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공정거래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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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이호정 기자]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넥슨코리아(이하 넥슨)가 자사 PC 게임인 '메이플스토리'와 '버블파이터' 내에서 판매하는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변경하고도 누락하고 알리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시정명령과 과징금 116억원(잠정)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3일 밝혔다.

메이플스토리와 관련한 넥슨의 자료에 따르면, 넥슨은 지난 2010년 5월에 단기간에 성장을 이룰 수 있는 확률형 아이템인 '큐브'를 도입하고, '반복 구매'를 유도했다는 설명이다. 큐브는 넥슨의 수익모델로서 메이플스토리 전체 매출액의 약 30%를 차지하며, 넥슨의 수익을 견인했다. 

넥슨은 큐브 판매과정에서 이용자들이 원하는 잠재옵션이 적게 나오거나 나오지 않도록 큐브의 확률 구조를 이용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고도 이를 이용자들이 '모험을 하며 알아갈 수 있는 내용'이라거나, 이용자의 확률 관련 문의에 대해서도 '빠른 답변 진행은 고객의 재문의 접수 시점만 당기므로 적절한 시점까지 답변 진행을 홀드하라'고 내부적으로 지시해 알리지 않거나 거짓으로 알렸다는게 공정위의 주장이다. 

먼저 넥슨은 지난해 2010월 5월 큐브 상품 도입시에는 옵션 출현 확률을 균등으로 설정했으나, 2010년 9월 15일부터 큐브 사용시 유저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인기 옵션이 덜 나오도록 인기옵션에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확률구조를 변경하고도 이를 이용자들에게 알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특히 넥슨은 2011년 8월 4일부터 2021년 3월 4일까지 큐브 사용시 이용자 선호도가 높은 특정 중복옵션 등을 아예 출현하지 않도록 확률구조를 변경하고도 그 사실을 이용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며 "이에 더해 2011년 8월 4일 공지를 통해 큐브의 확률 구조 변경 사실에도 불구하고 '큐브의 기능에 변경사항이 없고 기존과 동일하다'는 내용으로 거짓으로 공지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장비 등급 상승 확률을 임의로 낮춘 사실도 드러났다. 넥슨은 2013년 7월 4일부터 장비의 최상위 등급(레전드리)을 만들고 해당 등급으로의 상승이 가능한 블랙큐브를 출시하면서 최초에는 등급 상승 확률을 1.8%로 설정했다가, 그 확률을 2013년 7월부터 12월까지 1.4%까지 매일 조금씩 낮추고 2016년 1월에는 그 확률을 다시 1%로 낮추고도 그 사실을 이용자에게 알리지 않았다. 나아가 '큐브 확률변경 히스토리 노출 범위를 최대한 숨기겠다'는 넥슨의 방침은 2021년 3월 4일 확률공개 이후에도 지속된 것으로 확인됐다. 

메이플스토리 외에도 넥슨의 버블파이터와 관련한 거짓, 기만행위도 적발됐다. 넥슨은 자신이 서비스하는 버블파이터 게임 내 이벤트인 '올빙고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애초에는 매직바늘을 사용하면 언제나 골든 숫자카드가 나올 수 있도록 확률을 부여하다가, 10차 이벤트부터 29차 이벤트까지는 매직 바늘을 5개 사용할 때까지는 골든 숫자카드 출현 확률을 0%로 설정하고, 6개 이상 매직바늘을 사용하는 경우에만 일정 확률로 골든 숫자카드 획득이 가능하도록 확률을 설정하고도 이를 알리지 않았다. 나아가 넥슨은 올빙고 이벤트 관련 공지에서 '매직바늘 사용시 골든숫자가 획득된다'고 거짓으로 공지했다.

공정위는 "확률형 아이템에서 가장 중요한 상품정보는 확률인데, 무형의 디지털 재화의 특성상 판매자가 관련 정보를 공지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알린다면, 소비자는 이를 알 수가 없다"며 "따라서 이러한 넥슨의 행위는 소비자 선택결정에 중요한 사항을 누락해 알리거나 거짓으로 알리는 것으로서 그로 인한 소비자 유인의 가능성이 인정된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이번 넥슨의 행위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전자상거래법)의 거짓된 사실을 알리거나 기만적 방법을 사용해 소비자를 유인하거나 소비자와 거래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2024년 3월 게임산업법 개정안 시행 이후 게임사가 공개한 확률형 아이템 정보가 거짓으로 의심돼 문체부가 추가 검증 등 조사를 의뢰할 경우 거짓·과장·기만적인 행위가 있는지 살펴보는 등 협업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

[사진: 넥슨]
[사진: 넥슨]

넥슨은 공정위 발표에 대해 입장을 내고 "이용자 분들께 큰 실망을 안겨 드린 점 깊이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사안의 경우 확률형 아이템의 정보 공개에 대한 고지의무가 없었던 2016년 이전의 일로, 현재의 서비스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넥슨은 "해당 논란은 2021년 '큐브' 확률을 선제적으로 공개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당시 선례가 없었다"며 "공정위가 문제로 지적한 2010년∼2016년은 전 세계적으로 게임 확률을 공개하지 않던 시기"라고 지적했다.

또 공정위 조사가 시작되기 이전인 2021년 3월에 확률정보를 공개해 자발적으로 재발방지를 위해 개선을 완료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넥슨은 "공정위의 결정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며 "다만 공정위 심사과정에서 저희의 소명이 충분히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이 있어, 의결서를 최종 전달받게 되면 면밀하게 살펴본 후 공정위에 이의신청을 하거나 사법부의 판단을 받는 방안 등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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