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양대규 기자] 삼성, LG, SK하이닉스 등 주요 전자 기업들이 올해 재도약에 나선다. 이들 기업은 지난해 전자산업의 전반적인 위축 속에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전자 기업들은 지난해 수익성 낮은 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선택과 집중'에 돌입했다. 올해는 이를 발판삼은 수익성 개선으로 부진했던 실적에도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이 기대된다.

먼저 디스플레이 산업은 판가 하락이 이어지는 LCD(액정표시장치) 사업을 축소하고 고수익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로의 집중을 선언했다.

지난해 9월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구조조정의 시작을 알렸다. LG디스플레이는 2차 희망퇴직, 임원 25% 감축을 발표하고 대형 LCD 패널 부문 인력을 OLED 및 중소형 P(플라스틱)-OLED 부문으로 전환 배치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0월 10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에서 열린 삼성디스플레이 신규 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에서 신규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0월 10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에서 열린 삼성디스플레이 신규 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에서 신규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삼성디스플레이는 작년 10월 대형 LCD를 생산하는 충남 아산1캠퍼스 L8 생산라인 일부를 QD(퀀텀닷) 디스플레이 공정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수시 희망퇴직 외에 별도 인력 감축 작업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일부 전환 배치 작업도 진행됐다.

전자부품사인 삼성전기와 LG이노텍도 작년 말 스마트폰 메인기판(HDI) 사업 철수를 발표했다.

11월 LG이노텍은 HDI 사업에서 손을 떼고 반도체기판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공시했고, 삼성전기도 12월 중국 쿤산 HDI 생산·판매를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삼성전기는 베트남 HDI 생산설비를 일정 기간 유지하면서 사업 철수 작업을 이어가는 한편, 고사양 반도체 패키지 개판과 RFPCB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또한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의 극심한 불황 속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도 일부 생산라인 전환을 추진했다.

SK하이닉스는 작년 4분기부터 DRAM 생산능력을 줄이고 최근 성장세에 있는 CIS(CMOS 이미지 센서) 양산용으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DRAM 생산라인의 이미지센서 전환에 대해서는 아직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 일부 생산라인 전환을 통한 효율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자 기업, 구조조정으로 올해 수익성 개선 전망

업계는 구조조정과 글로벌 경기의 긍정적인 영향에 따라 전자 기업들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 컨센서스(전망 추정치)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연간 적자 규모가 작년의 4%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으며 흑자 전환을 예상하는 분석도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2020년은 (중국 업체들과의 정면충돌에 따른) 후유증을 극복하면서 체력을 추스르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금융투자는 보고서에서 삼성디스플레이 올해 영업이익이 작년의 2배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 LCD TV 패널 일부는 지난달부터 가격이 반등하기 시작해 디스플레이 업계 전반적으로 숨통이 조금이나마 트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한 삼성전기의 올해 영업이익이 작년 대비 17%, LG이노텍은 27% 늘어날 전망이다.

박현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LG이노텍에 대해 "사업 구조를 효율화한 HDI와 LED는 각각 504억원, 348억원의 적자 축소가 추산된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분기 영업이익 '1조 클럽'에서 이탈한 SK하이닉스의 경우 올해 영업이익이 7조원으로 작년의 2배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일부 라인 전환을 시사한 삼성전자도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같은 기간 50%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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