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만 레벨업 애니메이션 포스터 [사진:나혼렙]
나 혼자만 레벨업 애니메이션 포스터 [사진:나혼렙]

[디지털투데이 최지연 기자] 국내 웹툰 플랫폼사들이 애니메이션 시장 도전에 나섰다. 드라마, 영화를 넘어 애니메이션까지 전방위로 지식재산권(IP)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모습이다. 

K-웹툰의 글로벌 인기에 플랫폼사들이 IP를 활용한 애니메이션 제작에 힘을 쏟고 있다. 그간 웹툰 플랫폼사들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성장세와 맞물려 영화와 드라마로 IP를 확장시켜왔다. 

네이버웹툰은 자사 인기 웹툰 IP ‘여신강림’, ‘선배는 남자아이’, ‘신의탑 시즌2’ 등을 애니메이션으로 선보인다. 세 작품 모두 네이버웹툰에 높은 인기를 얻은 작품으로, 내년 크런치롤을 통해 방영될 예정이다.

네이버웹툰은 애니메이션 제작에 가장 적극적인 플랫폼사다. 앞서 ‘신의탑 시즌1’, ‘노블레스’, ‘갓 오브 하이스쿨’ 등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한국, 미국, 중국 등에 선보이며 웹툰 IP를 활용한 애니메이션 제작에 포문을 열였다. 

나아가 네이버웹툰은 애니메이션 기획·제작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자회사 ‘스튜디오N’과 미국의 ‘왓패드 웹툰 스튜디오’를 통한 공동 제작을 확대하고 있는 것. 여신강림 뿐만 아니라 ‘고수’, ‘유미의 세포들’, ‘나노리스트’, ‘연의 편지’ 등은 스튜디오N가 공동 제작 또는 제작을 맡고 있다. 왓패드웹툰스튜디오도 ‘로어 올림푸스’, ‘그레모리 랜드’ 등에 공동제작으로 참여했다. 

카카오엔터도 대표 IP ‘나 혼자만 레벨업(이하 나혼렙)’과 ‘외과의사 엘리제’를 애니메이션으로 선보인다. 나혼렙은 전 세계 누적 조회수 143억회를 기록하며 북미, 일본, 중화권, 아세안 등에서 큰 인기를 얻은 작품이다. 외과의사 엘리제는 국내 누적 조회수 2억 5000만회를 돌파한 인기작으로, 일본에서는 단행본 누적 판매 부수 135만부(지난 2월 기준)를 기록한 작품이다.

특히 나혼렙은 글로벌 이용자들이 먼저 애니메이션 제작을 요청한 작품이다. 미국 온라인 청원사이트 ‘체인지.org’에서 나혼렙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달라는 청원자 수는 22만명을 돌파했다. 나혼렙은 일본 애니메이션 명가 A-1 픽처스가 제작한다. 오는 2024년 1월 크런치롤과 애니플러스를 통해 방송될 예정이다.

위험한 편의점 이미지 [사진:리디]
위험한 편의점 이미지 [사진:리디]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는 웹툰 장르도 다양화되고 있다. 키다리스튜디오와 리디는 BL 장르의 애니메이션에 도전한다. 그간 액션, 로맨스, 판타지 등에 한정됐던 장르를 벗어나 ‘틈새’시장까지 공략하는 모습이다. 

키다리스튜디오는 BL 웹툰 ‘라온의 남자’를 라프텔과 손잡고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다. 라온의 남자는 레진코믹스와 봄툰에서 높은 인기를 얻었던 작품이다. 내년 하반기 제작에 착수해 2025년 방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리디도 BL 작품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다. 리디는 ‘위험한 편의점’을 제작해 2024년 라프텔에서 공개한다. 위험한 편의점은 지난 2020년 웹툰으로 공개된 후 탄탄한 스토리와 섬세한 작화로 국내 뿐만 아니라스페인, 프랑스 등 해외에서도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웹툰이다.

리디는 웹툰·웹소설 뿐만아니라 문학으로 범위를 확대해 IP 애니메이션 제작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앞서 리디는 최은영 작가의 단편소설 ‘그 여름’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지난 2022년 라프텔을 통해 선보인 바 있다.

업계는 국내 웹툰의 애니메이션화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이다. 글로벌 만화 시장에서 애니메이션으로 산업의 저변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1년 3720억 달러(약 490조원) 수준이었던 전세계 애니메이션 시장 규모는 2030년 5870억 달러(약 770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OTT를 통해 국내 콘텐츠가 글로벌에서 흥행하면서 국내 웹툰·웹소설이 원천 IP로 각광받기 시작했다”며 “웹툰·웹소설 IP를 원작으로 작품들이 연달아 흥행하면서 이제 웹툰·웹소설 IP는 흥행보증 수표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국내 웹툰이 글로벌에서도 큰 인기를 얻으면서 이용자들이 나서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달라는 요청들도 많아졌다”며 “글로벌 애니메이션 시장도 성장세인 만큼 IP를 다각화하려는 플랫폼사들의 노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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