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양대규 기자] 애플이 차기 아이패드에 미니LED 기술을 채택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미니LED 대중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니LED는 LED와 마이크로LED의 중간 단계 기술로 기존 LED 생산라인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 제조 공장과 기술 수명을 연장하면서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셈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애플이 미니LED를 본격 채택할 경우 아직 OLED 기술에 투자하지 않은 패널과 디스플레이 제조사를 중심으로 미니LED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 내년에 6개의 미니LED 기기 도입할 수도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니LED를 이용한 제품을 생산한 애플이 내년 LCD나 OLED가 아닌 미니LED 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기기를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전문가인 TF증권 애널리스트 밍치 쿠오는 애플이 내년 미니LED를 이용한 아이패드와 맥북을 출시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애플이 내년에 6개의 미니LED 기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쿠오에 따르면 미니LED를 사용한 아이패드 프로는 2020년 3분기 출시될 전망이다. 또한 16인치 맥북 프로는 4분기에 출시될 가능성이 있다.

576개의 백라이트를 이용한 애플의 전문가용 XDR 모니터(사진=애플)
576개의 백라이트를 이용한 애플의 전문가용 XDR 모니터(사진=애플)

앞서 지난 8일(현지 시각) 애플은 미니LED에 근접한 기술을 활용한 32인치 6K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구현하는 프로 디스플레이 XDR을 5999달러(약 712만 원)에 판매한다고 밝혔다. 제품은 10일(현지 시각)부터 판매가 시작됐다. XDR은 애플에서 제작한 타이밍 컨트롤러(TCON) 칩이 2040만 개 LCD 픽셀과 576개의 블루 백라이트 LED의 고속 변조를 정밀 제어해 동기화를 구현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의 계열사인 LED인사이드는 "새로운 LED 백라이트 솔루션에는 576개의 블루 LED로 구성된 밝은 배열과 각 LED를 빠른 정밀도로 제어할 수 있는 패시브 매트릭스 드라이버 IC가 포함되어 있다"며 "비록 이 백라이트 솔루션이 업계에서 널리 알려진 미니 LED 백라이트는 아니지만, LED와 디스플레이 제조업체들에게는 한 줄기 빛을 비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니LED는 어떤 기술일까?

그렇다면 애플은 왜 미니LED 기술을 도입하려는 걸까? 

최근 디스플레이 시장에는 OLED, QD(퀀텀닷 또는 양자점), 마이크로LED 등 전례 없이 다양한 디스플레이 기술이 등장했다. 디스플레이 제조 기업들은 이런 다양한 디스플레이 기술 속에 시장에서의 수요와 가격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 특히 QD-LED나 마이크로LED 기술은 아직도 연구가 많이 필요해 비용이 많이 필요하다. 반면 미니LED는 검증된 기술을 활용해 비용을 최소화하고 개발 일정을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욜의 지네 부함리는 "미니LED는 크기, 애플리케이션, 아키텍처 및 제조 기반 구조의 조합으로 마이크로LED와 더 잘 구별된다"며 "마이크로LED는 조립과 다이 구조에서 중요한 기술 혁신과 파괴, 제조 인프라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가 필요하다. 미니LED 칩은 구조가 매우 유사한 표준 LED 칩의 점진적인 발전만을 필요로 하며, 작은 업그레이드만으로 동일한 팹에서 제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니LED와 마이크로LED 비교(자료=LED인사이드)
미니LED와 마이크로LED 비교(자료=LED인사이드)

미니LED와 비슷한 용어를 가진 마이크로LED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이다. 마이크로LED 백라이트는 100μm보다 작다. OLED와 마찬가지로 마이크로LED는 픽셀별로 각각의 LED가 자체적으로 빛을 발한다.

‘mm 이하의 발광 다이오드’인 미니LED는 크기가 약 100~200μm의 LED다. 미니 LED는 기존 LED와 마이크로 LED 사이의 전환 기술이며, 기존 LED 백라이트의 개량형이다.

