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금융위가 마포 프론트원에서 4차 디지털금융협의회를 개최했다. [사진: 고정훈 기자]
지난 12일 금융위가 마포 프론트원에서 4차 디지털금융협의회를 개최했다. [사진: 고정훈 기자]

[디지털투데이 금융·핀테크팀] 데이터 개방 범위를 두고 갈등을 빚어온 금융권과 빅테크가 마침내 큰틀의 합의에 도달했다. 빅테크로 대변되는 이커머스 업계가 금융회사에 범주화한 주문내역 정보를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방안의 구체화를 위해서는 추가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두 진영간 대립은 일단락된 셈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2일 서울 마포 프론트원에서 제4차 디지털금융협의회를 열고 이같은 합의안을 만들어 냈다. 예를 들어 레이스 원피스를 여성의복으로, A브랜드 선크림을 화장품으로 카테고리화하는 방식이다. 금융위는 첫 마이데이터 허가 기업이 나오는 내년 2월을 기점으로 주문내역 정보를 신용평가에 포함할 방침이다.

ㆍ내년 2월부터 온라인 쇼핑정보 신용평가 포함...빅테크-금융사 합의

최근 빅테크 업계는 기존 금융사의 업무 영역에 적극 들어서고 있다. 공격적인 상품 출시와 서비스 이용약관 변경 행보를 통해서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중소상공인을 겨냥해 대출상품을 연말 출시할 계획이다. 기존 신용등급 평가방식에 대한 보조 자료로 대안신용평가시스템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이 대출에 필요한 중개와 심사를 담당하고 자금은 미래에셋캐피탈이 맡는다. 

금융권은 이 대출 상품이 출시 후 무서운 속도로 시장을 확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입점업체는 약 38만곳이다. 이들이 5000만원씩 대출한다고 가정할 경우 단순계산으로 약 19조원의 대출이 발생한다. 지난달 기준 전체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규모가 2조원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증가폭이 매우 가파르다.

ㆍ네이버 대출상품 출시 임박...금융권 파장 촉각

지난 10일 카카오페이와 카카오페이증권은 미니금고 서비스를 내놨다. 당장 쓰지 않을 비상금이나 여윳돈을 별도 계좌로 분리해서 보관하고 관리할 수 있는 게 골자다.  

미니금고에 보관된 돈은 필요할 때 입∙출금 할 수 있고 보관 때는 연 0.6%의 예탁금 이용료를 일주일 단위로 받을 수 있다. 기본 500만원까지 보관할 수 있으며 최대 1000만원까지 한도 증액이 가능하다.

ㆍ카카오페이·카카오페이증권 '미니금고' 출시

NHN페이코가 개편된 페이코 포인트 정책을 다음달 10일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12월부터는 매번 포인트 사용금액을 입력하지 않고도 결제를 진행할 수 있도록 입력란 위치가 재배치된다. 또 결제 현황을 한눈에 확인하게끔 포인트 보유 잔액과 충전 계좌, 리워드 혜택 등을 같은 영역에 두기로 했다.

개편은 총 3단계에 걸쳐 이뤄진다. 공지에 따르면 NHN페이코는 향후 2·3단계 개편을 통해 적립 포인트를 갖고 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전용 금융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보유 포인트를 지인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 공유기능'도 도입된다.

ㆍ핀테크 업계 포인트 경쟁 '후끈'...NHN페이코도 가세

반면 빅테크 차원에서의 악재도 있다. 금융당국이 '전자금융거래법'과 '금융소비자보호법' 등을 잇따라 손질하면서 그동안 상대적으로 느슨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0일 금융위는 국무회의에서 전자금융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이 통과했다고 밝혔다. 전자금융거래법은 비금융기관 사업자가 전자금융업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진입규제, 감독 등을 규율하는 근거 법안이다. 

금융당국은 혁신기반 마련의 세부 내용으로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 대비 관리체계 내용을 포함시킬 예정이다. 금융사와 빅테크 간 제휴 증가에 따른 금융상품의 제조, 판매, 광고 등 책임 주체를 명확히 할 방침이다. 또 플랫폼 영업에 대한 이용자 보호장치 마련도 추진할 계획이다. 

ㆍ빅테크 규제 강화 나선 금융당국...관련 법안 속속 손질

일부 핀테크 플랫폼들은 '정부가 인증한 기업' 등 소비자 오인 우려가 있는 광고를 해와 금융위의 저지를 받았다. 

모바일 금융 플랫폼인 '핀다'는 혁신금융 서비스 지정 사실을 갖고 대부업체 여부를 증빙하는 용도로 활용했다. 스콤의 핀테크 자회사인 한국금융솔루션이 지난달 내놓은 '핀셋N'도 18초 길이의 온라인 광고에서 '대한민국 정부가 인증한 코스콤 자회사' 등의 문구를 활용했다.

이들 회사는 디지털투데이의 취재가 시작되자 금융당국의 시정 조치를 받고 문제가 된 광고 문구를 변경했다. 

ㆍ혁신금융 서비스 사후관리 부실 도마위...금융위, 오인 광고 방치

◆ 지난주 무슨 일이?

지난주 은행들은 디지털금융 추세 가속화로 인한 변화를 수용하는 데 집중했다. 12월 10일 공인인증서 제도 폐지를 앞두고 최근 시중 은행들은 전자금융서비스와 관련된 약관 개정으로 분주했다. 기존 약관들이 공인인증서에 맞춰 작성돼 있었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은 10일 전자금융거래 기본약관, 전자금융서비스 이용약관 등 20종의 약관을 개정한다고 공지했다. 우리은행도 같은날 전자금융거래 기본약관, 전자뱅킹서비스 이용약관 등을 개정해 공인인증서 항목을 변경한다고 공지했다. 앞선 2일에는 신한은행이 신한온라인서비스 이용약관을 개정해 '공인인증서'를 '인증서'로, '공인인증기관'을 '인증기관'으로 변경한다고 전했다.

ㆍ공인인증서 폐지 '발등의 불' 떨어든 은행들...약관 개정 분주

은행들이 데이터 개방에도 이전보다 열린 모습이다. 금융결제원은 국내 전 은행과 금융결제 데이터의 융복합 활용을 위한 금융권 공동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기로 지난 10일 의결했다고 밝혔다.

공동 데이터 플랫폼은 금융공동망 운영기관인 금융결제원이 보유한 대량의 금융결제 데이터를 통합해 분석, 개방, 결합하는 공유인프라다.

금융결제원은 향후 은행들과 금융결제 데이터 활용 모델을 발굴해 플랫폼을 신규 서비스 발굴과 포용금융 등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ㆍ금융결제원, 전 은행 공동 데이터 플랫폼 구축 추진

◆ 이번주에는 무슨 일이?

금융위는 오는 19일 금융위가 제7차 혁신금융심사위원회 심사 결과를 발표한다.

같은날 오후에는 금융결제원이 한국지급결제학회와 전자금융포럼과 공동으로 '코로나19로 인해 급변하는 금융결제 생태계: 언택트와 디지털 혁신'을 주제로 지급결제⋅전자금융세미나를 개최할 계획이다.

주제 발표는 코로나19 팬데믹이 가져온 글로벌 지급결제시장의 변화(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정중호 소장),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주요 금융정책 추진방향(금융위 윤병원 과장), 언택트와 금융사업 모델의 디지털화(순천향대학교 권혁준 교수), 언택트 시대 핀테크 동향 및 발전전략(핀크 권영탁 대표)의 순서로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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