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 수수료 공방대신 유통사와 손잡기....'PLCC 붐'
카드사들 수수료 공방대신 유통사와 손잡기....'PLCC 붐'
  • 신민경 기자
  • 승인 2019.12.30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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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 화두 PLCC...비용 절감에 유통사 로열티 흡수 '장점'
대한항공-코스트코와 손 잡은 현대카드
삼성·롯데카드도 각각 홈플-롯데쇼핑 등과 제휴
11월 금융위 수수료 인하로 '카드사-유통사' 간 갈등 격화
4차산업 속 약자이기도..."뭉쳐야 산다"

[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수수료율 인하로 카드업계의 실적 위기감이 높아진 가운데, 대형 유통사와의 공조로 활로를 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 서로의 입장을 내세우며 헐뜯기 바빴던 올 초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30일 신용카드 시장업계에 따르면 유통업체의 PLCC(Private Label Credit Card·상업자 표시 신용카드) 출시가 늘고 있다. PLCC는 기업이 카드사와 협력해 만든 자체 신용카드다. 대형 유통사가 발급비를 부담하는 대신 카드 전면에 제휴 유통업체의 브랜드를 앞세운다. 카드의 기능과 리워드가 전부 유통사 관련 혜택으로 제공된다는 점에서 카드사 고객 중심이었던 일반 '제휴카드'와 다르다. 

(사진=신민경 기자)
(사진=신민경 기자)

카드사는 유통사 브랜드의 충성고객들을 그대로 흡수할 수 있고 카드 마케팅과 운영비, 각종 판매촉진비를 절감할 수 있다. 유통사도 맞춤형 카드 혜택 등으로 기존 소비자층을 공고히 해 경쟁사로의 이탈을 막을 수 있다. 소비자 역시 제휴카드보다 포인트 적립률과 할인율이 높은 PLCC카드에 긍정적이다. 

PLCC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현대카드다. 현대카드는 최근 대한항공과 손 잡고 항공사 전용 신용카드를 내놨다. 대한항공의 이름을 내건 이 카드에는 기존 대한항공 제휴카드들보다 더 많은 특화혜택이 담길 예정이다. 

지난 5월에는 지난 2000년부터 삼성카드가 누려온 코스트코와의 독점 계약을 따냈다. 올해 2월에는 결제금액의 3%를 적립해주고 연간 적립한도를 50만 포인트로 늘린 '코스트코 리워드 현대카드'를 선보인 바 있다. 코스트코와의 제휴에 힘입어 현대카드는 지난 3분기에 개인 신용판매 매출 24조135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12.4% 오른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 17일 현대카드와 대한항공은 '대한항공 카드' 출시를 위한 PLCC 파트너십 계약을 맺었다. 사진은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오른쪽).
지난 17일 현대카드와 대한항공은 '대한항공 카드' 출시를 위한 PLCC 파트너십 계약을 맺었다. 사진은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오른쪽).

 

이에 질세라 삼성카드도 단독 제휴를 맺고 있는 이마트 트레이더스에 특화된 '트레이더스신세계 삼성카드'를 지난 2월 내세웠다. 전월 이용실적이 100만원을 넘을 경우 소비자는 당월 트레이더스 이용금액의 5%를 할인받을 수 있다. 최근엔 홈플러스 내 전월 이용실적이 40만원 이상일 시 5%를 할인받을 수 있는 '홈플러스 삼성카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롯데카드는 지난 10월 롯데쇼핑과 PLCC카드인 '롯데오너스 롯데카드'를 내놨다. 롯데ON에서 이용하면 엘포인트 3%를 적립해주고 다른 일반 가맹점에선 0.5%를 월 최대 10만 포인트를 보장한다.

제휴상품이 앞다퉈 나오고는 있지만 이전부터 신용카드사와 대형 유통가맹점 간 사이가 좋았던 것은 아니다. 올해 초부터 신용카드사와 대형 유통가맹점은 '네 탓 공방'을 하며 힘겨루기를 해왔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카드 수수료 종합개편방안'을 발표했다. 수수료 우대 가맹점 범위를 넓혀 중소형 가맹점 수수료율을 대폭 낮추도록 하는 게 골자다. 카드사는 정부 방침에 따라 90%가 넘는 카드 가맹점의 수수료를 낮춰야 했다. 

한 대형마트의 카드전용 셀프계산대. (사진=신민경 기자)
한 대형마트의 카드전용 셀프계산대. (사진=신민경 기자)

이에 카드사는 지난 2월께 각 대형가맹점에 공문을 보내 "3월부터 연매출 500억원 이상의 대형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입장을 보냈다. 수익성 만회를 위해선 대형 가맹점 요율 인상이 불가피하단 판단에서다.

하지만 업계 취합 결과 현재까지도 대부분의 카드사들이 대형 가맹점일수록 더 낮은 수수료율로 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협상력 우위에 있던 유통사들이 백기 대신 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 등을 회원사로 가진 한국체인스토어협회는 당시 입장문을 내고 "카드사들은 수수료 산정기준을 비공개로 하고 구체적인 근거도 제시 안 했다"면서 "물가상승에 따른 수익 증대를 감안하면 오히려 수수료 인하 명분이 충분하다"고 밝힌 바 있다.

카드사들이 PLCC 사업에 뛰어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카드결제 수수료율 조정을 통한 비용 절감은 사실상 어렵다고 본 것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올 상반기 신용카드사 영업실적'에 의하면 카드 이용액은 426조로 전년보다 5.1% 늘었지만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0.2% 줄어들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올해부터 수수료로 요란한 설전을 벌였던 유통사와 카드사도 4차산업혁명의 흐름에선 대응책을 강구해야 하는 약자일 뿐"이라면서 "양쪽 모두 비용 절감과 소비자 확보의 메리트가 큰 상황이라 향후 PLCC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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