 우려"

[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우리금융지주의 임원 인사가 안갯 속인 가운데 주력 계열사 중 하나인 우리카드를 이끌어온 정원재 사장이 연임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불안한 카드업황에도 호실적을 낸 공을 인정받아 자리를 지킬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DLF 사태로 인사권자인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금융감독당국의 제재가 이뤄질 경우 정 사장도 도미노 하차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 사장은 이달 30일로 임기가 만료된다. 연임에 성공할 경우 정 사장은 지난해 1월 취임한 뒤로 3년째 우리카드를 이끌게 된다.

업계는 지난 2년의 실적을 놓고 볼 때 다가올 계열사 사장단 인사에서 정 사장이 연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열악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신상품 흥행과 해외 법인의 약진 등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 (사진=우리카드)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 (우리카드 제공)

최근 모바일 간편결제가 득세함에 따라 실물카드의 입지가 쪼그라들고 있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11월 가맹점 수수료 인하 방안을 발표하면서부터는 수익성 마저 크게 꺾이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우리카드는 흥행작을 터뜨리며 업계 내 경쟁사 대비 도드라진 성과를 보였다.

정 사장은 대표상품인 '카드의 정석' 시리즈의 흥행 주역이다. 지난해 4월 출시된 카드의 정석은 1년8개월 만인 지난달부로 카드 발급 수 500만장을 기록했다. 출시 2년도 안 돼 밀리언셀러 대열에 오른 것은 단일 카드 시리즈로는 첫 사례다.

카드의 흥행은 매출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우리카드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94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 올랐다. 대중 인지도도 높아졌다. 23일 신용카드 전문사이트인 카드고릴라가 발표한 '2019 총결산 인기 신용카드 톱10'에 따르면 우리카드의 'DA@ 카드의 정석'이 4위로 집계됐다. 이는 카드의 정석 시리즈의 선전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기존 인기상품인 위비온 카드가 7위에 올랐던 것을 제외하면 지난해 총결산 조사 땐 우리카드가 전멸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서울 광화문의 우리카드 본사에서 진행된 '창립 6주년 기념식'에 손태승(가운데)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정원재(왼쪽에서 네번째) 우리카드 사장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사진=우리카드 제공)

해외 법인의 호재 소식도 들려온다. 우리카드의 미얀마 현지법인인 '투투파이낸스'는 올해 누적 17억원 가량의 순이익을 남겼다. 3억5000만원을 밑도는 순손실을 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엔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 사장을 포함한 사장단의 일명 '도미노 하차설'을 점치는 관측도 나온다. 이는 지난 8월부터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을 중심으로 불거진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때문이다. 앞서 두 은행은 합산 8000억원 규모의 DLF를 팔아 소비자에게 대규모 원금 손실을 입혔다. 금융감독원은 DLF 사태의 제재대상자로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우리은행장) 등을 꼽은 상태다. 손 회장이 사태의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내려올 경우 계열사 주요 경영진의 연임 또한 장담할 수 없게 된단 뜻이다.

임원들의 시선이 내년 1월 발표될 DLF 제재 수위에 쏠려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특히 정 사장은 손 회장 측근으로 분류된다. 두 사람은 우리은행의 전신인 한일은행 출신인 데다 1959년생 동갑이다. 정 사장은 '우리금융지주 회장, 우리은행장과 소속 전력이 같은 임원이 우리카드 대표로 지명돼야 한다'는 기존 관행의 수혜자이기도 하다.

지난달 8일 서울 영둥포구 소재 금융감독원 앞에서 열린 DSL·DLF 특별검사 결과 발표 촉구 기자회견에서 관련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 사장이 연임에 실패하면 '차기 은행장' 자리에 앉을 가능성이 불발된단 점도 우리카드 안팎의 위기감을 키운다. 예정대로라면 손 회장은 내년 말 임기를 마친다. 또 우리은행장 후보군 취합은 매년 말에 이뤄진다. 앞서 2017년 11월 당시 글로벌그룹장을 맡고 있던 손 회장을 비롯해 HR그룹장이었던 정 사장은 우리은행장 후보직 명단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강희주 한국증권법학회장(법무법인 광장 변호사)은 "우리·KB·하나·신한 등 민간 성향이 강한 금융회사는 대부분 매트릭스 조직(그룹 차원에서 각 계열사의 공통 사업부문을 묶어 관리함으로써 계열사 간 협업을 꾀하는 체제)을 갖추고 있다"면서 "이 조직에선 금융지주사 회장이 계열사들을 향해 절대적인 감독권을 행사할 수 있는데, 이를 활용해 미리 점쳐둔 리더 후보군들을 곳곳에 배치해 놓기도 한다"고 말했다. 반대로 말하면 금융지주사의 영향권 아래 놓인 만큼 회장이 흔들리면 계열사 수장 대부분도 교체될 확률이 높다는 얘기다.

한편 현재로서 우리카드를 비롯한 우리금융의 임원인사 시기는 미지수다. 오는 1월 제재심의위원회가 열리는 점을 감안해 그 뒤로 인사가 단행될 수도 있단 시각이 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인사 시기가 연내가 될지 내년이 될지도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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