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LG유플러스-CJ헬로 M&A '유보'..."SKT-티브로드가 먼저"
공정위, LG유플러스-CJ헬로 M&A '유보'..."SKT-티브로드가 먼저"
  • 백연식 기자
  • 승인 2019.10.17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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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및 SK텔레콤-티브로드 합병 승인 10월 말 이뤄질 듯
유료방송 1위 KT계열, 합산 규제 영향으로 손발 묶인 사이 격차 좁혀져

[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에 대해 전원회의를 열었지만 일단 합의 유보했다. 유사 건(SK텔레콤-티브로드 합병)을 심의한 이후에 다시 합의(결정)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공정위는 두 건의 M&A에 대해 같은 시기에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낼 것으로 보인다. 이미 공정위는 지난 달 LG유플러스에게 기업 결합 심사 보고서를 발송해 조건부 승인을 통보한 상태다. 공정위는 지난 1일에는 SK텔레콤의 티브로드 합병에 대한 기업 결합 심사 보고서도 발송했다.

공정위는 SK텔레콤에게도 심사 보고서를 통해 조건부 승인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M&A가 마무리되면 국내 유료방송 시장이 통신사를 중심으로 한 인수·합병(M&A)를 통해 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3강 체제로 재편된다. 다만 KT의 경우 합산 규제 영향 등 규제 이슈에 묶여 시장 점유율이 그대로 유지된다.
 
공정위 결정 '유보' 이유는 케이블 상품 교차판매 형평성 논란 
 
공정위는 지난 16일 전원회의를 열고 LG유플러스와 CJ헬로 간 기업 결합을 심의·의결했지만 두 회사의 M&A에 대해 일단 합의 유보 결정을 내렸다. 공정위 관계자는 17일 “LG유플러스와 CJ헬로 기업결합에 대해 전원회의 결과 유사 건을 심의한 이후 다시 합의하는 것으로 결정(합의 유보)됐다”고 밝혔다. 조건부 승인이지만 부가 조건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가 일단 유보한 이유는 SK텔레콤이 강하게 주장했던 케이블 상품 교차판매 관련 조건 부과 형평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교차판매 금지란 기업 결합이 이뤄졌다고 해도 IPTV 판매망에서 SO 상품을 팔지 못하게 하고, SO망에서도 IPTV 상품을 판매하지 못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이동통신 시장의 지배력이 유료방송 시장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SK텔레콤이 형평성 문제를 강하게 제기했고, 공정위가 이 같은 주장이 받아들였다는 분석이다. 
 
공정위는 지난 달 10일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관련 심사보고서에서 CJ헬로 유통망에서 LG유플러스 인터넷TV(IPTV)를 판매하지 않는 방안을 3개월 내에 보고하는 조건을 단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지난 1일, SK텔레콤의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 관련 심사보고서에서는 SK텔레콤과 티브로드 상호 교차판매를 3년 가량 제한한 것으로 알려져 형평성 논란이 있었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할 경우 홈쇼핑 업체와의 협상력에서 지나치게 우위에 설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는 의견도 있다. 홈쇼핑협회 측에서 공정위 심사 과정에서 이 같은 점이 고려되지 않았다고 주장했고, 공정위가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정위는 큰 틀에서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에 대해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린 상태다. 지난 16일 전원 회의 내용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공정위는 CJ헬로 알뜰폰 부문을 독행 기업이라고 판단하지 않아 LG유플러스의 알뜰폰 사업 부문 인수를 반대하지 않았다. 공정위의 설명에 따르면 독행 기업(Maverick)은 공격적인 경쟁 전략을 통해 기존 시장 질서의 파괴자 역할을 하는 기업으로써 가격 인하와 혁신을 주도하는 회사를 말한다.
 
3년 전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현 CJ헬로) 인수를 추진할 때 당시 공정위는 CJ헬로비전의 알뜰폰을 독행 기업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공정위는 시장획정을 3년 전과 달리 지역별로 구분하지 않고 전국 기준으로 바꿨다. 이용자 보호나 가격 인상 등 조건부가 있긴 하지만 사실상 완전한 승인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교차 판매에 대한 SK텔레콤의 의견, 공정위 일정 부분 반영한 듯 
 
이날 회의에서는 경쟁사인 SK텔레콤과 KT도 참여했다. 이날 SK텔레콤은 LG유플러스의 CJ헬로 알뜰폰 인수를 반대하다가, 나중에는 공정위에게 티브로드 합병을 승인해 달라는 주장을 펼쳤다. 또한 SK텔레콤은 앞서 설명한 것 처럼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상품을 대행 판매(재판매, 위탁판매)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건에 대해 수위를 낮춰달라고 일관되게 주장했다. 결국 SK텔레콤의 주장이 받아들여지면서 공정위가 결정을 유보한 것으로 보인다. 
 
