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양대규 기자] 1분기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부진으로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69% 감소했다.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1분 영업 이익 40% 이상 감소가 예상되며, 반도체 산업의 부진이 한국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 경제 성장률이 0.3% 감소했다. 성장률은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마이너스 전환도 5분기 만이다. GDP도 전 분기보다 0.3% 줄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시장의 부진이 수출부터 수입, 설비투자 등 한국 경제 전반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SK하이닉스는 2019년 1분기에 매출액 6조 7727억 원, 영업이익 1조 3665억 원 순이익 1조 1021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수요 둔화에 따른 출하량 감소와 예상보다 빠른 가격 하락으로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각각 32%, 69%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D램은 계절적인 수요 둔화와 서버 고객의 보수적인 구매가 지속되면서 전 분기 대비 8% 감소한 출하량을 기록했으며, 평균판매가격은 27% 하락했다. 낸드플래시도 높아진 재고 부담과 공급업체 간 경쟁심화로 평균판매가격은 32% 하락했다.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6% 감소했다.

(자료=SK하이닉스)
(자료=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2분기부터는 모바일과 서버용 D램 수요가 하락 추세에서 벗어나 개선되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6~12GB에 이르는 고용량 D램을 채용하는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와 함께 서버용 D램 수요도 점차 늘어 분기 후반으로 갈수록 수요가 회복할 것이라는 이유다.

또한, 낸드플래시 시장은 1년 이상 가격 하락이 지속되면서 수요가 증가하기 시작했으며, SSD 채용 비율 확대와 함께 IT 기기에 탑재되는 스토리지의 용량 증가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은행도 SK하이닉스와 비슷하게 2분기부터 반도체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글로벌, 반도체 경기는 하반기부터 회복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올 2·4분기부터는 경제성장의 속도가 가팔라지며 대체로 한국은행 조사국의 전망경로인 연간 2.5% 성장 경로를 유지할 것"이라며, "연간 2.5% 달성하려면 올 2·4분기에는 기저효과 작동 가능성이 있어 1% 이상 성장하고, 3·4분기∼4·4분기에 전분기 대비 0.8%, 0.9% 성장률 유지하면 2.5% 가능하다고 계산이 된다"고 말했다.

2분기 회복은 '글쎄', 하반기 회복 가능성↑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2분기부터 반도체 경기와 함께 국내 경기도 함께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단기간에 반도체 경기가 회복하는 것은 성급한 판단”이라며 경계하는 입장이다. 반도체 경기가 2분기에 확실히 회복되기에는 ‘여러 부정적인 이슈’가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이유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집중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2분기 회복을 하기 위해서는 시장의 수요가 늘어나야 한다. 스마트폰, 데이터센터, PC 등이 팔려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V50’과 ‘갤럭시 폴드’의 출시 연장, 인텔의 14nm(나노) 프로세서의 공급 부족 등 일부 문제가 시장의 수요 회복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2분기에 일부 회복은 하겠지만, 반도체 시장이 정상적인 궤도에 오르려면 올해 하반기에나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전망이다.

(사진=SK하이닉스)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1분기에 일부 부진을 겪었지만 반도체 시장의 회복과 함께 자사의 반도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D램과 낸드플래시 등 주요 사업의 전략을 발표했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D램은 미세공정 전환을 중심으로 수요 증가에 대응한다. 1세대 10nm급(1X)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하반기부터 2세대 10nm급(1Y)도 컴퓨팅 제품 위주로 판매를 시작한다. 고용량 D램 채용을 지원하는 신규 서버용 칩셋(Chipset) 출시에 맞춰 고용량 64GB 모듈(Module) 제품 공급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낸드플래시는 수익성 개선에 집중한다. 원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3D 낸드 초기 제품인 2세대(36단)와 3세대(48단) 생산을 중단했으며, 72단 비중을 늘린다. 또한, 96단 4D 낸드로 하반기 SSD 시장과 모바일 시장에서의 입지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청주 신규 M15 공장에서의 양산 전개는 수요 상황을 고려해 당초 계획보다 속도를 늦춘다. 이에 SK하이닉스의 올해 낸드 웨이퍼(Wafer) 투입량은 지난해보다 1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메모리 수요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와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공존하는 시장에서 원가절감과 품질확보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SK하이닉스만의 본원적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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