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양대규 기자]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주목받는 마이크로 LED 기술의 상용화가 구체화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마이크로 LED 기술을 사용한 대형 제품을 생산하고는 있지만, 기술과 비용 등의 문제로 모바일이나 중형 TV 등을 양산은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2026년까지 마이크로 LED 생산 비용이 1/10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나타나, 제품 개발과 상용화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전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의 주류로 점점 입지를 굳히고 있다. 삼성전자를 필두로 애플, 화웨이 등 대부분의 스마트폰 메이커들은 자사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를 이미 OLED로 교체한 지 오래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LGD)는 대화면 TV에도 OLED 기술을 적용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 외에도, 해외의 디스플레이 업체들도 OLED로 주목하고 있다. 현재 한국과 함께 디스플레이 업계를 양분하고 있는 중국의 경우에도 BOE를 중심으로 OLED 라인을 점점 확충하고 있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OLED 라인을 적극적으로 확장함에 따라, 전문가들은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새로운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한다. OLED의 기술적인 극복 외에도, OLED의 단점을 극복할 차세대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SDC) 김성철 사업부장은 지난 18일 열린 한국 정보디스플레이학회 특별 포럼에서 “2020년이 되면, 중국의 OLED 전체 CAPA(생산 규모)가 한국보다 커질 것”이라며, 중국에 뒤처지지 않도록 기술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플렉시블이나 폴더블 등 차세대 OLED 디스플레이 기술로 ‘초격차’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마이크로 LED, 2026년까지 1550만 대까지 성장

20일 업계에 따르면, OLED 기술의 발전 외에도 최근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을 중심으로 OLED의 단점을 극복한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마이크로 LED 기술 개발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퀀텀닷(QD)과 마이크로 LED 등을 개발하고 있는데, 이 중 마이크로 LED의 비용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연구가 나왔다.

이밖에도 SDC와 LGD가 상업용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마이크로 LED 제품을 글로벌 시장에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아직은 마이크로 LED를 통한 모바일이나 TV 디스플레이 구현은 어려워, 초대형 사이니지를 중심으로 기술 개발과 양산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자료=IHS 마킷)
전 세계 마이크로 LED 출하량(자료=IHS 마킷)

최근 발표된 IHS 마킷의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기술과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마이크로 LED 올해 무시할 수 있는 수준에서 상승하면서, 2026년에는 세계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시장이 1550만 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과 2020년 마이크로LED 출하량은 총 1000대 미만으로 예상된다.

IHS 마킷은 향후 몇 년 동안 제조 원가가 폭락함에 따라 마이크로 LED 가격 또한 하락할 것이고, 이 기술은 스마트 시계, 텔레비전, 증강현실 시스템, 스마트폰을 포함한 애플리케이션에서도 점차 인정받을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제리 강 IHS마킷 부소장은 "기존 LCD와 OLED 패널에 비해 가격이 매우 비싸지만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는 밝기와 에너지 효율이 뛰어나 초소형 및 초대형 애플리케이션의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며, "마이크로LED 제조 공정을 통해 납품업체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생산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이 과정이 성숙되면 마이크로 LED 판매량이 증가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 워치용 1.5인치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의 제조원가는 2026년 현재 원가의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며, 75인치 TV용 디스플레이 제조원가는 같은 기간 현재 비용의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마이크로 LED는 OLED처럼 자체 빛을 발생시켜 백라이트가 필요 없다. 전력 소비가 많은 백라이트를 제거하면 LCD 대비 전력 효율이 우수하다. 또한 백라이트가 없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나 투명 디스플레이 기술도 적용할 수 있다. 게다가 마이크로 LED는 OLED와 비교해 화학적, 기계적 안정성이 높고, 긴 수명과 높은 휘도, 낮은 소비전력 등의 장점이 있다.

문제는 소형화를 위한 기술이 아직은 부족하다는 점이다.

