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를, SK텔레콤이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을 추진하는 가운데, 알뜰폰 매각과 공정거래위원장 부재가 변수로 떠올랐다. 토종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푹+옥수수’의 통합법인 출범 시점도 7월 1일에서 9월 18일로 연기된 상태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발령이 나면서 관련 심사가 늦어지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아직 후임 인사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기업결합심사는 공정위가 담당하는데, 3년 전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현 CJ헬로)를 인수할 때 공정위의 반대로 무산된 적 있다. 또한 이동통신사의 케이블TV M&A(인수·합병) 토론회에서 SK텔레콤이 이통사의 CJ헬로 알뜰폰 인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심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생겼다.

반면, 일각에서는 CJ헬로 알뜰폰 인수자가 이동통신 1위 사업자가 아닌 3위 사업자고,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으로 알뜰폰 경쟁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현재 CJ헬로를 독행 기업으로 판단하기는 무리라는 분석도 있다.

공정위, ‘푹+옥수수’의 통합법인 심사 연장...공정위원장 부재 영향?

지난 달 SK텔레콤은 공정위의 기업결합심사 기간 연장에 따라 콘텐츠연합플랫폼의 유상증자 대금 납입 예정일을 7월 1일에서 9월 18일로 정정한다고 공시했다. SK텔레콤은 지난 1월 지상파방송 3사와 SK텔레콤은 OTT 협력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SK텔레콤이 지상파 3사가 주주인 콘텐츠연합플랫폼의 지분을 인수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의 자회사 SK브로드밴드의 OTT 옥수수와 콘텐츠연합플랫폼의 OTT 푹 통합법인 출범을 위해 7월 1일까지 SK텔레콤이 약 900억원을 유상증자해 콘텐츠연합플랫폼 지분 30%를 확보하기로 한 것이다.

지난 4월 두 회사가 공정위에 기업결합심사를 신청할 때, 빠른 심사를 예상하며 ‘푹+옥수수’ 통합서비스 출시 예정일을 9월로 정하기도 했다. 콘텐츠연합플랫폼 관계자는 “공정위 심사가 조금 미뤄지더라도 9월 통합서비스 출시에 맞춰 준비하고 있다”며 “다만 증자 및 주주구성 변경은 공정위 심사가 나와야 하기 때문에 원래 7월에서 9월로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김상조 전 공정위원장의 경우 지난 달 21일,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임명된 상태이기 때문에 공정위 심사 연장의 경우 이에 대한 영향이 없었다고 보기 어렵다. 문제는 공정위원장 후임 인사가 결정될 때까지 LG유플러스와 CJ헬로,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기업결합심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또한 OTT라는 차세대 서비스에 대한 공정위의 고심이 반영됐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OTT의 최소한의 규제를 위한 법적 지위 부여문제에도 찬성과 반대 의견이 갑론을박 중인 상태다.

LG유플러스-CJ헬로 M&A에 알뜰폰 문제제기 하는 SKT, CJ헬로는 독행 기업?

과거 공정위는 이통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알뜰폰 1위 사업자로서 강력한 경쟁 압력으로 작용하던 CJ헬로비전(독행 기업)을 인수함으로써 이동통신 소매시장의 경쟁 압력이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봤다. 공정위의 설명에 따르면 독행 기업(Maverick)은 공격적인 경쟁 전략을 통해 기존 시장 질서의 피괴자 역할을 하는 기업으로써 가격 인하와 혁신을 주도하는 회사를 말한다.

M&A 당사자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알뜰폰에 대한 견해 차이를 나타나고 있다. LG유플러스가 인수하는 CJ헬로는 알뜰폰 사업자이지만, SK텔레콤이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를 통해 합병을 추진하는 티브로드의 경우 알뜰폰 위탁(재)판매를 담당하고 있다. SK텔레콤은 M&A 과정에서 티브로드의 알뜰폰 사업을 한국케이블텔레콤(태광 계열)에 양도하기로 했다.

이상헌 SK텔레콤 정책개발실장은 “통신 분야에서 가장 큰 이슈라고 판단되는 것은 알뜰폰이다. 알뜰폰에 관해서 LG유플러스는 CJ헬로 알뜰폰 사업을 유지해서 소비자 선택권을 증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것은 알뜰폰 사안의 본질을 왜곡시키는 것”이라며 “알뜰폰이 중요한 이유는 이통 사업자 누구에게도 속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사업 영위하면서 이통사업자를 끊임없이 자극하고 있다는 것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공정위도 CJ헬로를 독행 기업으로 봤고 이 기업이 이통사업자에게 인수될 경우 그 자체만으로 시장에 문제를 초래한다고 판단했다”고 최근 토론회에서 언급했다.

CJ헬로의 알뜰폰 사업은 전체 이통시장점유율 중 1.2%이다. 이번 정부 출범과 함께 알뜰폰 만큼 저렴한 보편요금제 정책이 펼쳐지면서 알뜰폰의 경쟁력은 더 떨어진 상태다. CJ헬로를 매각하는 CJ그룹 입장에서도 CJ헬로의 알뜰폰 사업만 다른 업체에 팔거나 그룹에 남겨서 운영하는 방안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CJ헬로는 2013년 약 24%였던 알뜰폰 시장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해 지난해는 10% 미만으로 추정된다”며 “알뜰폰 매출액 증가율 역시 2015년 27%를 상회하다 2016년부터 급격히 감소하여 지난해에는 역성장(마이너스) 했다. 이를 고려하면 현재 CJ헬로를 현재 독행기업으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정위는 2016년 CJ헬로의 알뜰폰 사업을 독행기업으로 판단했는데, 이는 이동통신 시장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과의 합병을 전제로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공정위 기업결합과 관계자는 “2016년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M&A 때도 알뜰폰 시장에 대해 판단한 것은 맞다”며 “이동통신이든 알뜰폰이든 시장과 관련된 것은 모두 이번 기업결합의 쟁점으로 보고 판단할 계획”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표=과기정통부
표=과기정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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