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이번 달 초 서울에서 열린 전국체육대회(이하, 전국체전)이 100회를 맞았다. 전국체전은 국내 엘리트 체육 분야에서 선수들에게 등용문 역할을 해왔다. 대한민국 스포츠의 성장과 발전에 뿌리 역할을 한 것이 전국체전이다. 그동안 케이블TV(SO)들은 공동취재단 운영을 통해 전국체전을 보도해왔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전국체전이 100회였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사정으로 전 SO 공동취재단 운영이 어려웠다.

이에 티브로드는 자체적으로 공동취재단을 꾸려 방송권역별로 선수들의 출전 준비 상황과 전국체전의 이모저모 등을 발굴해 보도했다. 대회기간인 10월 4일부터 10일까지 7일간 ‘100th 서울 2019 티브로드 전국체전뉴스’를 오전 11시 30분에 생방송 편성, 지역 대표선수들의 경기와 성과를 전권역으로 공동 송출했다. 티브로드 전국체전 특집뉴스를 기획한 송재혁 티브로드 보도제작국장을 지난 29일, 을지로에 위치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지역 채널(방송)의 공공성과 지역성에 대해 강조했다.
 
송재혁 보도제작국장은 “전국체전은 우리나라 스포츠의 뿌리이자 발판이다. 선수들은 지역의 대표로 나오고, 각 지역의 학교명을 붙이고 출전한다”며 “지역민에게 중요한 축제인데 시간을 맞춰서 조명해 보자란 생각이 들었다. 이것이 SO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티브로드는 이번 전국체전 뉴스의 경우 기존과 다르게 바텀 업(bottom-up) 방식을 택했다. 이제 막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하는 꿈나무 등을 각 지자체 추천등을 통해 미리 조사를 시작해 스토리를 더해 보도를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오준한 선수(티브로드 중부방송 권역)는 케냐 출신 귀화 육상(마라토너) 선수로 충청권을 대표하는 유망주였다. 전국 체전 결과는 육상 1만m에서 은메달을 기록했다. 티브로드의 보도 이후 중앙언론 등도 귀화·유망주 선수임을 보도하기 시작했다. 전국체전에서 주목을 받은 오준한 선수는 지난 20일 열린 경주국제마라톤대회에서 2시간 8분42초의 기록으로 내년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했다. 티브로드는 이번 전국체전 뉴스 제작에 단장1명, 데스크1명, 기자 18명, PD 2명 등 총 33명을 투입했다.
 
송재혁 티브로드 보도제작국장이 디지털투데이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백연식 기자)
송재혁 티브로드 보도제작국장이 디지털투데이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백연식 기자)

송재혁 국장은 “슬로건은 ‘로컬 is 글로벌’이었다. 전국체전은 그만큼의 가치가 있다. 최고 시청률이 4.2%까지 나왔다”며 “내년에 경북 구미에서 101회 전국체전이 열리는데 이때도 우리가 취재단을 구성해 제작을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전국체전 뉴스 중 지난 5일 방송을 탄 ‘황근주 선수 볼링 퍼펙트게임 기염’은 약 1만5000뷰(view)가 나오기도 했다.

송 국장은 지금이 지역방송 3.0이라고 표현했다. 지역방송 1.0의 경우 1995년 SO들이 생기면서 처음 방송을 할 때인데, 초반이라 방송 제작에 한계가 있었다. MSO가 생기면서 2006년부터 효율화와 집중화 전략을 했는데, 결국 지역성이 사라졌다. 그가 생각한 방법은 ‘다시 지역으로 돌아가자’다. 2014년부터 지역주민들과 밀착한 방송을 시작했는데 이것이 바로 3.0이다.
 
티브로드는 지역 주민을 위해 우리동네TV라는 방송을 하고 있다. 지역 주민이 그 지역에 맞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티브로드가 이를 방송하는 방식이다. 티브로드는 지역 주민이 촬영을 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지원한다. 촬영 기법 강의나 장비 대여를 통해 지역 주민이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게 하고 이를 종합해 방송에 내보낸다.
 
송 국장은 “어떤 기자나 PD보다 지역 주민만큼 그 지역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전문가는 없다”며 “지역 주민이 촬영을 마칠 때까지 (간섭하지 않고) 끝까지 지켜본다. 주민들도 방송에 참여한 만큼 기대감을 가지는데 아침 7시에 방송되는 것을 선호한다. 지역 주민의 호응이 뜨겁다. 이렇게 지역 주민과 소통하는 것이 지역 방송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SO의 지역 채널은 해설과 논평의 기능이 배제된다. 이 기준이 만들어진지는 이미 20년이 지났다. 다시 말해 낡은 규제다. 해설과 논평을 할 수 없다는 것은 방송 제작에 어려움이 따른다. SO의 역할과 다양한 방송 제작을 위해 낡은 규제는 없애는 것이 맞지 않을까.
 
송 국장은 “현재 정부는 지방 자치 정부를 중요한 가치로 삼고 있다”며 “지방 정부나 지역 언론을 중요하게 봐야 한다. 지역의 방송 및 미디어들이 자유롭게 제작하고 지역 발전에 이바지 하기 위해서는 이런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티브로드 전국체전 공동취재단 모습 (사진=티브로드)
티브로드 전국체전 공동취재단 모습 (사진=티브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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