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양대규 기자] 삼성디스플레이가 ‘QD 디스플레이’에 13.1조를 투자하기로 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를 통해 대형 디스플레이 기술의 방향을 기존 LCD에서 ‘QD디스플레이’로 전환하겠다고 했다.

11일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의 이번 발표를 통해 국내 디스플레이가 중국이 가격 경쟁력으로 강세를 보이는 LCD 시장에서 보다 기술 집약적인 QD(퀀텀닷)과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기술에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모바일 부분에서는 몇 년 전부터 AMOLED를 내세우며, OLED 패널에 집중하고 있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대형 TV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QLED TV’라고 내놓은 QD시트를 붙인 LCD TV를 생산하고 있어, OLED TV 패널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LG디스플레이와 기술적인 다툼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최근에는 LG전자가 삼성전자의 QLED TV가 실제로는 LCD TV라며, 자사의 OLED TV의 기술력이 더욱 좋다고 집중적으로 공격을 한 바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자사의 QLED TV가 화질이 더 좋다고 반박을 하기도 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LCD 생산을 벗어야 하는 것은 삼성디스플레이보다 LG디스플레이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삼성디스플레이의 매출 대부분은 중소형 OLED에서 나오는 반면, LG디스플레이는 아직도 LCD 판매에 대한 의존이 크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더 로즈'(사진=양대규 기자)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더 로즈'(사진=양대규 기자)

LGD, OLED '체질개선'…"2020년부터 턴어라운드"

실제로 지난 2017년 LG디스플레이는 5085만 4000장을 공급하면서 LCD 패널 판매 1위를 차지했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2위 BOE, 3위 이노룩스, 5위 차이나스타 등의 공급량 증가에 힘입어 1위를 차지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BOE에 밀려 2016년 2위에서 2017년 4위로 두 계단 하락했다.

당시 삼성디스플레이는 LCD에서 OLED로 체질 개선을 이미 시작했으나, LG디스플레이는 체질 개선을 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결국 지난해 1분기 LG디스플레이는 6년 만에 적자 전환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LG디스플레이의 수익 구조가 LCD 중심으로 몰려있어,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이는 지금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당시 LG디스플레이는 OLED 중심의 전략으로 변화를 진행했다. 지난 7월 LG디스플레이는 파주 P10 공장 내 10.5세대 OLED에 3조 원을 추가 투자한다고 밝혔으며, 8월 말부터는 중국 광저우에 대형 OLED 패널 공장을 완공하고, 본격적인 현지 생산에 돌입했다.

LG디스플레이에 따르면, 현재 파주 OLED 공장에서 월 7만 장 규모로 생산 중인 물량과 최근 3조 원 추가 투자를 발표한 월 4만 5000장 규모의 파주 10.5세대 OLED 공장이 2022년 가동하면, 연간 1000만 대 이상 제품을 생산이 가능하다.

이에 전문가들은 LG디스플레이의 수익성이 내년 1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10일 신한금융투자 소현철 연구원은 “2019년 파주 LCD 라인 구조조정으로 인해 LG디스플레이의 영업적자는 1.36조 원으로 예상되나, 2020년 중소형 OLED 라인 정상화와 OLED TV 사업 강화로 영업이익은 5190억 원으로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에 이어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아직 남아있는 LCD 생산라인을 줄일 계획을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차세대 QD(퀀텀닷) 디스플레이 기술 양산에 13.1조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며, 대형 디스플레이 기술의 방향을 기존 LCD에서 'QD디스플레이'로 전환하고, 'QD'를 기반의 대형 디스플레이 산업을 육성하기로 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QD-LCD 모니터(사진=양대규 기자)
삼성디스플레이의 QD-LCD 모니터(사진=양대규 기자)

