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코리아 위크 2020에서 김영기 금융보안원장이 보안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사진:핀테크코리아위크2020]
올 5월 열린 핀테크 코리아 위크 2020에서 김영기 금융보안원장이 보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진: 핀테크코리아위크2020 홈페이지]

[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마이데이터 사업자의 필수 이행 사항인 '마이데이터 테스트베드' 사업이 첫삽을 떴다. 금융보안원은 첫 허가 사업자 선정 시기인 내년 초에 맞춰 테스트베드 구축을 끝낼 계획이다. 

금보원은 최근 나라장터에 관련 입찰 공고를 내고 용역 업체 선정에 돌입했다. 개발은 오는 10월 착수한다. '마이데이터 테스트베드' 구축 첫삽...내년 3월 본격 가동

마이데이터 테스트베드란 금융회사와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개발한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의 규격 적합성과 보안·인증 등의 정상 작동 여부를 사전에 테스트할 수 있는 환경을 뜻한다. 금융회사로 대표되는 '데이터 제공자'와 핀테크 회사 등 '데이터 수신자'는 API 테스트를 의무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시스템 가동 시점은 3월 말경이다. API 플랫폼 구축 유예 기한인 그해 8월부터는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개인정보 수집시 스크래핑 기술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그 전까지 기존 마이데이터 사업자들이 스크래핑이 아닌 오픈 API 플랫폼을 구축해야 하는 점을 감안해 금보원은 테스트베드 구축이 끝나는 대로 빠른 시간 안에 가동을 시작하겠단 입장이다.

이처럼 사업 환경이 속속 마련되면서 마이데이터 시장도 관련 서비스들로 진용을 갖춰가고 있다. 국내 대표 간편결제 회사인 카카오페이는 지난 22일 첫 마이데이터형 서비스인 '버킷리스트'를 내놨다. 이름 그대로 단기 목표와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필요한 금액을 설정한 뒤 소액씩 돈을 넣어 달성하는 형태다. 

버킷리스트 계좌는 최대 5개까지 만들 수 있다. 매주 모인 금액, 목표달성 현황 등을 앱 알림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계좌는 실적과 한도 상관없이 매주 연 0.6%(세전)의 이자가 지급된다. 카카오페이 '버킷리스트'로 첫 자산관리 해볼까?...쉽고 간단하나 전용 계좌는 한계

이승효 카카오페이 서비스 총괄 부사장이 22일 열린 미디어 세미나 '페이톡'에서 신규 자산관리 서비스인 버킷리스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카카오페이]
이승효 카카오페이 서비스 총괄 부사장이 지난 22일 열린 미디어 세미나 '페이톡'에서 신규 자산관리 서비스인 버킷리스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카카오페이]

◆ 지난주 무슨 일이?

마이데이터 산업의 제도적 기반인 신용정보법 시행령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금융상품 추천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

현행 신용정보법은 본인신용정보관리회사(마이데이터 사업자)의 부수업무로 고객 개인신용정보 기반의 '데이터 분석'과 '컨설팅'을 허용하고 있다. 이어 행위규칙을 규정한 시행령 제22조의9에 따르면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회사의 이익을 위해 금융소비자에게 적합하지 않다고 인정되는 계약 체결을 추천 또는 권유하는 행위'를 할 수 없다.

하지만 업계에선 '금융소비자에게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을 뚜렷하게 내릴 수 없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도가 높고 금리도 높은 대출 상품을 추천한다든가 보험료가 낮은 대신 보장 혜택이 적은 보험 상품을 추천한다든가 하는 경우 소비자 유불리를 따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조항 구체화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바람 잘 날 없는 신용정보법...이번엔 금융상품 추천 방식 도마위

금융권은 데이터 전쟁을 앞두고 시장 선점을 위해 관련 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지난 25일 IBK기업은행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부동산 담보대출 가능 금액을 심사하는 'AI 부동산 자동심사 시스템'을 도입했다. 은행 영업점에서 부동산 담보대출을 상담할 때 은행 직원이 주소만 입력하면 3분 안에 대출 가능 금액 등 사전 심사 결과가 나온다. 심사 가능 부동산은 주거용 집합건물(아파트, 연립 등), 오피스텔 등이다. IBK기업은행, 25일부터 AI 부동산 자동심사 시스템 도입

은행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전략도 차이를 보인다. 1개의 앱에 기본적인 은행 업무뿐만 아니라 다른 부가 기능까지 품으려는 은행이 있는가 하면, 다른 은행은 앱이 지닌 특화 기능을 더욱 강조하는 모양새다. 

신한은행은 뱅킹, 알림 등 6개 앱을 '신한 쏠(SOL)'로 통합했다. 우리은행도 자사 앱인 '우리원(WON)뱅킹'을 출시하면서 서비스를 간결하게 변경했다. 하나은행 역시 최근 '하나원큐'를 재편해 하나금융 관계사의 금융서비스를 모두 제공하고 있다. 반면 KB국민은행은 통합 작업보다는 개별 앱이 가지고 있는 특화 기능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플레이스토어에 KB국민은행 이름으로 등록된 앱만 13개에 달한다. 통합이냐, 특화냐...차이나는 은행 앱 전략

KB국민카드와 신한카드, 삼성카드 등 주요 카드사들도 데이터 정비에 한창이다. 28일 현재 이들 회사가 금융보안원 주도의 데이터 거래 플랫폼인 '금융 데이터 거래소'에 올린 상품은 각각 61개와 69개, 21개다.

이들 카드사는 다른 금융업권과 달리 특정한 테마(주제)를 잡아서 등록하고 있다. 업종별 소비 동향이나 상권별 번화가 유형 특성 등 통계성 데이터를 그대로 올리기보다는 한번 더 분석해 핵심 주제 위주로 재편집하는 식이다. '잘 팔리는' 데이터로 만들기 위한 목적이다. 카드업계 금융 데이터 시장 '올인'...쪼개고 합쳐 경쟁력 키운다

금융권 일각에선 사용자가 적은 IT 서비스를 구조조정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시중은행들은 코로나19로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구형 기술에다 이용자가 적어 경쟁력이 떨어지는 서비스는 종료해 나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미지: 뱅크월렛 홈페이지]
최근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은 은행권이 공동으로 제공했던 뱅크월렛 서비스를 오는 30일부터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이미지: 뱅크월렛 홈페이지]

최근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은 은행권이 공동으로 제공했던 뱅크월렛 서비스를 오는 30일부터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KB국민은행은 휴대전화 유심 칩에 은행 계좌정보 등을 넣는 방식으로 금융자동화기기(ATM)에서 입출금이 가능하게 한 '유비터치 서비스'를 다음달 30일부로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우리은행은 모바일 메신저 위비톡 서비스를 10월 26일부로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같은 달 29일에는 신한은행의 가맹점 매출관리 서비스가 종료될 예정이다. 10월은 은행 IT 서비스 정리의 달? 뱅크월렛·유비터치·위비톡 등 종료

◆ 이번 주 어떤 일이?

카카오의 금융 전문 계열사인 카카오페이가 기업공개(IPO)를 진행한다. 28일 카카오페이는 금융감독원에 감사인 지정을 신청할 방침이다. 상장 주관사로는 KB증권을 선정했다. 카카오페이, 내년 상반기 IPO...주관사로 KB증권 선정

내년 상반기 증시 입성이 노리는 카카오페이는 카카오게임즈에 이어 계열사 중 2호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맞물려 앞선 23일에는 카카오의 또 다른 금융 계열사인 카카오뱅크가 IPO 추진을 결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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