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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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이호정 기자] 중국 정부의 온라인 게임 고강도 규제안 소식에 중국은 물론 국내 게임 업계가 초긴장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규제 지침 이후 하루 만에 달래기에 나서는 등 사태 진화에 나섰지만 최종안이 나오는 내년 22일까지 불안감은 지속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가신문출판서(NPPA)는 지난 22일 '온라인 게임 관리 방안' 초안을 공개했다. 

초안을 살펴보면 중국 정부는 이번에 다양한 방식의 비즈니스 모델(BM)에 대한 규제에 나섰다. 

먼저 과도한 게임 이용 및 게임 소비가 금지된다. 온라인 게임은 게임 내 연속 로그인, 첫 게임머니 충전, 연속 충전 등을 장려하는 프로모션을 할 수 없게 된다. 

확률형 아이템도 규제 대상이다. '랜덤박스(확률형 아이템 판매)의 서비스 제공 시 확률을 합리적으로 설정해 과도한 소비를 막을 것'으로 NPPA는 명시했다. 미성년자의 확률형 아이템 구매도 원천 차단된다. 

이 경우 현재 중국을 비롯해 많은 게임사들이 BM으로 체택하고 있는 배틀패스(구매하면 게임플레이 진척도에 따라 보상을 주는 상품)와 출석 체크 보상 등을 제공할 수 없게 된다. 연속 충전의 경우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에서 많이 사용되는 동일 패키지의 반복적인 결제 유도를 지적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 모든 온라인 게임의 게임머니 충전 한도가 설정된다. 이는 2019년까지 시행된 국내에 PC 온라인게임 '월 50만원 결제 한도' 정책과 유사하다. 현재 국내에는 웹보드 게임의 경우 한도가 정해져 있다. 

윤예지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용자의 충전 한도 설정으로 이용자당 평균 매출(ARPU)의 상한을 설정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며 "매출이 사용자 수보다 인당 과금액에 더 크게 의존하는 게임의 매출에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게임머니도 디지털 실명 위안화로 거래해야 되며 익명 거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 또 게임 기업은 조작 또는 경매 등을 통한 가상 아이템의 고가 거래를 유도해서는 안된다. 이는 거래소 운영을 금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규정도 MMORPG가 주 타깃층이 될 전망이다. 

이 밖에도 ▲게임 제작사의 기술장비, 서버 및 저장설비 모두 중국 국경 내에 설치 ▲온라인게임 판호 발급 이후 1년 이내 게임 운영을 시작할 것 ▲(게임 내) 강제 대전 시작 금지 ▲인터넷 게임 방송에 대한 고액의 보상 지급 금지 등도 초안에 담겼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지난 22일 중국 최대 게임업체 텐센트와 넷이즈의 주가는 각각 16%와 25% 급락했다. 아울러 중국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 국내 게임사 주가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에 지난 23일 NPPA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다양한 루트로 부문과 업계 의견을 수렴했으며 관심이 많은 제17조항(강제 대전 금지), 제18조항(정기적인 로그인에 대한 보상정책, 아이템 거래, 충전을 유도하는 정책 등 제한 내용)에 대한 기업과 유저들의 피드백을 열심히 청취하고 수정·개선할 예정"이라고 한발 물러난 모습을 보였다. NPPA는 내년 1월 22일까지 업계와 이용자들의 의견을 받는다. 

현재 국내 업체들은 중국 정부의 규제에 대해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일단은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은 대응하기보다는 지켜보는 입장"이라며 "중국의 가이드라인이 정해지면 그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규제가 수정 없이 현실화된다면 중국 시장에서 게임을 서비스하는 국내 업체들은 대대적인 BM 수정에 나서야 된다. 대부분의 게임들이 출석 보상이나 확률형 아이템 등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같은 규제안이 실행되면 중국 매출이 큰 회사들은 큰 타격이 예상된다. 현재 국내 업체들의 중국 매출은 순매출로 인식되기 때문에 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클 전망이다. 

특히 넥슨과 크래프톤, 넷마블 등의 경우 현재 중국 로열티 매출이 상대적으로 큰 업체로 꼽힌다. 또 판호를 통한 중국 출시 기대감이 업체들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규제는 방향성이 가장 중요하다. 그간 완화됐던 정책 방향성이 재차 강화되는 시기로 중국 비중 높은 업체들의 포지션을 낮출 때"라며 "당장의 영업적 손실보다는 추가 규제에 대한 위험 요인 우려가 커지는 구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규제 발표와 함께 중국 정부는 지난 22일 외국산 게임 40개에 외자 판호를 발급했다. 국내 게임 가운데는 엔씨소프트 '블레이드&소울2', 그라비티 'X: 넥스트 제너레이션', 위메이드 '미르M'이 외자판호를 발급받았다. 다만 규제 소식과 함께 최근 판호를 받고 중국에 출시된 게임의 성적표가 좋지 않아 기대감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또 NPPA는 규제 논의와 별개로 지난 25일에는 내자판호 105건을 신규 발급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김경환 하나증권 연구원은 "내자 판호의 100건 이상은 처음이고, 판호 아침 발표도 처음으로 (중국 당국의)눈치보기 행보가 지속되고 있다"라며 "인위적이지만 중국 게임협회(회원사 모임) 측은 게임산업에 대한 적극 지원 의사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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