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넷플릭스·웨이브·디즈니 플러스 등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가 최근 유료방송 시장에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넷플릭스 등 성공한 OTT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내세워 치열한 유료방송 시장에서 자리 잡았다. 유료방송 시장 역시 결국 참신하고 독점적인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중소 PP(Program provider, 방송채널사용사업자)의 경우 현실적인 여건 상 자제 제작이 어려울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체 프로그램 제작 비율이 70% 정도나 되는 PP가 있다. 바로 실버아이TV다. 2014년 4월, 실버아이TV로 취임한 이재원 대표 체제 이전에는 자체 제작 프로그램이 사실상 전무했지만 그가 부임한 이후로 70% 수준까지 올라갔다. 최근 실버아이TV는 55세 이상 시니어들의 경연인 실버스타 코리아를 성공적으로 방송하기도 했다. 지난 22일, 일산에 위치한 실버아이 사무실에서 이재원 대표를 만나 그의 얘기를 들었다. 

이재원 대표는 지난 1994년 12월, 동아TV에 입사해 편성제작팀에서 PD 및 마케팅 업무를 시작했으며 실버아이TV에 입사하기 전에는 CNTV에서 상무이사로 일했다. 유료방송 업계로 입문해 제작부터 영업까지 두루 25년 동안 일을 해왔다. 

그는 “PP에게는 콘텐츠가 가장 큰 경쟁력이다. 넷플릭스 역시 콘텐츠를 통해 성공했다”며 “콘텐츠를 내 것으로 만드는 방법은 제작이다. 한번 제작하면 모두 다 자산이다. 콘텐츠는 제작비 여부와 관계없이 다 재산이 된다”고 말했다.  

이재원 대표는 지난 2014년 취임 이후, 먼저 실버아이TV의 정체성을 만드는 데 힘썼다. 실버아이TV는 55세 이상 시니어(노인)를 위한 채널이다. 이 대표는 “처음에 실버아이TV는 프로그램 제작을 본격적으로 못하고 겨우 중소 채널 PP를 유지하고 있었다”며 “먼저 채널의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채널 이름처럼 시니어 및 실버 세대와 관련된 것을 제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원 실버아이TV 대표가 디지털투데이와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백연식 기자)
이재원 실버아이TV 대표가 디지털투데이와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백연식 기자)

이 대표는 대표로써 마케팅 및 영업 총괄을 담당하지만 방송국의 책임프로듀서(CP)의 역할도 맡는다. 그는 실버 분야를 크게 3개 분야로 구분했다. 인포메이션(Information, 정보), 인텔리전스(Intelligence, 지식교양), 인터레스트(Interest, 오락)이다. 세 단어 모두 I가 들어간다. 실버아이TV의 아이(I)를 활용한 것이다. 인포메이션, 인텔리전스, 인터레스트를 다시 말하면 정보, 교양, 예능이라고 볼 수 있다. 뉴스를 제외한 모든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다. 

이 대표가 오고 나서 제작한 콘텐츠는 쫄지마 新중년, 세상을 바꾸는 시니어, 시니어 포럼, 은퇴를 설렘으로, 노년을 논하다. 7080시니어 특강, 신중년 멋쟁이, 소통 테라피, 시니어 요가, TV 노인대학, 박세민의 성인토크쇼 49금, 스타쇼 리듬댄스, 서원섭의 쎄시봉 클럽, 실버스타 코리아, 중년의 품격, 미즈실버 코리아, 시니어 영상창작 프로젝트, 실버아이 특집 다큐멘터리, 은퇴 온도 36.5도, 가요 콘서트 등이다. 

이 대표는 “실버(시니어) 세대는 법적으로 만 65세 이상이지만 우리는 주 시청층을 50대로 보고 있다. 성인토크쇼는 49금이라고 프로그램명을 정했고, 실버스타 코리아의 경우 참가자 제한을 55세 이상으로 뒀다”며 “실버세대라고 하면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모든 사람들은 은퇴후 제 2의 인생을 설계한다. 여기에 포커스를 두고 제작한 방송인 ‘은퇴를 설렘으로’의 경우 40대들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박세민의 성인토크쇼 49금’은 유튜브에서 클립으로 노출돼 많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클립당 약 5분이 방영되는데 편당 300만건, 누적 3000~4000만건 수준이다. 시니어 세대들의 콜라텍 편의 경우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와 공동 제작하기도 했다. 7080 시니어 특강은 SK브로드밴드와 KT 등에 VOD(주문형비디오)가 판매되기도 했다. 

최근 화제를 일으킨 것은 미스트로트의 시니어 버전인 실버스타 코리아다. 실버스타 코리아는 실버아이TV 콘텐츠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전체 약 1억원의 제작비가 들었다. 3000만원은 실버아이TV 측이, 7000만원은 티브로드가 제작 지원했다. 티브로드는 중소PP와 협력사업으로 우수 콘텐츠 제작관련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 대표는 “생각보다 많은 시니어들이 실버스타 코리아에 지원했다. 아마추어나 무명 가수참가자들이 모두 참여했는데, 최근 오디션의 트렌드를 반영해 판정단을 통해 재미를 넣었다”며 “나이가 많은 데도 오디션에 도전하는 모습이 감동적이라 많은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콘텐츠의 다양성과 PP들이 받는 수신료 현실화를 강조했다. 이 대표는 “유료방송 업계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다양성이다. 플랫폼들이 지상파나 CJ계열 등 메이저PP에 관심이 집중되지만 육아방송, 동아TV, 낚시채널, 당구 채널 등 자체 제작 콘텐츠 비중이 많은 PP들도 많다”며 “PP들이 플랫폼으로 받는 수신료도 현실화돼야 한다. 요즘, 중소 PP를 대우하는 흐름은 있지만 아직 부족하다. 정부 역시 건전한 중소 PP들을 위한 정책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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