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양대규 기자] 구글과 엔비디아와 같은 기술 기업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어 ‘완전 자율주행’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일부 기업은 2025년까지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하다고 말을 하기도 했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 차량의 기술뿐만 아니라 인프라, 관련 법체계 등으로 전문가들은 앞으로 10년 또는 그 이상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최근에는 미국자동차공학회(SAE) 기준 Lv5의 완전 자율주행에도 못 미치는 Lv3의 기술이 완성차업체(OEM) 등을 통해 양산이 시작되려면, 1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많은 OEM과 기술 기업들이 Lv3이나 Lv4 기술을 개발했으며, Lv3 차량이 곧 시장에 나올 것이라고 말하는 것과는 달리 시장에 Lv3이 나오기에는 아직 해결해야 될 문제점이 많이 남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술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법이나 사회적 인식, 제조사의 ‘기술에 대한 책임’ 등이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다.

전 세계 승용차 90%가 Lv0 수준

전문가들은 아직도 전 세계 90%의 차는 자율주행 기능이 없는 Lv0 수준이라며, 최신 자동차 시장에도 Lv2이상에서 Lv3 사이 수준의 차가 2020년대 자율주행 시장의 주류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SAE의 자율주행 분류에 따르면 ▲Lv0은 아무런 자율주행 장치가 없는 차량 ▲Lv1은 운전자 지원에 손-눈-마음이 운전에 집중한 상황 ▲Lv2는 자동화 부품의 장착에 손-눈-마음이 운전에 집중한 상황 ▲Lv3은 조건적 자율주행 기술에 손과 눈을 떼지만 마음은 운전에 집중한 상황 ▲Lv4는 높은 수준의 자동화로 손-눈-마음을 모두 운전에 뗀 상황 ▲Lv5는 완전한 자율주행 상황이다.

SAE에서 정한 5단계 자율주행 등급(자료=SAE)
SAE에서 정한 5단계 자율주행 등급(자료=SAE)

현재 일부 테스트되거나 시장에 나온 자율주행 차량은 Lv3에는 못미치는 수준의 차량들이 대부분이다.

세미캐스트 리서치의 수석분석가인 콜린 반덴은 24일(현지 시각) EE타임즈를 통해, Lv2+/3- 수준의 손은 놓고 눈과 마음은 운전에 집중한 상황으로 잘 설명되는 자율주행 기술이 2020년대에 가장 많이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어떤 OEM이 용감하게 기계와 인간 사이의 인계의 책임 문제를 떠맡지 않는 한, 대중 시장에서 자동차의 Lv3과 Lv4는 나오기 어렵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콜린 반덴은 “테슬라와 모빌리티 스타트업의 위협은 지난 5년 동안 엄청나게 과장돼 왔다. 미디어의 과대 선전에도 ‘자율주행’ 기술이 연구 개발 단계에 여전히 남아 있으며 상업적으로 전혀 근접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숨길 수 없다”며, Lv3 이상의 자율주행 차량이 시장에 나오기에는 아직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그의 기고에 따르면, 오늘날 도로와 고속도로에서 사용되는 모든 개인용 차량의 90% 이상은 자동화된 운전 기능이 전혀 없는 Lv0이다. Lv1은 자동긴급제동장치(AEB)와 같은 속도 보조 장치, Lv2는 AEB에 차선 유지 보조장치(LKAS) 등과 같은 차선 지원 장치가 더해진다. Lv1과 Lv2 차량 모두 IR(적외선) 비전 드라이버 모니터링 시스템(DMS)이 빠르게 채택될 예정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해 교통사고로 숨진 사람은 135만 명으로 AEB, LKAS, IR 비전 DMS를 대량 채택하면 사망자 수가 90% 이상 감소할 수 있다. 이는 인간이 직접 운전하는 것보다 10배 더 나은 결과를 보여준다.

10년 동안 Lv2 수준 자율주행 시장 크게 성장할 것

전문가들은 향후 10년 동안 자율주행 Lv2 수준의 자동차가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 의회는 2022년 5월부터 유럽에서 판매되는 모든 신모델이 AEB, LKAS, IR 비전 DMS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된다. 유로 NCAP(유럽 신차평가제도) 2025 로드맵에서도 역시 별 5개의 최고 득점을 받기 위해서는 이 세 시스템을 장착해야 한다고 명시한다.

이보다 나은 단계인 Lv2+/3- 단계는 SAE가 요구하는 Lv3의 자동화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고속도로 어시스트’ 기능을 구현해 Lv2보다는 높은 수준의 자율주행을 보장한다. GM의 업그레이드된 슈퍼 크루즈는 2020년에 레벨 2+/3-의 정의를 충족시킬 것이며, 2023년까지 대부분의 OEM에서 비슷한 시스템이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완전 자율주행은 최근 레벨 2+/3-로 분류된다.

콜린 반덴은 “레벨 2+/3- 시스템의 경우, 고속도로 지원 기능이 작동되는 경우를 포함해, 운전자는 항상 책임을 져야 한다”며, 운전자에 대한 법적 입장은 운전자가 관여하면, 운전자가 그것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Lv3 이상 자율주행에 대한 책임은 운전자가 아닌 OME

이에 반덴은 조건부로 자율주행이 가능한 Lv3 자율주행 차량부터는 기계와 인간 사이의 인계 절차에서 ‘법적 책임’이 중요해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율주행 차량이 단순히 인간에게 ‘인계한다’고 신호를 보내는 것은 무책임한 상황으로 인간이 운전에 대해 인식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즉 OEM은 책임 문제가 없는 Lv2+/3-와 달리 Lv3에서는 자율주행과 관련해 일부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많은 기술 기업들이나 실리콘 밸리의 스타트업들이 Lv3를 건너뛰고 Lv4를 향해 간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Lv3 수준도 고민 중인 OEM들이 해당 기술을 실제 양산에 도입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테스트용 차량에나 관련 기술이 일부 장착됐을 뿐이다.

반덴은 “현재 OEM들은 ADAS와 DMS 기능을 대중 시장 모델에 추가하는 것에 대해 고민 중”이라며, “단기간 내에 입증되지 않은 센서 제품과 신경망 엔진에 대해 5000달러 이상을 진지하게 고민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차량용 IR 비전 DMS의 전세계 출하량이 올해 약 100만 대에서 2025년에는 7000만 대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ADAS 공급 업체와 DMS 소프트웨어의 공급업체가 시장에서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ADAS용 카메라와 레이더 모듈 공급업체, 인텔이 인수한 모빌아이, ADAS와 DMS용 디자인을 한 자일링스 등이 대표적인 기업이다.

모빌아이의 센서 기술(사진=모빌아이 홈페이지)
모빌아이의 센서 기술(사진=모빌아이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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