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월트디즈니가 자사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 플러스를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간) 출시했다. 출시 첫날, 예상보다 이용자가 몰리면서 접속 장애가 발생하기도 했지만 가입자가 첫날 1000만명을 넘어섰다. 디즈니는 2024년까지 6000만~9000만 가입자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는 상황이다. 디즈니 플러스는 4인 동시접속이 가능한 월 기본료가 6.99달러로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디즈니의 차별화된 콘텐츠에 저렴한 가격까지 더해졌고 이에 따라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월트디즈니는 13일 “OTT 디즈니 플러스가 이미 주요 이정표에 도달했다”며 “출시 첫날 가입자 10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디즈니 플러스는 1000만명 중 사전예약 및 프로모션을 통한 가입 비중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디즈니 플러스는 현재 7일간 무료 체험기간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출시 7일이 지난 후에 가입자가 대폭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디즈니 플러스는 만달로리안, 레이디와 트램프, 하이스쿨뮤지컬 등 오리지널 콘텐츠와 영화 500여편, TV시리즈 7500여개를 선보였다. 5년 내 영화 오리지널 콘텐츠 60여편, TV시리즈 1만여편, 영화 620여편으로 늘릴 계획이다.

디즈니 플러스는 지난 12일, 미국 출시를 시작으로 2021년까지 북미, 유럽, 아시아 태평양 등 전 세계로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2018년 세계 영화 흥행 순위 1위부터 5위에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Avengers: Infinity War), 블랙 팬서(Black Panther), 인크레더블2(Incredibles 2) 세 개의 디즈니 작품이 올랐다. 이러한 디즈니의 콘텐츠 파워를 감안한다면 디즈니 플러스의 출시가 미국 및 글로벌 OTT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클 것으로 보인다.

사진=월트디즈니
사진=월트디즈니

 

디즈니는 디즈니 플러스에서는 자체 제작한 유아용 또는 가족용 콘텐츠를 주로 제공하고, 훌루에서는 TV쇼 등 성인 대상 콘텐츠에 집중하게 하는 등 연령대별로 시장을 분할하는 ‘맞춤형 OTT 플랫폼 전략’을 구사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시 말해,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안정적인 스트리밍 플랫폼을 확보하고 시청자 성향에 맞춰 훌루는 애니메이션, 스포츠 중계 등 넷플릭스의 콘텐츠 경쟁력이 비교적 약한 분야에 집중하는 맞춤형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디즈니 플러스는 4인 동시접속이 가능한 기본료는 월 6.99달러이고, 훌루, ESPN플러스와 결합하면 월 12.99달러다. 연간 구독료는 69.99달러이며 디즈니 공식 팬클럽 D23을 대상으로 3년 약정 프로모션(월 3.92달러)도 진행한 상황이다.

콘텐츠 투자 측면에서 분석해보면 디즈니는 2020년까지 약 50억 달러의 콘텐츠 투자가 예상되지만, 이 액수는 넷플릭스의 최근 콘텐츠 투자 액수와 비교했을 때 상당히 낮은 액수라고 볼 수 있다. 또한, 현재 OTT 이용자 수 측면에서도 넷플릭스는 이미 지난 4월, 전 세계 1억 4800만 명의 유료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넷플릭스의 높은 시장 점유율과 경쟁력을 디즈니가 단기간에 극복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넷플릭스와 디즈니 플러스가 당분간 대체재(substitutional goods)라기 보다는 보완재(complementary goods)로 기능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 투자은행인 파이퍼 제프리(Piper Jaffray)가 1536명을 대상으로 한 OTT 관련 설문조사에 따르면 설문 응답자의 20%는 넷플릭스와 디즈니 플러스를 모두 구독할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했다. 디즈니 플러스가 넷플릭스의 대체재이기에 넷플릭스 가입을 해지하고 디즈니 플러스에 가입하겠다는 비율은 7%에 머물렀다.

한편, 디즈니는 19일 호주, 뉴질랜드 등에도 디즈니 플러스를 출시할 예정이라 앞으로 가입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1차 출시국은 미국, 캐나다, 네덜란드다. 19일 호주·뉴질랜드·푸에르토리코에서, 내년 3월 31일 영국·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독일·아이슬란드에서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