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국내 4대 금융지주회사들의 연말 인사가 크지 않을 전망이다. 금융권의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짙어지는 가운데, 인사를 통한 조직 쇄신보다는 안정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2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하나금융지주 김정태 회장, 함영주 부회장 등 경영진과 사외이사가 모여 그룹인원후보추천위원회를 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하나금융지주는 지주 임원 14명의 대부분이 연임할 것으로 점친다. 지난해 3연임을 확정한 김정태 회장이 "더 이상 연임은 없다"고 선언하면서 안정적 승계를 중점으로 인사를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그룹 최대 자회사인 KEB하나은행 역시 마찬가지다. 부행장 8명이 모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지만 앞서 지난해 말 부행장 6명이 신규 선임되며 교체폭이 넓었다. 따라서 부행장 인사도 소폭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일반적으로 하나금융은 12월30일 전후로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유력한 인사 시점은 26일 또는 27일이다. 

하나금융그룹과 우리금융그룹이 임원 인사 발표를 앞두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같은 인사 연임 추세는 다른 금융지주사들도 마찬가지다. 지난 20일 KB금융그룹은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올해로 임기가 끝나는 KB손해보험 양종희, KB국민카드 이동철, KB생명보험 허정수, KB저축은행 신홍섭 사장 등 대부분 연임됐다. 앞서 11월 연임이 확정된 KB국민은행장까지 9명 전원이 임기가 연장된 셈이다.

당시 대추위는 "검증된 실행력을 보유한 리더그룹 형성에 중점을 두고 대표이사 후보를 선정했다. 재임기간 경영성과, 중장기 경영전략 추진력, 조직관리 리더십을 종합적으로 보았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그룹도 계열사 CEO 8명 가운데 7명을 연임시키며 안정화에 중점을 뒀다. 항간에서는 올해 처음 합류한 오렌지라이프 정문국 사장과 아시아신탁 배일규 사장이 교체될 것이라는 말이 돌기도 했으나, 결국 이성용 신한DS 사장을 제외한 계열사 CEO 대부분이 자리를 지켰다. 

평소보다 임원인사가 늦어지고 있는 우리금융그룹도 인사 변화가 적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매년 우리금융그룹은 다른 금융지주사와는 달리 12월 중순께 지주사와 계열사 CEO 인사를 단행했다. 

그러나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원회가 발목을 잡았다. 현재 금융감독원은 우리금융그룹의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를 두고 제재 수위를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인사는 내년 1월 중순 이후로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금융그룹 관계자는 “올해 경영환경이 불확실해지면서 실적을 근거로 쇄신 인사가 단행될 거라는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시기에 쇄신 인사를 하기에는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다”며 “올해 대부분 금융그룹들은 경영 연속성을 고려해 인사를 최대한 적게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이 파생결합상품 사태를 두고 제재 수위를 논의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