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2016년 6월 팬택에서 스마트폰 ‘아임백(IM-100)’이 출시된 지 3년 3개월 만에 스카이가 돌아왔다. 착한텔레콤은 ‘스카이 3G 폴더폰(IM-F100, 출고가 13만2000원)’을 오는 9월 말 첫 출시하며 스카이의 부활을 알린다. 이번 달 초, 예약 판매를 시작한 착한텔레콤의 3G 폴더폰은 사전 예약 기간 동안 일 평균 100대 이상의 판매를 기록하고 있다. 착한텔레콤은 대기업과의 경쟁이 최대한 겹치지 않게 철저하게 차별화된 상품을 추구하겠다는 전략이다.

착한텔레콤은 3G 폴더폰 출시 후, 10월 말 LTE 스마트폰 출시도 예정하고 있다. 스카이의 부활을 이끈 착한텔레콤 주역 3인을 추석 연휴 전날인 지난 11일 오후, 강서구 마곡지구에 위치한 착한텔레콤 본사에서 만났다. 이들은 화웨이·샤오미 등 중국산 저가 외산폰이 슬슬 들어오는 현재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자신들이 중국산의 공습을 막아내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우선 박종일 착한텔레콤 대표는 KTF와 KT에서 7년 넘게 근무(2005년~2011년)하고 대우증권에서 모바일·금융 업무를 맡았다. 지난 2014년 7월 착한텔레콤을 설립하고 단통법 시행이후 시기에 맞춰 전국 단말기 지원금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다 중고폰·재고폰 유통과 스마트폰 렌탈 사업을 시작했다. 지난 2017년 1월에는 캡스톤파트너스로부터 5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당시 첫 외부 투자 유치임에도 75억원의 회사 가치를 인정받았고, 가계통신비 절감에 기여한 공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지난 달, 착한텔레콤에 합류해 디바이스 부문 본부장을 맡고 있는 정근호 본부장은 시장조사업체 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에서 R&C 팀장과 본부장을 역임했다. 스마트폰 등 단말과 이동통신 시장에 대해서 보고서를 통해서 시장분석을 담당해오다가 이번에 판매 전략 및 스마트폰 기획을 맡게 됐다. 이론 전문가가 실전에 투입된 것이다. 박종일 대표와 정근호 본부장은 실무자들로 구성된 모바일 전문 포럼 커넥팅랩에서 연을 맺게 됐다. 이들은 해마다 출간되는 모바일 트렌드 시리즈를 다른 저자들과 함께 공동으로 집필하기도 했다.

박종일 대표와 김영웅 착한텔레콤 팀장과의 인연도 눈길을 끈다. 김영웅 팀장은 예전 CJ헬로비전(현 CJ헬로)에서 알뜰폰을 담당하면서 착한텔레콤의 중고폰 렌탈 서비스에 대한 계약을 맡았었다. 다시 말해, 착한텔레콤이 CJ헬로비전에 렌탈방식으로 중고폰을 공급하는데 이에 대한 검수 및 계약 등을 담당했던 것이다. 김 팀장은 오는 9월 말 출시되는 스카이 3G 폴더폰(IM-F100) 및 이르면 10월 말 시장에 나오는 LTE 스마트폰의 개발을 사실상 전적으로 맡았다. 올해 상반기에는 중국 선전에 몇 개월간 머무르기도 했다. 

이들은 현재 예약 판매 중인 스카이 3G 폴더폰 및 출시 예정인 LTE 스마트폰에 대해 알려진 것과 달리 ODM(제조사개발생산, 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이 아닌,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이라고 강조한다. 쉽게 말하면 OEM은 생산자가 주문자로부터 설계도를 받아 제품을 위탁 생산하는 것이고, ODM은 생산자가 주문자로부터 제품의 생산 위탁을 받아 제품을 자체 개발해 생산하는 것을 말한다. 애플의 경우 OEM이다. ODM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OEM보다 더 저렴하게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스카이 부활을 이끈 착한텔레콤 주역들.(왼쪽부터) 정근호 본부장, 박종일 착한텔레콤 대표, 김영웅 팀장 (사진=백연식 기자)
스카이 부활을 이끈 착한텔레콤 주역들.(왼쪽부터) 정근호 본부장, 박종일 착한텔레콤 대표, 김영웅 팀장 (사진=백연식 기자)

