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등록된 시중은행 관련 애플리케이션. [사진:플레이스토어 갈무리]

[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은행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전략이 차이를 보이고 있다. 1개의 앱에 기본적인 은행 업무뿐만 아니라 다른 부가 기능까지 품으려는 은행이 있는가 하면, 다른 은행은 앱이 지닌 특화 기능을 더욱 강조하는 모양새다. 

그동안 금융권에서는 설치해야 하는 앱이 많아 소비자의 불편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원활한 모바일 뱅킹을 위해 설치해야 하는 앱이 은행별로 최소 3~4개에 달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플레이스토어에 등록된 4대 금융지주사 관련 앱이 30여개를 넘을 정도다. 당시 은행들은 서비스를 출시할 때마다 앱을 새로 내놓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런 은행권 앱 시장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 건 인터넷은행을 필두로 핀테크 업체들이 성공을 거두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이들은 소비자의 편리성을 확보하면서도 필요한 기능만을 추린 앱을 선보였다. 운용되는 점포가 없는 탓에 소비자와의 접점이 앱에서만 가능했기 때문에 더욱 집중한 결과다.

이런 추세에 맞춰 신한은행은 뱅킹, 알림 등 6개 앱을 ‘신한 쏠(SOL)’로 통합했다. 우리은행도 자사 앱인 ‘우리원(WON)뱅킹’을 출시하면서 서비스를 통합하거나 간결하게 변경했다. 하나은행 역시 최근 ‘하나원큐’를 리뉴얼해 하나금융그룹 관계사의 금융서비스를 모두 제공하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간결하면서도 편리한 서비스 제공을 통해 고객 편의 증대가 목적으로, 이 과정에서 앱의 오류나 속도 저하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있다”며 통합 작업으로 아직 남아있는 다른 앱들은 사용량에 따라 서서히 서비스가 종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런 통합 작업이 성공적인 것만은 아니다. 아직까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속도 저하나 필요한 기능을 찾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앱이 많은 기능을 품다 보니 덩치가 비대해진 탓이다. 

30대 회사원 A씨는 “한 회사의 은행 앱을 오랜 기간 써왔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알지 못한다. 계좌 조회, 이체 등 항상 같은 것만 쓴다”며 “다른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어도 앱의 기능이 많아 사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KB국민은행은 통합 작업보다는 개별 앱이 가지고 있는 특화 기능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플레이스토어에 KB국민은행 이름으로 등록된 앱만 13개에 달한다. 구체적으로 KB국민은행 스타뱅킹부터 리브(간편뱅킹), KB부동산 리브온(부동산), 리브똑똑(메신저), KB굿잡(취업 지원) 등이다.   

또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예전에는 은행 앱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많아 구동이 느리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현재는 기술 발전으로 이런 요인은 많이 해결한 상태”라며 어떤 방법이든 장단점이 있어 은행별로 성향에 따라 선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고객 편리성을 확보하자는 취지이므로, 앱과 관련된 고민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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