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혁신산업 발전에 최대 장애물인 낡은 규제 개혁에 정보통신(IT) 전문가들이 팔을 걷고 나섰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통과와 함께, IT 기반 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규제 개혁을 목표로 직접 창당에 나선 IT인들이 공식적인 첫 걸음을 내딛었다. 

고영하 한국엔젤투자협회장은 16일 규제 개혁을 주제로 개최된 한국인터넷전문가협회 얼리버드챌린지포럼에서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규제로 인해 인공지능(AI) 등 대한민국 혁신산업 발전이 뒤처질 수  있다"며 "중소벤처기업인들이 직접 정당을 만들자"라고 밝혔다. 

'규제개혁 비례당(가칭)'이라는 명칭으로 고영하 회장을 비롯해 이금룡 사단법인 도전과나눔 이사장, 고경곤 바른손알피오 대표, 구태언 테크앤로 변호사 등이 창당에 앞장 섰다. 

고 회장은 "스마트폰이나 소셜 앱을 비롯, 최근 혁신산업 분야에서 규제 탓에 경쟁력 있는 기업들이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라며, "AI 분야에서는 더이상 뒤처지지 말고 퍼스트무버로 거듭나자. 이를 위해 직접 규제 개혁을 할 수 있는 정당을 만들자"라고 강조했다.

이금룡 이사장은 현재의 포지티브 규제는 제조업에 걸맞는 규제로, 실패를 용인하며 더 나은 발전을 위한 네거티브 규제로 바뀌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이사장은 "정치민주화를 이룩한 만큼, 이제는 기술민주화를 할 차례다. 기술민주화로 모든 국민이 혜택을 받도록 하려면 규제 개혁을 통한 네거티브 규제가 들어서야 한다"면서, "창당을 통해 규제 개혁을 하고, 글로벌 경쟁력 있는 국내 기업을 키워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터넷전문가협회가 16일 개최한 규제개혁 포럼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인터넷전문가협회가 16일 개최한 규제개혁 포럼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포럼의 발제자로 나선 구태언 변호사는 규제 개혁의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면서, 규제 개혁을 통한 사회 변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 변호사는 "디지털마켓 시대에 국가 정책이 실패했다"면서 "디지털 시장에서 국부 형성에 중요한 플랫폼 사업자의 육성과 선점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구글, 유튜브, 페이스북 등 글로벌플랫폼으로 한국의 CPM(콘텐츠. 프라이버시. 머니)이 유출되고 있으며, 국부 데이터를 지켜온 네이버 카카오의 지배력 쇠퇴 또한 심각한 상황이다.  

구 변호사는 발제를 통해 ▲정부의 한 해 R&D 예산의 1%인 2천억원 확보  ▲ 시행령 입법방식 개선 ▲낡은 진흥법 일괄 폐기 ▲국가 인증제도 개선 ▲규제 총량 평가제도 도입 ▲갈라파고스 규제 철폐 등 규제 개혁 10대 과제를 집중 설명했다. 

규제개혁 비례당은 이날을 기점으로 공식적인 창당 절차에 돌입한다. IT 기반의 혁신적 정당을 추구하는 만큼, 곧 선언문이 담긴 모바일 앱을 통해 당원 모집을 시작한다. 이후 5천명 이상의 당원을 확보해 3월 17일까지 정당 등록을 한다는 계획이다. 

고경곤 한국인터넷전문가협회장(바른손알피오 대표)은 "지난 20~30년 간 규제 혁신은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 진영 논리 보다는 나라를 살리려는 뜻으로 창당에 나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당 등록 후 총선인 4월 15일까지 열심히 뛰면 충분히 80만명 이상의 득표를 통해 의석을 차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법률적인 부분 등 세심한 준비를 통해 창당 준비를 하고 있다고 알렸다. 

규제개혁 비례당은 이날부터 발기인 200명을 확보하고, 조직과 행동강령, 선언문을 만들고 오프라인 대신 SNS 등 온라인 소통으로 운영된다. 

고영하 회장은 "오늘이 사실상 첫 모임으로, 시작은 미약하지만 모바일과 인터넷을 무기로 창당에 속도를 내고, SNS를 통해 세력을 키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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