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상호접속제도 큰 틀에서 유지, 중소CP 이용료 내린다"
"현 상호접속제도 큰 틀에서 유지, 중소CP 이용료 내린다"
  • 백연식 기자
  • 승인 2019.11.15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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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망이용료 가이드라인 연내 발표 계획..."국내 CP들이 반대"

[세종=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연말까지 인터넷망 상호접속 제도(IX, Internet eXchange)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반을 운영 중인 가운데, 현 제도를 큰 틀에서 유지하고 중소 CP(Contents Provider, 콘텐츠제공사업자)의 망 이용료를 현재보다 내리는 방향으로 사실상 결정했다. 정부는 IX를 지난 2014년 11월 같은 계위(티어)간 무정산하는 방식에서 정산하는 것으로 개정하기로 하고 2016년 1월부터 이를 시행했다.

과기정통부가 지난 2016년 IX를 개정해 시행한 이유는 ISP(Internet Service Provider, 인터넷서비스 제공사업자)의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또한 ISP간 경쟁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경우 가격의 하한선이 만들어져 하한선보다 적은 사용료를 지불하는 구글·페이스북 등은 더 많은 비용을 내게 되고,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CP들의 사용료는 하한선 근처까지 떨어지는 것이 가능하다. 방송통신위원회 역시 망이용료에 대한 가이드라인 초안을 만들어 이동통신사와 CP들과 협의하며 세부 내용 조율에 들어갔다.

1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 상호접속제도를 큰 틀에서 유지하는 대신 중소CP 이용료를 내리는 것으로 방향을 결정하고 세부 사항을 조율 중이다. 다음 달에 과기정통부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기자 스터디를 통해 바뀐 인터넷망 상호접속 제도를 공개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 고위 관계자는 “현재 상호접속제도를 유지하지만 중소CP를 위해 이들을 대상으로 망 이용료를 내릴 것”이라며 “상호접속제도 개정으로 망이용료가 올랐다고 CP들은 주장하지만 이는 잘못 알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과기정통부 통신경쟁정책과 관계자는 “연내 상호접속제도 개정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이 안을 가지고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스터디 등을 통해 설명하는 자리가 있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사진=백연식 기자
사진=백연식 기자

ISP(통신사)는 각자 인터넷 망을 구축해 가입자들과 CP를 유치한다. 하지만 다른 인터넷 망과의 연결이 없을 경우 정보교환이 제한된다. 이 때문에 ISP들은 서로 접속계약을 맺는다. 이런 접속은 직접접속(피어링, peering)과 중계접속(트랜짓, transit)으로 구분한다. 피어링은 계약당사자간에 교환되는 트래픽 중 제3자의 망으로 전송할 의무가 부여되지 않는 계약을 말한다. 반대로 트랜짓은 서로가 교환한 트래픽을 다른 망으로 전송할 의무가 있다.

한 통신사의 망을 쓰는 CP의 트래픽은 이처럼 접속계약에 따라 여러 개의 직접·중계접속된 통신사 망을 거쳐 이용자에 전달된다. 이런 과정에서 이전의 정산을 하지 않는 접속계약은 사업자간에 요구가 맞아 떨어져 나타나게 된 것이다. 서로 오가는 트래픽의 규모가 비슷한 망끼리 상호간 정산 없이 트래픽을 교환하는 방식이다. 트래픽 교환비율이 비슷하다면 서로가 받게 되는 비용과 편익이 유사하고, 오히려 정산을 하는 것이 비효율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이용자가 업로드보다 다운로드를 많이 하는 ‘서버-클라이언트’ 모델이 대표적인 인터넷 사용유형으로 자리잡고, 유튜브와 넷플릭스 같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등장하면서 오고가는 트래픽의 규모에 불균형이 생겼다. 이에 따라 직접접속임에도 한쪽에서 대가를 지불하는 페이드-피어링(paid-peering)이 등장했다. 대가를 지불하는 게 싫다면 중계접속으로 바꿀 수도 있지만, 피어링에 비해 이용자 입장에서는 속도 등 서비스 품질이 저하되는 문제가 생긴다.
 
이처럼 대가 지불에 대한 이슈가 생겨날 경우 ISP는 접속을 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현재로서는 절대 불가능하다. 2004년에 전 세계에서 최초로 기간통신사에게 인터넷 상호접속 의무를 부여하고, 통신사가 부당하게 인터넷망을 단절하거나 접속을 거부하지 못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과열경쟁으로 인한 폐해를 우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트래픽 정산소를 세워 통신사들이 주고받는 트래픽의 통계를 내고, 사업자간 규모를 3계위로 나눠 정확한 파악에 나서기도 했다. 같은 계위에 묶인 통신사끼리는 실제 트래픽에 기반해 직접접속과 중계접속의 트래픽을 구분한 뒤 대가를 정산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1계위(티어) 사업자인 KT와 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끼리 직접 주고받는 트래픽은 무정산에서 상호정산으로 바뀌고, 2계위 사업자와 CP처럼 전용회선료를 통신사에 내던 사업자들도 트래픽 대가를 정산하도록 했다. 이것이 2016년부터 시행된 상호접속제도 내용이다. 다만, 접속의무가 생기면서 각 ISP는 접속 비용 부담을 낮출 수 있는 CP 유치에 적극 나섰고, 이 과정에서 CP가 지불하는 망이용대가도 전반적으로 감소한 것이 사실이다.
 
2016년에 시행된 정산 방식의 상호접속 제도가 경쟁의 활성화 취지였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은 정보의 비대칭성 때문이다. CP들이 어느 정도의 트래픽을 유발하고, 계약을 맺은 ISP에 망사용료를 얼마나 내는지 서로 알 수 없었다. CP와 통신사간 협상이 어려워지고 결국, 당초 상호접속 개정을 통해 의도했던 경쟁 역시 이뤄지지 않게 된 것이다.
 
과거 무정산 방식과 달리 2016년 인터넷망 상호접속제도가 개선되면서 최소한의 경쟁 하한선이 만들어진 것은 사실이다. 예를 들어, KT가 네이버에 상호접속료를 현재 1만원에서 1000원 인상해 1만1000원을 요구했다고 가정하면 네이버는 좀 더 저렴한 요금인 9000원을 제시한 SK브로드밴드를 선택하면 된다. 이에 따라 KT는 SK브로드밴드에 네이버를 뺏길 경우 그동안 받은 수익이 없어지기 때문에 1만원을 유지하거나 9000원으로 낮출 수 밖에 없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는 망이용료 가이드라인 초안을 과기정통부와 협의해 만들었고 연내 발표를 목표로 ISP인 이통사와 CP와의 설득에 들어갔다. 이통사 보다는 CP들의 반발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이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방통위가 마련한 망이용료 가이드라인을) 국내 CP들이 반대하고 있다”며 “구글이 망이용대가를 내지 않고 있지만, 여론으로 조성된다면 구글에게 부담이다. 국민 여론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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