삼성디스플레이, 13.1조원 투자해 LCD → QD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는 2025년까지 13.1조 원을 투자해 아산 1캠퍼스에 세계 최초 'QD 디스플레이' 양산라인인 'Q1라인'을 구축한다. 신규 라인은 우선 초기 3만 장(8.5세대) 규모로 2021년부터 가동을 시작해 65인치 이상 초대형 'QD디스플레이'를 생산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기존 8세대 LCD 라인을 단계별로 'QD' 라인으로 전환하며, 2025년까지 생산능력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업계는 이번에 삼성디스플레이가 'QD디스플레이' 개발을 발표하며, 먼저 QD-OLED 기술을 선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QD-OLED는 궁극적인 QLED인 QDEL(QD Electroluminescent, 자발광 QD 소자) 기술에는 아직 못 미치지만, 삼성전자가 판매하는 기존의 QD시트에 LCD 백라이트를 쏜 기존의 QDEF(QD Enhancement Film) 기술보다는 발전된 단계다. 학계에서는 QDCC(QD Color Conversion) 기술이라고도 부른다.

QD-OLED는 백라이트를 블루 OLED로 쓰기 때문에 OLED 기술에 가깝다. 물론 QDCC와 블루 OLED 백라이트의 이중 구조를 사용하기 때문에 완전 OLED만큼의 얇은 두께를 실현하기는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당장 대화면에서 LCD를 배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LCD가 점점 줄어들면, 국내 대형 TV는 결국 진정한 QDEL 기술이 개발되기 전까지는 OLED 기술이 중심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8K 기술 다툼이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의 QD디스플레이의 핵심은 결국 QD 소자를 이용한 색재현이고, LG는 자사의 발전된 WOLED 기술을 통한 자발광 OLED TV라는 핵심적인 차이가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QLED 패널(왼쪽)과 LG전자 OELD 패널(오른쪽) 비교. LG전자 HE연구소장 남호준 전무가 분해된 삼성 TV의 QD 시트를 들고있다.(사진=양대규 기자)
삼성전자 QLED 패널(왼쪽)과 LG전자 OELD 패널(오른쪽) 비교.(사진=양대규 기자)

삼성 vs LG '8K 논란'…"양사 기술 다툼, 평행선 이어갈 것" 

지난달 초 IFA 2019부터 시작된 LG전자와 삼성전자의 8K TV 논란이 지난달 17일 양사의 설명회를 통해 더욱 커졌다. LG전자가 오전 출입 기자들을 대상으로 ‘8K 기술설명회’를 가졌다. 기술설명회에서 LG전자는 경쟁사(삼성전자)와 자사의 8K TV를 비교해 설명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기존의 무대응 방침을 풀고, 이날 오후 출입 기자들을 대상으로 자사의 TV가 왜 8K TV로 손색이 없는지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앞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8K TV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 이 같은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LG전자가 자사의 OLED 기술력이 삼성전자의 QD-LCD(퀀텀닷 LCD) 기술력보다 나은 기술이라는 것을 대중들에게 인식시키기 위해서 네거티브 전략을 시도한 것으로 해석했다. 삼성전자 역시 그런 바탕에서 대응하지 않았으나, LG전자의 네거티브 공세가 심해지면서 자사의 기술에 대한 대중들의 불신이 커질 것 같아 적극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익명을 요구한 한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지금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화질 다툼은 결국은 소비자의 성향에 따른 선택이 될 것”이라며, “카메라 시장에서도 소비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감성에 따라 캐논, 니콘, 소니 등을 선택한다. 물론 OLED와 QLED는 물리적인 특성에 따라 성능과 수명 등에서 서로의 장단점이 있지만 소비자들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즐거운 고민을 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유기 소재로 인한 번인 발생 등의 수명 문제를 가진 OLED와 백라이트를 이용해 두껍고 색 번짐이 생길 수밖에 없는 현재의 ‘QD 디스플레이’ 모두 약점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궁극적인 QDEL 기술이나 마이크로LED 기술을 먼저 상용화하기 전까지는 결국 양사의 기술 다툼은 평행선을 이어갈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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