KT는 LG유플러스가 CJ헬로 알뜰폰 인수를 하면 안된다는 것을 계속 강조했다. 공정위가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를 찬성한 만큼 또 다른 심사주체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이 흐름에 반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과기정통부는 알뜰폰에 대해 이용자 보호 관점에서 구체적인 조치를 마련할 수 있다. SK텔레콤의 티브로드 합병 역시 공정위나 과기정통부, 방송통신위원회가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릴 것이 확실시 된다.
 
과기정통부는 방송법 제15조 2항에 따라 최다액출자자 등 변경승인을 60일 이내 결과를 통보해야 하며, 최대 30일 연장할 수 있다. 전기통신사업법 제18조에 따르면 주식 취득 및 소유 인가는 공정위와 협의를 거쳐 신청일로부터 60일 이내 인가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공익성 심사는 3개월 이내 처리해야 한다.
 
과천에 위치한 공정거래위원회 서울 사무소 (사진=백연식 기자)
과천에 위치한 공정거래위원회 서울 사무소 (사진=백연식 기자)

유료방송 시장 3강 체제로 재편되나

앞서 설명한 두 건의 M&A가 마무리되면 유료방송 시장 구도는 3강 체제로 재편된다. 현재는 KT+KT스카이라이프인 KT계열이 점유율 31.1%로 1위, SK텔레콤 자회사 SK브로드밴드가 14.3%로 2위, CJ헬로가 12.6%로 3위, LG유플러스가 11.9%로 4위, 티브로드가 9.6%로 5위다.

그러나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면 LG유플러스 계열의 점유율은 24.5%로 2위로 KT를 바짝 추격한다. SK텔레콤이 티브로드를 인수해 SK브로드밴드와 합병하면 합병회사의 점유율 23.9%로 3위가 된다. KT와 2, 3위 간 격차가 각각 6.6% 포인트, 7.2% 포인트로 좁혀지게 되는데 KT계열 역시 불안해진다. KT는 딜라이브에 실사를 마치는 등 관심이 높은 상태인데 규제 이슈로 M&A 진행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합산 규제는 일몰됐지만 M&A를 다시 추진할 경우 다시 새로운 규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유료방송 시장이 갑자기 재편되는 이유는 케이블TV 업체들이 더 이상 독자적인 생존이 쉽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입자 기준 케이블 1위 CJ헬로의 경우 케이블TV 가입자 당 ARPU가 2013년 9470원에서 이번 2분기 7329원으로 무려 23%나 줄어 들었다. 특히, 넷플릭스 등 콘텐츠 경쟁력을 앞세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가 확산되면서 유선 기반 유료 방송 시장 전체가 침체되고 있다.
 
반면, 유료 방송 시장 역시 규모의 경제 논리이기 때문에 통신사들은 M&A가 무조건 이득이다. 인기 콘텐츠를 자사 IPTV·케이블TV 가입자들에게만 독점 제공 형식으로 서비스해 경쟁력을 키우거나, 자체 제작한 콘텐츠를 새로 확보된 가입자에게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신사들은 케이블TV 인수를 통해 수백만명의 가입자를 바로 확보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티브로드 인수로 300만명, LG유플러스는 CJ헬로 인수로 400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갖게 된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M&A를 통한) 우리나라 케이블TV 사업자 중심의 구조조정은 한국 유료방송 시장 정상화의 첫 단계다. 글로벌 OTT와의 협업을 통해 질적 성장이 시작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한국 유료방송 산업에 대한 전방위적인 재평가 작업이 이뤄진다. 유료방송 구조조정을 통해 유료방송 관련 매출액이 12조원 대로 커지게 되면, 이동전화 매출 매출 비중은 53%, 유료방송 매출 비중은 25%대로 변화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케이블 업체에 비해 자본력이 우수한 통신3사 체제로 유료 방송 시장이 재편되면 콘텐츠·서비스 투자가 늘어 소비자들이 질 좋은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다만 지금보다 소비자들의 상품 선택권이 줄고 요금 역시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통신사들이 많은 비용을 써가며 케이블TV를 인수하려는 이유도 너무 낮은 케이블TV의 ARPU를 현실화 시켜 수익을 뽑아내겠다는 계산이다. 공정위가 몇 년 간 요금을 올리지 못하도록 조건을 거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강학주 LG유플러스 CR정책담당 상무는 “LG유플러스는 개별 SO 등과 동등결합 상품을 출시해 케이블 사업자의 결합상품 경쟁력강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CJ헬로의 알뜰폰 사업을 유지해 소비자 선택권을 증진할 계획”이라고 예전에 언급한 적 있다.
 
이어 “(CJ헬로) 인수가 완료되면 가입자 점유율은 이동통신에서는 3위, 초고속인터넷 3위, 유료방송시장에선 2위가 된다. 시장지배력이 없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는 방송통신시장에 새로운 경쟁을 활성화시키고 방송의 공적책임을 다해 방송통신산업의 균형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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