마이크로LED는 이론상 하나의 픽셀에 하나의 LED 칩이 들어가야 한다. 예를 들어 4K 마이크로 LED 화면에는 2488만 개 이상의 LED 칩이 필요하다. 아직 이렇게 소형화된 LED를 양산하는 기술은 개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의 LED 칩은 주로 디스플레이의 조명과 백라이트 모듈에 사용된다. 미니 LED는 절전, 얇은 두께, HDR 및 노치 디자인 디스플레이(스마트폰, TV, 자동차 디스플레이, 게임 노트북)의 백라이트 애플리케이션에 사용된다.

마이크로 LED는 앞의 2종과는 전혀 응용이 다르다. 완전히 새로운 디스플레이 기술로서 마이크로 LED는 웨어러블 핸드셋, 스마트폰, 자동차 디스플레이, 증강현실/가상현실 제품, 디스플레이 벽, 텔레비전 등에 적용할 수 있다.

미니LED는 마이크로LED보다 높은 수율을 자랑한다. 양산이 용이하다는 것이다. 또한 유연한 기판과 결합할 때 노치 디자인과 곡선 백라이트에 적합하다. LCD 패널의 백라이트로 미니 LED를 사용하면, HDR의 범주가 다양해지고, 또한 얇아져 OLED만큼의 전력 절약도 가능하다.

 

미니LED, 기존 LED 장비 이용 가능…비용 절감 효과↑

기존 LED 장비는 대부분 미니LED 양산용으로 쓸 수 있다. 또 미니LED는 LCD 디스플레이 백라이트 시장 잠재력 때문에 경제성이 더 높다.

전문가들은 LCD패널의 미니LED 백라이트와 비용이 OLED TV패널의 약 70-80% 수준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미니 LED는 LED 백라이트의 개선된 버전이지만 LCD 디스플레이의 화질을 크게 높일 수 있다. 더구나 시장의 주류일 가능성이 높은 미니 LED의 원가 조절이 용이하다.

욜의 파르스 무키시 사업부장은 "LCD 백라이트의 경우 미니LED는 표준 LCD 패널에 비해 높은 밝기와 향상된 로컬 블랙 레벨 제어 기능을 제공하여 OLED와의 격차를 줄이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OLED만큼 완벽하지는 않지만, 미니LED 백라이트 LCD 디스플레이는 격차를 좁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미니LED TV, 모니터, 차량용 디스플레이에서 큰 잠재력을 가질 것으로 분석된다.

TCL의 미니LED TV(사진=TCL)
TCL의 미니LED TV(사진=TCL)

TV는 가장 유망한 시장 물량 기회로서 미니LED 출하를 견인할 가능성이 높다. TCL은 지난 10월부터 8시리즈 라인업에서 미니LED TV를 상용화한 최초의 업체로 출발했다.

지네 부함리는 "아직 OLED 기술에 투자하지 않은 패널과 디스플레이 제조사들에게 이번 기회가 더욱 눈길을 끈다"며, "기존 LCD 제조공장과 기술 수명을 연장하고 수익성을 높일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태블릿, 스마트폰 등도 미니LED 제조업체에게 비즈니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대표적인 예로 애플을 들 수 있다. 애플은 다음 아이패드 프로에서 이 기술을 채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OLED 진출 안한 대만 유리…韓 LGD, OLED 전환 자금 확보 위해 도입할 수도

전문가들은 미니LED 기술의 발전은 한국이나 중국보다는 대만 디스플레이 제조사들에게 전략적 방어적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OLED에 투자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LCD 패널 제조에 대한 입지는 중국의 가격 경쟁에 밀리며, OLED는 한국의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 밀리기 때문이다.

욜은 “미니LED는 차별화, 부가가치 증대의 기회”라며, “하지만 중국 제조업체들도 WOLED, 잉크젯 프린팅 OLED, 전기자동 양자점 등 여러 기술과 함께 미니LED를 개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자본의 대부분을 OLED와 QD디스플레이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LG디스플레이의 경우 OLED 증설로 인한 자금 확보를 위해 LCD 사업에서 현금을 창출해야 한다. 이에 따라 미니LED는 LCD 제품에서 부가가치를 높일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다고 분석된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는 현재 OLED로의 전환에 주력을 하고 있다"며, "미니LED 등의 기술에 대해서는 확인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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