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 AI [사진: 셔터스톡]
생성 AI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최지연 기자] 올해 초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전세계 화두로 떠오르면서 국내 빅테크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도 AI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국내 최적화된 AI를 선보여 내수 시장을 사수하며 글로벌 빅테크들의 공세를 방어하겠다는 목표다. 또한 AI 기술 및 서비스를 글로벌 시장에 수출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의 한 발판으로 삼을 계획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코로나19가 확산됐을 당시 글로벌 진출의 축으로 삼았던 콘텐츠도 전방위로 확대하고 있다. 원천 IP로 떠오른 웹툰, 웹소설  등을 바탕으로 영상화 제작에 팔을 걷어부친 것. 네이버와 카카오는 IP를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으로 확장하면서 직접 제작에도 나섰다. 

국내 시장 지켜라...안방사수 나선 네카오, 'AI'로 울고웃고

올 초 미국의 오픈AI가 챗GPT를 출시한 후 촉발된 생성형 AI 열풍에 네이버와 카카오도 본격 뛰어들었다. 올해 네이버와 카카오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AI 기술을 고도화한 자사의 초거대 AI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글로벌 빅테크들과의 차별화로 '한국 특화'를 강조했다. 

가장 먼저 네이버가 발 빠르게 움직였다. 네이버는 지난 8월 기존의 초거대 모델 '하이퍼클로바'를 고도화한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했다. 네이버는 초거대 AI를 '검색' 서비스에 붙여 한국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선보이고자 했다. 이어 대화형 AI 서비스 '클로바X', 생성형 AI 검색 '큐:' 등을 잇따라 선보이 며 AI 생태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AI 경쟁력 강화에 집중한 네이버는 글로벌 사업을 따내는 등의 성과도 보이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10월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약 1억달러 규모의 디지털 트윈 플랫폼 사업을 체결했다. 국가 차원의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을 맡아 수도 리야드, 메디나, 제다 등 5개 도시를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에도 힘을 쏟고 있다. 최근 네이버는 춘천에 이어 세종에 두 번째 데이터센터 ‘각 세종’을 개소했다. 각 세종을 기점으로 AI·클라우드 등 기술 혁신을 선도해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를 도모하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카카오의 AI는 감감 무소식이다. 카카오는 연내 자사의 AI '코GPT'를 고도화한 '코GPT 2.0'을 공개할 계획이었다. 앞서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지난 2분기 실적 발표에서 10월 내 선보이겠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카카오의 AI는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카카오가 AI 사업을 바탕으로 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밝히진 않았지만 가장 먼저 카카오톡에 접목할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톡 오픈채팅에 접목해 이용자들에게 유용한지, 추가적인 확장성을 가질 수 있는지를 검증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내외적인 논란으로 카카오의 AI는 내년 공개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카카오는 SM엔터 인수 과정에서 촉발된 사법리스크로 회사가 안팎으로 흔들리는 상황이다. 이에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는 정신아 신임 대표를 선임하는 등의 인적 쇄신에도 나섰다.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사진: 카카오]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사진: 카카오]

정치권 압박, 사법리스크 등 네카오 둘러싼 잡음 계속

올해는 정치권의 압박이 강도 높게 적용된 한 해이기도 하다. 새로운 뉴스 서비스를 선보이고자 했던 네이버와 카카오는 뉴스 알고리즘 조정, 가짜뉴스, 여론조작 등의 논란이 일자 선보이려던 신규 서비스를 연달아 철회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정부와 여당이 총선을 앞두고 포털을 옥죄고 있다는 비판적인 목소리도 제기됐다.  

특히 네이버는 방송통신위원회로 부터 뉴스 검색 순위 알고리즘을 의도적으로 조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네이버가 뉴스 검색 때 기사가 뜨는 순위를 정하는 알고리즘을 조정해 일부 지상파 방송 뉴스가 먼저 검색되도록 했다는 것. 방통위는 지난 7월 네이버 실태점검을 한데 이어 지난 10월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카카오는 경영진 사법리스크로 존폐위기에 놓였다. 상반기 SM엔테터인먼트 인수 당시 시세를 조종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것. 이에 지난 10월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CIO)가 구속된 데 이어 김범수 창업자와 홍은택 당시 총괄 대표까지 같은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바 있다. 

이에 김범수 창업자는 '인적 쇄신'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 13일 카카오는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사업 총괄을 맡고 있는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단독대표로 내정했다. 정신아 내정자는 오는 3월 예정된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 대표로 선임될 예정이다. 카카오 첫 여성 대표로 40대 여성 경영인이라는 점에서 최수연 네이버 대표와 함께 주목받고 있다. 

또한 카카오는 본사 대표 교체를 시작으로 계열사와 주요 임원진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쇄신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홍은택 카카오 대표를 비롯해 이진수 카카오엔터 대표,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문태식 카카오VX 대표,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 등이 모두 내년 3∼4월 임기가 마무리된다. 

뉴욕 타임스퀘어 [사진: 네이버웹툰]
뉴욕 타임스퀘어 [사진: 네이버웹툰]

글로벌 핵심 축 '콘텐츠' 성장세 여전...원천 IP 전방위로 확산

코로나19시절 글로벌 성장동력으로 삼던 웹툰 등 콘텐츠 사업은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K-웹툰의 글로벌 인기에 네이버웹툰, 카카오엔터 등의 플랫폼사들은 IP를 활용한 영상화 제작에 힘을 쏟고 있다. 그간 웹툰 플랫폼사들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성장세와 맞물려 영화와 드라마로 IP를 확장시켰다. 

최근엔 이들은 애니메이션 시장 도전에도 나섰다. 드라마, 영화를 넘어 애니메이션까지 전방위로 지식재산권(IP)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모습이다. 네이버웹툰은 애니메이션 제작에 가장 적극적인 플랫폼사다. 앞서 ‘신의탑 시즌1’, ‘노블레스’, ‘갓 오브 하이스쿨’ 등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한국, 미국, 중국 등에 선보이며 웹툰 IP를 활용한 애니메이션 제작에 포문을 열였다. 

나아가 네이버웹툰은 애니메이션 기획·제작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자회사 ‘스튜디오N’과 미국의 ‘왓패드 웹툰 스튜디오’를 통한 공동 제작을 확대하고 있는 것. 여신강림 뿐만 아니라 ‘고수’, ‘유미의 세포들’, ‘나노리스트’, ‘연의 편지’ 등은 스튜디오N가 공동 제작 또는 제작을 맡고 있다. 왓패드웹툰스튜디오도 ‘로어 올림푸스’, ‘그레모리 랜드’ 등에 공동제작으로 참여했다. 

카카오엔터도 대표 IP ‘나 혼자만 레벨업(이하 나혼렙)’과 ‘외과의사 엘리제’를 애니메이션으로 선보인다. 나혼렙은 전 세계 누적 조회수 143억회를 기록하며 북미, 일본, 중화권, 아세안 등에서 큰 인기를 얻은 작품이다. 외과의사 엘리제는 국내 누적 조회수 2억 5000만회를 돌파한 인기작으로, 일본에서는 단행본 누적 판매 부수 135만부(지난 2월 기준)를 기록한 작품이다.

웹툰과 웹소설이 원천 IP로 부상하면서 애니메이션 제작으로 산업의 저변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1년 3720억 달러(약 490조원) 수준이었던 전세계 애니메이션 시장 규모는 2030년 5870억 달러(약 770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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