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사진=신한금융지주 홈페이지)
26일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사진=신한금융지주 홈페이지)

[디지털투데이 고정훈기자]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두 번째 임기에 돌입한다. 한때 채용비리 사건이 발목을 잡으면서 연임 여부에 물음표가 생기기도 했지만, 예상대로 무난히 연임에 성공했다. 금융시장이 침체가 심각한 상황에서 라임사태 등 난제를 어덯게 해결해 나갈지 주목된다.  

26일 신한금융은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을 가결했다. 앞서 최대주주 중 하나인 국민연금이 조 회장의 연임 반대 의견을 나타냈지만, 연임 안건은 무난히 통과됐다. 이번 연임으로 조 회장은 오는 2023년 3월까지 회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이날 조 회장은 “신한금융그룹 회장이라는 막중한 소임을 다시 한 번 맡겨주신 주주님들과 고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첫 운을 뗐다. 이어 “큰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며 “따뜻한 격려 뿐만 아니라 질책의 목소리까지 겸허히 수용하면서 일류 신한을 만들기 위해 저의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 회장은 현재 신한금융이 처한 위기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경제 전체가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리딩 금융그룹으로서 최우선적으로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며 “벤처, 스타트업, 소상공인, 중소기업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따뜻한 금융의 온기를 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연임이 조 회장의 실적에 따른 결과라고 평가한다. 지난해 신한금융은 당기순이익 3조4035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부문 순익은 3228억원으로 전년 대비 23% 늘어났다.

한때 KB금융지주가 LIG손해보험과 현대증권 등을 인수하면서 선두 자리를 뺏기기도 했으나, 신한금융은 2018년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하면서 M&A ‘맞불’을 놓았다. 이후 베트남 푸르덴셜소비자금융회사, 인도네시아 아카펠라고자산운용 등 해외 M&A도 활발하게 진행하면서 1년 만에 리딩금융 자리를 되찾았다. 

다만 아직까지 조 회장에게 남아있는 리스크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조 회장에게는 과거 신한은행장 시절 고위 임원 자제 등을 부정 취업시킨 혐의로 채용비리라는 꼬리표가 붙어있다. 이후 조 회장은 지난 1월 열린 재판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최종 판결이 아닌 만큼 회장직 유지에는 무리가 없으나, 도덕적인 비판까지는 피할 수 없다는 평가다.

최근 수사에 탄력을 받고 있는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도 문제다. 신한금융지주는 신한금융투자 3248억원, 신한은행 2769억원 등 라임운용 펀드를 총 6000억원 이상 판매했다. 라임운용 펀드가 연이어 막대한 손실을 내자, 이 책임으로 신한금투 최고경영자가 교체되기도 했다. 현재 신한은행과 신한금투는 투자자들로부터 사기 등의 혐의로 고소당한 상태다.

이날 라임펀드 피해자들과 금융정의연대 등은 주총 전에 신한은행 본점 앞에서 피해액 배상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신한금융지주 계열사를 통해서 라임펀드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피해자들은 "주주총회에서 조용병 회장의 연임 안건에 앞서 이번 사태로 사회적 신뢰 훼손에 대한 경영진에 책임을 묻고 신한금융지주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 회복을 위한 대책 논의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26일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사진=신한금융지주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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