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의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인수합병(M&A)에 대한 심사보고서를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3주 내에 SK텔레콤이 심사보고서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하면 공정위는 통상 30일 내에 전원회의를 열어 기업결합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공정위 외에 통신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역시 방송, 통신 분야로 나눠 심사를 진행한다. 합병이기 때문에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와 달리 방송 분야의 경우 방송통신위원회의 사전 동의 절차도 거쳐야 한다.

공정위 및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1일 공정위로부터 심사보고서를 전달 받았다. 보고서에는 조건부 승인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지만 당사자인 SK텔레콤이나 공정위 모두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다.

공정위는 유료방송 시장에서 SK텔레콤의 시장 지배력 강화를 통한 이용자 피해를 우려, 상품 판매 형태를 일정 부분 제한하는 시정 조치를 부과한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이 티브로드를 인수한 이후 아날로그 방송 요금을 일정 기간 인상할 수 없도록 하고, 티브로드 케이블TV 가입자를 IPTV로 강제 전환할 수 없도록 하는 방안이 유력한 상태다.
 
알뜰폰 등 사업 분리 매각 등은 부과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알뜰폰의 경우 티브로드는 한국케이블텔레콤(KCT) 재판매 이외에 별도 사업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시정 조치를 포함시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 2월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간 합병을 추진하기 위해 티브로드의 최대 주주인 태광산업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지난 4월 본계약을 맺었다. 합병법인의 지분 구조는 SK텔레콤 74.4%, 태광산업 16.8%, 재무적투자자(FI) 8.0%, 자사주 및 기타 0.8%다. 합병법인의 1대 주주는 SK텔레콤, 2대 주주는 태광산업이 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18년 하반기 기준으로, SK브로드밴드 IPTV 가입자는 465만명이고 티브로드 케이블TV 가입자는 312만명이다. 합병이 승인될 시 합병회사는 777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게 된다. LG유플러스는 케이블TV 업계 1위 CJ헬로를 80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하고,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와 과기정통부에게 인가(승인) 신청을 했다. 승인이 완료될 시 LG유플러스계열(LG유플러스+CJ헬로)은 SK브로드밴드를 제치고 유료방송 업계 2위로 올라선다. 현재 1위는 KT계열(KT+KT스카이라이프)이다.
과천에 위치한 공정거래위원회 서울 사무소 (사진=백연식 기자)
과천에 위치한 공정거래위원회 서울 사무소 (사진=백연식 기자)

KT와 KT스카이라이프는 1009만명의 가입자를 가지고 있고, LG유플러스는 정부의 CJ헬로 인수 승인시 798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게 된다. 이에 따라 SK텔레콤도 유료방송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을 추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가만히 있으면 다른 경쟁사와의 격차가 벌어지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을 추진하는 가운데, 정부의 승인을 받을 경우 유료방송 시장은 IPTV 3사의 이른바 빅3로 재편된다.

이상헌 SK텔레콤 정책개발실장(상무)은 “과거 M&A 시도 후, 안 된 적도 있지만 지금은 다른 상황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바뀌어진 환경과 우리의 생각을 말할 것이고, 정부에서도 (이를) 잘 헤아려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와) 많이 상의해가면서 절차가 진행되도록 협조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LG유플러스는 지난달 10일 공정위로부터 CJ헬로 지분 인수안에 대한 심사보고서를 받은 후 의견 및 소명을 전달했다. 공정위는 조만간 전원회의를 열어 조건부 승인을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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