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SKT 교차판매', 'LGU+ CJ헬로 알뜰폰' 문제 삼지 않았다
공정위 'SKT 교차판매', 'LGU+ CJ헬로 알뜰폰' 문제 삼지 않았다
  • 백연식 기자
  • 승인 2019.11.10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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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과 유료 방송 시장 바뀌어, CJ헬로는 더 이상 독행기업 아니다
SKB-티브로드 단기간만 가격인상 가능성 존재...가격 인상 제한 및 채널 축소 금지로 충분

[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에 대해 사실상 조건 없이 승인했다. SK브로드밴드의 모회사 SK텔레콤의 티브로드 상품 교차판매 금지나 LG유플러스의 CJ헬로 알뜰폰 인수 등에 대해 승인을 위한 중요한 조건을 내걸지 않은 것이다.

3년 전 공정위는 SK텔레콤의 당시 CJ헬로비전(현 CJ헬로) M&A(인수합병)를 심사할 때 CJ헬로비전 알뜰폰 부문을 독행기업이라고 판단했다. 독행기업(Maverick)이란 공격적인 경쟁 전략을 통해 기존 시장 질서의 파괴자 역할을 하는 기업으로써 가격 인하와 혁신을 주도하는 회사를 말한다.
 
교차판매 금지란 기업 결합이 이뤄졌다고 해도 IPTV 판매망에서 SO 상품을 팔지 못하게 하고, SO망에서도 IPTV 상품을 판매하지 못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달 공정위가 발송했던 SK텔레콤의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 관련 심사보고서에서는 SK텔레콤과 티브로드 상호 교차판매를 3년 간 제한했다. 하지만 최종 심사 결과에서는 교차판매 금지를 없앴다. 이런 이유에 대해 공정위는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의 경우 단기적으로 가격인상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가격인상 제한 등 부과조치만으로 충분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알뜰폰의 경우 공정위는 3년 전과 달리 CJ헬로를 독행기업으로 보지 않았다. 최근 CJ헬로의 가입자수 및 점유율 감소 추세, 매출액 증가율 감소 추세 및 영업이익 적자, MVNO 시장 자체의 경쟁력 약화 추세 등을 고려할 때 현 시점에서 CJ헬로의 독행기업성이 크게 약화됐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3개사의 합병 및 SK텔레콤의 티브로드노원방송 주식취득 건, LG유플러스의 CJ헬로 주식 취득 건을 심사한 결과, 방송·통신사업자들이 급변하는 기술․환경변화에 적시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해당 기업결합을 승인하되 디지털 및 8VSB 유료방송시장에서의 경쟁 제한 우려를 차단하고 소비자 선택권을 보호하기 위해 앞으로 3년 간의 시정조치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10일 밝혔다.
 
공정위는 두 건의 M&A(인수·합병)에 대한 공통사항으로 ▲케이블TV 수신료의 물가상승률 초과 인상 금지, ▲8VSB 케이블TV 가입자 보호 (8VSB 및 디지털 케이블TV간 채널격차 완화, 8VSB 케이블TV 포함 결합상품 출시방안 수립 및 시행)▲ 케이블TV의 전체 채널수 및 소비자선호채널 임의감축 금지, ▲저가형 상품으로의 전환, 계약 연장 거절 금지 및 고가형 방송상품으로의 전환 강요 금지, ▲모든 방송상품에 대한 정보 제공 및 디지털 전환 강요금지 등을 조건으로 부과했다. 공정위는 SK브로드밴드에게는 8VSB 및 디지털 케이블TV, LG유플러스는 8VSB 케이블TV를 시정조치 대상으로 삼았다.
 
조성욱 공정위원장이 브리핑 하고 있다 (사진=백연식 기자)
조성욱 공정위원장이 브리핑 하고 있다 (사진=백연식 기자)

공정위가 3년 전 SK텔레콤-CJ헬로비전 때와 다른 판단 내린 이유, "시장 환경 바뀌었다"

3년 전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M&A(인수·합병)하려고 했을 때와 정반대의 결정이라고 볼 수 있다. 당시 공정위는 유료방송 시장에서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의 결합시 CJ헬로비전의 23개 방송구역 중 21개 방송 구역별에서 점유율 합계가 1위가 나온다며 경쟁 제한 효과를 발생할 우려가 크다고 해석했다. 또한 이통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알뜰폰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을 인수하면서 이동통신 시장의 경쟁이 제한된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조성욱 공정위원장은 “유료방송 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있다. 과거와 다르게 디지털 중심”이라며 “IPTV의 가입자가 SO보다 많다. SO에서도 디지털 가입자가 8VSB(8-level vestigial sideband, 디지털방송 전송방식의 하나로, 디지털TV를 보유한 아날로그방송 가입자도 기존 아날로그 요금으로 별도의 디지털 셋톱박스 없이 신호만 변환하면, 디지털방송을 볼 수 있는 방식) 가입자보다 많다. 디지털 시장에서 8VSB 시장은 안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시장을 나눠서 볼 수 밖에 없었다. 아날로그 TV가 종료되기 때문에 시장 획정에서 뺐다”고 말했다.
 
이어 “VOD(주문형 비디오)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결합상품 비중은 증가하고 있다”며 “디지털 유료방송 시장과 8VSB 시장은 대체가 잘 안된다. 8VSB 가입자가 디지털로 갈 가능성은 높지만 반대의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2018년 방송시장 경쟁상황 평가 등 방송통신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유료방송 시장을 디지털과 8VSB를 별개의 시장으로 획정한 것이 사실이다.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할 때와 지금은 근본적으로 시장의 차이점이 있었기 때문에 공정위가 3년 전과 다르게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정위, SK텔레콤의 티브로드 교차판매 제외 "단기 가격 인상 가능성 존재, 부가 조치로 없애"
 
공정위 사무처는 이전에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 조건으로 SK텔레콤의 교차판매 금지 입장이었다. 이에 대해  SK텔레은 지난 6일 열린 전원회의에서 공정위에게 불만을 제기했다. 소비자 편의성, LG유플러스와의 형평성을 반대 이유로 제시했다.

