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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대형 금융회사들이 간편결제 시장에 본격 진출하고 있다. 비금융 업계가 장악하고 있는 시장 지형도를 바꿔 놓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근 KB금융그룹은 자회사 KB국민카드를 주축으로 종합 금융 플랫폼인 'KB페이'를 내놨다. KB페이는 송금·환전 등 새로운 금융 서비스와 멤버십 기능을 추가한 점 등이 기존 앱카드와 다른 점이다. 아울러 실물카드 없이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결제할 수 있도록 마그네틱보안전송(MST)과 근거리무선통신(NFC) 등 여러 결제 방식을 지원한다.

회사측에 따르면 KB페이에는 신용·체크카드 외에도 계좌와 상품권, 포인트 등 결제 수단을 등록해 사용할 수 있다. 서비스 초기인 만큼 현재로선 KB국민은행 계좌·KB국민 선불카드·해피머니 상품권·KB국민카드 포인트 등만 등록할 수 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지금 당장으로선 첫발만 내디딘 상황인 만큼 우리 은행 계좌나 카드 연결만 지원하지만 플랫폼 고도화를 지속해 범용성을 높여갈 계획"이라며 "여타 금융회사와의 제휴 문제가 걸림돌이지만 범용성을 확보하면 등록 가능한 결제 수단은 지속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KB페이의 등장은 전통 금융회사가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금융 플랫폼이란 점에서 이례적이다. 그간 기존 금융회사들은 간편송금·결제 시장에서 약세를 면치 못해왔다. 시장을 이끌고 있는 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플랫폼), 스마일페이·SSG페이·쿠페이(유통), 삼성페이·LG페이(제조) 등을 보면 모회사의 원천 서비스가 비금융 분야에 쏠려 있다.

전통 금융회사의 체면 살리기에 나선 건 KB국민카드뿐만 아니다. NH농협카드는 20일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인 '올원페이'에 소비통계와 혜택담기 개인화 서비스 등을 추가했다. 앞선 9월에는 오프라인 결제가 가능하도록 올원터치 기능을 새로 도입했다.

신한카드도 최근 보이스 터치결제를 적용하는 등 '신한 페이판' 고도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 인공지능 서비스인 빅스비를 연동해 음성으로 신한 페이판 터치결제를 작동시키는 식이다.

금융그룹들이 카드사를 앞세워 자체 금융 플랫폼 마련에 속속 나서는데 대해 업계는 긍정적인 반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결제와 송금으로 맥락을 만들었지만 핀테크·금융회사가 궁극적으로 추진하려는 것은 종합 금융 플랫폼"이라며 "금융회사들이 빅테크에 대항해 시장이 보다 다변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카드사 플랫폼의 확장 가능성에 대해서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KB페이 등은 충성 고객을 그대로 이용자로 확보할 수 있단 장점이 있지만 이는 단점으로도 작용한다"며 "카카오 같은 빅테크의 범용성이 없어 기존 자사 금융서비스 고객층을 넘어 새로운 고객을 확보할 유인이 적어 시장의 지각을 변동시킬 만한 영향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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