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양대규 기자] 디스플레이 산업은 스마트폰과 TV, 노트북 등 소비자가 직접 사용하는 컨슈머용 시장과 B2B를 목적으로 하는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으로 나뉜다. 상업용 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를 직접적으로 이용해 광고나 홍보 등의 영리 활동을 하는 영역을 일컫는다.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은 거의 대부분 디지털 사이니지(Digital Signage)가 점유하고 있다.

디지털 사이니지는 공항, 쇼핑몰, 관공서, 빌딩 등 공공장소에 설치해 정보 전달과 광고 등을 목적으로 하는 대형 디스플레이를 말한다. 여기에는 LCD, OLED, 마이크로LED 등을 활용한 최신 대면적 디스플레이 기술이 이용된다. 최근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은 디스플레이 시장의 주요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시장조사기관 퓨처(Future)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은 2022년 약 30조 원 규모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디지털 사이니지, 비용과 성능↑

사이니지(signage)는 ‘사인(sign)’에서 나온 말로 ‘누군가에게 특정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만든 시각적 구조물’을 통칭하는 용어를 일컫는다. 신호등, 간판, 도로표지판, 메뉴판 등이 모두 사이니지라는 것이다. 하지만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사이니지는 대부분 디지털 사이니지를 말한다.

코엑스 외곽에 달린 큰 전광판에서는 KPOP 가수들의 뮤직비디오나 광고들이 끊임없이 재생된다. 건물의 안에 들어가도 큰 화면의 광고판들이 사람들의 눈을 현혹한다. 전시장, 백화점, 버스 정류장, 지하철 역사 안에서 보이는 광고 영상 디스플레이들이 바로 디지털 사이니지다.

(사진=LG디스플레이)
(사진=LG디스플레이)

디지털 사이니지는 아날로그 시대의 광고판처럼 종이를 갈아 끼우는 것이 아니라, 시설 설치 후에는 광고 이미지 파일만 변경하면 되는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디스플레이 기술과 반도체 기술이 발달하면서, 시장성과 성능을 모두 만족할 솔루션도 지속적으로 개발되며 디지털 사이니지의 수요가 최근 몇 년간 급격히 늘고 있다. 또한, 영상을 재생할 수 있다는 것은 디지털 사이니지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다.

대부분의 디지털 사이니지는 옥외에 설치되기 때문에 온도와 습도, 자외선 등 극한의 상황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성능과 함께 신뢰성이 높은 디스플레이 패널이 요구 된다. 또한, 초대형 디스플레이는 한번에 만들기 어렵기 때문에, 여러 개의 대형 디스플레이를 합쳐 멀티비전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얇은 베젤과 디스플레이간의 연결의 안정성이 요구된다.

디지털 사이니지 역시, 전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국내의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두 업체의 계열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 2월 네덜란드에서 열린 유럽 최대의 상업용 디스플레이 전시회인 ‘ISE 2019’에 참석해 양사의 기술력을 자랑했다. 삼성전자는 8K 해상도를 지원하는 QLED 사이니지를 처음으로 선보였으며, LG전자 역시 투명 OLED 사이니지를 공개했다.

(사진=삼성전자)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QLED 8K vs LG전자 투명 OLED

ISE 2019에 참가한 삼성전자는 퀀텀닷 소재 기술과 8K(7680x4320) 해상도를 지원하는 'QLED 8K 사이니지' 82형을 상업용 시장에 처음으로 선보였다. 제품은 ▲8K 해상도 ▲컬러볼륨 100%의 색구현 ▲퀀텀 프로세서 8K ▲HDR10+ 기술 ▲4000니트 밝기 등이 적용됐다.

삼성전자는 인공 지능 화질 엔진 퀀텀 프로세서 8K(Quantum Processor 8K)가 HD, 풀(Full) HD 등 다양한 화질의 광고 영상을 자동으로 비교 분석해, 밝기, 명암비 등을 보정하며 8K 수준의 고화질 콘텐츠로 자동 변환해준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을 통해, 고비용의 고화질 콘텐츠를 제작하지 않아도 고화질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CES 2019에서 공개한 2019년형 '더 월(The Wall)'도 유럽 시장에 처음 선보였다. 2019년형 더 월은 퀀텀 프로세서 모듈러 8K 엔진을 탑재하고, HDR10+ 기술을 적용한 상업용 디스플레이다. 모듈러 방식과 베젤이 없고 슬림한 두께의 '인피니티(Infinite) 디자인'으로 벽과 화면이 경계 없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환경을 연출할 수 있다.

LG전자는 ISE 2019에 투명 OLED와 오픈 프레임 OLED 사이니지 등을 공개했다. OLED는 백라이트가 없어 LCD에 비해 얇게 만들 수 있고 곡면을 구현하기 쉬우며, 넓은 시야각이 장점이다. OLED는 유기물이라는 특성으로 인한 소자 수명 문제 외에는 사이니지에 가장 적합한 솔루션이다.

LG전자의 투명 OLED 사이니지는 화면 상에 표시된 상품의 정보를 보며, 디스플레이 뒷편에 전시된 상품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다. 베젤까지 거의 보이지 않는 투명한 디자인은 여러 장을 이어 붙여도 이질감 없이 하나의 큰 화면으로 설치할 수 있으며, 의류 매장의 쇼윈도 등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또한, LG전자는 픽셀피치(픽셀과 픽셀 사이의 간격)가 1.5㎜로 촘촘해 픽셀이 도드라지지 않아 선명한 화질을 구현하는 파인피치 LED 사이니지와 베젤이 없는 130인치 LED 사이니지를 선보였다. 컬러 투명 LED 필름은 창문이나 투명한 유리 등에 붙여 디지털 사이니지를 구현할 수 있으며,, 원하는 용도에 따라 크기를 맞춤형으로 제작할 수도 있다.

(사진=LG전자)
(사진=LG전자)

디지털 사이니지, 2022년 30조원까지 성장

15일(현지시간) 시장조사 퓨처는 ‘글로벌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조사 보고서–2022년 전망’을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까지 세계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은 263억 달러(약 3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의 2016부터 2022년까지 연평평균성장률(CAGR)은 6%로 전망된다.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의 성장을 위해 몇몇 표준이 개발되고 있으며, 고품질·고속·고해상도 시스템과 사용자 편의성이 좋은 소프트웨어 등이 개발되고 있다고 말한다. 디지털 사이니지가 표준을 통해, 보다 성숙한 기술이 된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이 기술, 제품, 애플리케이션, 구성요소, 지역별로 세분화했다. 제품 유형별로 보면, 세계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은 키오스크, 광고판, 간판, 메뉴판 등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키오스크 부문이 설치가 쉽고 가격이 저렴하며 연결성이 좋아 시장 점유율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 형태별로는 LCD, LED, OLED, 프로젝션으로 나뉜다. 시장 점유율 1위는 LCD로, 마케팅과 광고업계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부품 형태에 따라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로 나뉜다. 이 가운데 하드웨어가 업계를 지배할 가능성이 높으며, 2022년까지 지배력을 유지할 전망이다. 대표적인 하드웨어가 바로 디스플레이 패널이다.

보고서는 전 세계 모든 지역에서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이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며, “중국, 인도, 일본, 대만, 한국의 많은 제조업체가 있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태지역은 전통적인 반도체 생산지역으로, 세계 최대의 반도체 수출 지역이다. 이어 북미 지역, 유럽의 순으로 시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사진=삼성전자)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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