박종일 대표는 “중국 제품은 거의 대부분 칩셋을 미디어텍을 사용한다. 국내의 경우 퀄컴 칩셋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칩셋의 제약 문제, (전파 인증 등) 통신·전파 규제 환경에 대한 적응, 볼테(VOLTE) 의무 사용 조건때문에 상당한 테스트 및 최적화 과정이 필요하다”며 “사실상 우리가 제품을 개발해 OEM 방식으로 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착한텔레콤이 스카이 첫 제품으로 3G 폴더폰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박종일 대표는 차별화를 이유로 들었다. 그는 “스카이 브랜드를 기억하는 사람은 폴더폰에 대한 기억이 있구나를 알게 됐다”며 “삼성·LG등 대기업과의 경쟁이 최대한 겹치지 않게 차별화된 상품을 출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에서 5G 서비스가 본격화되며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주요 제조사는 5G 스마트폰에 집중하며 3G 휴대폰의 생산을 중단한 상태다.

정근호 본부장은 “그동안 폴더폰은 국내에서 꾸준하게 인기가 있었다. 최소 3%대의 고객들이 폴더폰을 사용해왔다”며 “폴더폰이 새롭게 출시면 점유율이 6%를 넘기도 했었다. 폴더폰 등 피처폰에 대한 새로운 갈망이 분명히 있다고 봤다”고 전했다.

스카이 3G 폴더블은 현재 11번가에서만 사전 예약을 받았는데, 앞서 설명한 것처럼 일평균 100여대가 팔리고 있다. 마케팅 없이 한 채널을 통해서만 진행됐는데도 이정도 사전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은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스카이 3G 폴더폰은 오는 9월 말 출시될 예정이며 출시 이후는 알뜰폰 업체인 KT엠모바일을 통해서만 개통이 가능하다. 자급제폰은 사전 예약 기간 동안에만 프로모션 방식으로 구입할 수 있다.

이 이유에 대해 박종일 대표는 “KT엠모바일로만 개통하는 조건(독점 계약)을 통해 공급 물량을 확보할 수 있었다”며 “이통3사가 3G폰 판매를 중단하면서 ‘3G폰 = 알뜰폰’이라는 공식이 사실상 생겼다. 3G 폴더폰에 대한 판매 목표는 안세웠다. 예전 팬택이 무리한 목표를 가지면서 마케팅비가 통제가 안돼, 힘들어졌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오는 10월 말 출시될 스카이 LTE 스마트폰의 출고가는 20만원 후반대다. 출고가를 최대한 낮추고 이통사향과 자급제폰을 동시에 출시할 계획이다. 현재 착한텔레콤은 스카이 LTE 스마트폰 출시를 위해 이통사와 협의 중이다. 출고가를 비싸게 하고 마케팅비를 사용할 수 있지만 현실적인 조건을 고려해 출고가를 최대한 낮추기로 했다. 사실상 LTE 스마트폰의 수익은 포기한다. 대신 스카이 브랜드 인지도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보조 배터리 등 관련 액세서리 판매를 통해 수익을 얻겠다는 전략이다.  

박종일 대표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중국산 단말기를 그대로 갖고 오는 것은 아니다. 초기 개발비나 인증 비용 등이 많이 들었다. 50만원대의 LTE 스마트폰을 20만원대에 내놓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고로 스카이 LTE 스마트폰과 사양이 비슷한 LG전자의 Q70의 경우 출고가가 54만8900원이다.

김영웅 팀장은 “스카이 감성을 재해석했고 이것에 대한 투쟁의 과정이었다”며 “특히 하드웨어 디자인이나 내부에 있는 소프트웨어 등 현대화된 스카이의 감성을 느끼는 것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스카이 LTE 스마트폰의 특징은 워터 드롭이다. 이들는 S 임팩트라고 부르는데 스마트폰 후면에 빛을 비추면 S자 로고가 보인다. 또한 무게를 150g대로 출시해 휴대성과 가벼움에 초점을 맞췄다.

박종일 대표는 “저가폰 시장의 경우 샤오미나 화웨이가 국내 시장에 조금씩 진입하고 있다”며 “우리의 경쟁상대는 삼성전자나 LG전자가 아니다. 샤오미나 화웨이의 저가폰 시장 진입을 우리가 막아내면 승산이 있다고 본다. 한국 소비자들에게는 아직 중국산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 우리가 가성비 높은 제품을 만들면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영웅 팀장은 “그동안 국내 시장은 애플을 제외하고 외산폰의 무덤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 새로운 역동성을 주고 싶다”며 “중국 브랜드를 막아보겠다. 고객이 선택권이 다양화돼서 가격이 활성화되는 효과가 나타날 경우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스카이 3G 폴더폰 (사진=착한텔레콤)
스카이 3G 폴더폰 (사진=착한텔레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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