마이크로 LED는 기존 LED의 1/10 수준인 100μm 이하(5~100μm)의 크기를 갖는 초소형 LED를 이용한다. 하나의 픽셀에 하나의 미세한 LED 소자가 배치된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에 마이크로 LED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26μm 이하의 크기를 갖는 칩을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재 업계의 구현 가능한 크기는 60μm 수준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마이크로 LED 제품 '더 월 력셔리'(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마이크로 LED 제품 '더 월 력셔리'(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LG전자, '초대형' 마이크로 LED 제품 시장에 선보여

마이크로 LED는 국내의 SDC와 LGD가 전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미 양사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를 이용한 대화면 상업용 디스플레이를 선보인 바 있다.

지난해 CES 2018에서 삼성전자는 모듈형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를 공개했다. 하지만 당시 공개된 제품은 소자 크기가 일반적인 마이크로LED의 기준인 5~10μm보다 훨씬 큰 122x240μm 크기의 소자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형 디스플레이로 실용화하기에는 아직까지 보완이 필요하지만, 마이크로 LED의 상용화를 위한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앞다퉈 사이니지용 마이크로 LED를 선보이고 있다. 아직은 마이크로 LED 기술이 부족한 점이 많지만, 상용화와 시장 선점을 위해 양사가 적극적으로 개발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12일 미국 올랜도에서 열린 AV(AudioVisual) 전시회 ‘인포콤 2019’에서 마이크로 LED 제품인 ‘더 월 럭셔리’를 글로벌 출시한다고 밝혔다. 더 월 럭셔리는 마이크로LED 기술 기반 모듈형 디스플레이 ‘더 월’의 홈 시네마용 제품으로 베젤(테두리)이 없고 두께는 29.9mm인 제품이다.

제품은 최대 2000니트 밝기와 120Hz의 주사율, HDR10+, AI 업스케일링 등 최첨단 디스플레이 기술이 대거 탑재됐다. 영상을 시청하지 않을 때는 날씨·시계·뉴스·사진·영상 아트 등 시각 정보를 제품 화면에 띄울 수 있는 ‘매직 스크린’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색상·무늬·재질 등 가상 벽지로 나만의 벽을 디자인할 수 있는 ‘피쳐 월’ 기능도 탑재됐다.

더 월은 기술적으로 마이크로LED 소자가 촘촘하게 박힌 모듈형 기판을 무한대로 부착해 크기를 확장할 수 있지만, 더 월 럭셔리는 가정용 UX 사용성 적용과 원활한 설치공급 등을 고려해 146·219·292형 3가지 정형 사이즈로 출시된다.

LG전자의 마이크로 LED 사이니지(사진=LG전자)
LG전자의 마이크로 LED 사이니지(사진=LG전자)

LG전자도 인포콤을 통해 ‘마이크로 LED 사이니지’를 공개했다. LG전자는 자사의 마이크로 LED 소자를 50μm 이하의 크기로 줄였다고 밝혔다. 초소형 LED 소자를 정밀하게 배열해 만든 이 제품은 LED 소자 하나하나가 독립적으로 작동해 화질을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다. 또한, 어느 각도에서도 색의 왜곡이 없고, 베젤이 없어 영상 몰입감을 극대화한다.

삼성과 LG에서 최근 마이크로 LED 제품을 개발·생산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마이크로 LED가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주류로 들어오기에는 아직도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의 기술력과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생산 설비 등을 보면, 향후 십수 년은 OLED가 디스플레이 시장의 주류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제리 강 부소장은 "생산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2026년 마이크로LED 출하량은 여전히 전 세계 평면 디스플레이 시장의 0.4%에 그칠 것"이라며, "하지만, 그 해 거의 1600만 대의 출하량을 기록하면서, 마이크로LED는 대중 시장 영역에 진입하게 될 것이며, 그 다음 해에는 훨씬 더 넓은 수용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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