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푹+옥수수’ 통합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인 웨이브 출범에 이어 CJENM과 JTBC가 합작회사를 만들어 기존 티빙 개편에 나서기로 하는 등 국내 OTT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특히 최근 21세기 폭스를 인수한 월트디즈니가 오는 11월 새로운 OTT인 ‘디즈니 플러스’를 선보일 예정이라 이통3사 및 유료방송업계는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고 있다. 최근 웨이브의 30% 지분을 확보한 SK텔레콤 역시 디즈니 플러스에 가장 적극적으로 관심이 있는 상태다.

SK텔레콤이 지난 5일~6일 애널리스트를 초청해 개최한 세미나에서 박정호 사장은 디즈니의 디즈니플러스에 관심을 나타내며, 제휴를 위해 곧 디즈니 측과 만날 것이라고 애널리스트들에게 강조한 것이 확인됐다. 월트 디즈니는 오는 11월 북미 지역을 시작으로 오는 2021년까지 유럽,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지역으로 디즈니플러스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의 경우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디즈니 플러스가 서비스될 전망이다.

18일 이동통신 업계 및 증권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6일, SK텔레콤이 제주도에서 주최한 애널리스트 초청 비공개 간담회에서 박정호 사장은 SK텔레콤이 디즈니 플러스에 관심이 있고, 디즈니와 서비스 제휴를 위해 조만간 만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증권 업계 한 관계자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애널리스트들에게 직접 디즈니 측과 만난 적은 없지만 빠른 시일 내에 디즈니 측과 미팅을 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며 “SK텔레콤의 자회사인 11번가의 경우 역시 아마존 측과 협력해야 하기 때문에 박 사장이 조만간 아마존 측과 미팅을 가질 계획이 있다고 애널리스트들에게 어필했다”고 전했다.

하형일 SK텔레콤 코퍼레이트 디벨롭먼트 센터장이 애널리스트 초청 세미나에서 사업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하형일 SK텔레콤 코퍼레이트 디벨롭먼트 센터장이 애널리스트 초청 세미나에서 사업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디즈니 플러스에 러브콜 보내는 국내 업체들

현재 SK텔레콤을 포함한 이동통신3사는 월트디즈니코리아에 디즈니 플러스와 제휴하고 싶다는 의사를 계속 내비치고 있지만, 디즈니 측은 부정적인 입장이다. 디즈니 본사 측에서 아직까지 우리나라에 대한 정책을 만들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 JTBC와 OTT 합작회사를 만들기로 한 CJENM 역시 디즈니 플러스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설명한 것 처럼, 디즈니 플러스와의 제휴에 가장 적극적인 회사는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은 18일 출시하는 OTT 서비스 웨이브에도 디즈니 플러스 콘텐츠를 서비스하고 싶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과 달리 특별한 OTT 서비스가 없는 KT와 LG유플러스는 자사 IPTV 서비스에 디즈니 플러스 서비스를 추가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한 상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한 유료구독형 OTT 시장 현황(MAU 기준)에 따르면 시장 점유율은 푹+옥수수(웨이브)가 44.7%, U+모바일TV가 24.5%, 올레TV 모바일이 15.8%, 티빙이 7.8%, 넷플릭스가 4.7%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기준, KT는 유료방송시장에서 20%의 점유율을 넘으며 가입자 기준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OTT의 경우 이통3사 중 가장 순위가 떨어진다.  

웨이브나 티빙의 경우 지상파 등 국내 콘텐츠 확보에 비해 해외 콘텐츠의 경우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또한 SK텔레콤의 경우 지상파 콘텐츠에 디즈니 플러스의 콘텐츠가 더해지면 국내 OTT 시장을 장악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풀이된다.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와 제휴해 IPTV 가입자 수 증가에 재미를 봤는데 디즈니플러스까지 유치할 경우 유료방송 시장에서 무서운 추격자가 될 수 있다. 

웨이브의 30% 지분을 갖고 있는 SK텔레콤은 추후 재무적 투자자(FI) 유치를 통해 2000억원을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다. 정욱 콘텐츠웨이브 경영기획본부장(CFO)은 지난 16일 열린 간담회에서 “현재 투자 2000억 유치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12월이면 가시적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LOI(투자의향서,Letter of Intent)까진 진행된 단계”라며 “30%를 가진 SK텔레콤이 1대 주주인데, 향후 유료가입자 추세에 따라 추가 지분 취득 옵션이 있어 50%까지 지분 취득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월트디즈니는 디즈니플러스를 월 6.99달러에 서비스할 계획이다. 여기에 스포츠 콘텐츠인 ESPN플러스, 영화와 애니베이션, TV시리즈 등을 서비스하는 훌루까지 총 3개의 OTT 서비스를 묶음으로 월 12.99달러에 제공할 예정이다. 디즈니, 픽사, 마블, 스타워즈,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현재 보유한 콘텐츠만 해도 영화 500편, TV 시리즈 7500여편 이상이 준비돼 있다.

콘텐츠웨이브의 이태현 대표는 “넷플릭스 모델이 한국 콘텐츠 시장에 도움이 되긴 했다. 엄청난 자본이 투입돼 대작 드라마가 만들어지고 글로벌 유통도 됐기 때문”이라며 “디즈니 플러스와 협력의 길이 있다면 마다할 이유는 없다”고 간담회에서 언급하기도 했다.

사진=디즈니 (이미지 편집=백연식 기자)
사진=디즈니 (이미지 편집=백연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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