이와 관련 배영수 공정위 시장구조개선정책관은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건은 단기적으로 가격인상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에 따라 가격인상 제한조치나 채널 수 축소 조치 등을 부과했다”며 “그 조치만으로도 경쟁제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고 판단해 교차판매 금지 조건을 뺐다”고 언급했다.
 
조성욱 위원장은 “다른 부가적인 조치가 있기에 교차판매를 금지할 필요가 경제적으로는 별로 없었다”며 “경쟁제한성이 있는 건 인정하지만 거기에 따라서 어떻게 해나갈지를 판단할 때 기업의 효율성 및 소비자 편의성을 인정했다. (합병으로 인한) 플러스 되는 측면을 고려하면서 마이너스 측면인 가격인상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단기간의 경쟁제한성이 발생하지만 가격인상 제한조치나 채널 수 축소 조치로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LG유플러스와의 형평성 문제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공정위는 지난 9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관련 심사보고서에서 CJ헬로 유통망에서 LG유플러스 인터넷TV(IPTV)를 판매하지 않는 방안을 3개월 내에 보고하는 조건을 단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지난 달 1일,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 관련 심사보고서에서는 SK텔레콤과 티브로드 상호 교차판매를 3년 제한해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조성욱 공정위원장 및 배영수 국장을 비롯한 공정위 기업결합 담당 심사관들 (사진=백연식 기자)
조성욱 공정위원장 및 배영수 국장을 비롯한 공정위 기업결합 담당 심사관들 (사진=백연식 기자)

CJ헬로 알뜰폰, "이제는 독행 기업 아니다"..."1등 SK텔레콤과 3등 LG유플러스는 달라"

알뜰폰의 경우 공정위는 3년 전과 달리 CJ헬로를 독행기업으로 보지 않았다. 최근 CJ헬로의 가입자수 및 점유율 감소 추세, 매출액 증가율 감소 추세 및 영업이익 적자, MVNO 시장 자체의 경쟁력 약화 추세 등을 고려할 때 현 시점에서 CJ헬로의 독행기업성이 크게 약화됐다는 것이다. 만약 CJ헬로의 독행기업성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법 상 경쟁제한성 추정요건에 해당하지 않고 안전지대에 해당하는 점, LG유플러스의 시장에서의 지위와 1위 및 2위 사업자와의 격차 등을 고려할 때 경쟁제한 우려는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조성욱 위원장은 “(CJ헬로를 독행기업으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시장점유율이 10%는 돼야하고, 기존 기업들과 달리 Maverick이라면 innovative하면서 disruption 가져올만한 행태를 해야하는데 그 역할을 하는 게 크지 않다. 그 부분이 완화됐다”며 “점유율 뿐 만 아니라 가격결정이나 상품에서 innovative 해야한다. (전과 달리) 크게 약화됐다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이어 “경쟁제한성이 분명히 있지만, 이 시장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제한성을 이유로 해서 승인을 불허하기 보단 다른 조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구조적인 문제로 방통위, 과기정통부, 공정위가 보는 것이 소비자에게 있어서 피해를 구제하면서 혁신을 불러올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배영수 시장구조개선정책관은 “알뜰폰시장 자체는 이통 소매시장을 같이 판단해야 한다. SK텔레콤은 이통시장 지배적 사업자인데, 1.5% 추가하면 상당한 경쟁제한성이 인정된다. 이번엔 LG유플러스가 3위 사업자여서 그 당시와 비교할 정도의 경쟁제한성이 없고 낮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라고 강조했다. 
 
공정위, 홈쇼핑 송출 수수료 문제, 과기정통부 및 방통위에게 사실상 넘겨
 
지난 6일 열린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LG유플러스나 SK텔레콤이 각각 CJ헬로나 티브로드를 인수 및 합병할 경우 홈쇼핑 업체와의 협상력에서 지나치게 우위에 설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지철호 공정위 부위원장이 홈쇼핑 문제에 대해 많은 질문을 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공정위 위원들은 홈쇼핑 송출 수수료가 오르는 것에 대해 우려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전원회의에서 티브로드와의 합병 후 홈쇼핑 수수료가 40% 오른다는 주장에 대해 가입자 상승률대로 현실적인 증가율을 산출하면 5%밖에 증가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LG유플러스도 비슷한 논리였다. 결국 공정위는 이 문제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방송통신위원회에게 숙제로 남겼다.
 
조성욱 위원장은 “공정위는 이번 시정조치와 별개로 심사과정에서 방송채널 전송권 거래시장에서 중소PP 프로그램사용료 및 홈쇼핑 송출수수료 관련 거래관행에 대한 제도개선사항을 발견하고, 거래실태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통해 필요한 대책을 강구하기로 했다”며 “관련 부처인 과기정통부 및 방통위에서도 소관사항을 검토하도록 요청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과기정통부 및 방통위와) 협의 중이다. 실제로 과기정통부나 방통위와 같이 일을 할 수도 있고, 아직 협의하기로 했다 정도만 말할 수 있다”며 “공정위는 ICT를 잘 모른다. 우리들이 시장을 다른 의미로 볼 수 있겠구나 하는 것이다. 새로운 영역(홈쇼핑 송출수수료 제도개선 과제)을 발견했다는 의미로 봐달라”고 전했다.
 
표=공정위
표=공정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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