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카카오와 대한항공이 고객 가치 혁신 및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업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을 당시 모습. 하은용 대한항공 부사장(왼쪽부터),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 배재현 카카오 부사장이 양해각서 체결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디지털투데이 정유림 기자] 카카오가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의 지분 1% 가량을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남매간 경영권 다툼이 격화되는 가운데 카카오가 새로운 복병으로 등장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해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의 지분 1%를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분 매입 시점이 언제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카카오 측은 "대한항공과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후 한진그룹과 전사적인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일부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며 "의결권 행사 여부는 현재로서 결정된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대한항공과 카카오는 고객 가치 혁신과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MOU를 맺고 플랫폼, 멤버십, 핀테크, 커머스, 콘텐츠,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제공해 나가기로 했다. 

업계에선 과거 두 회사의 제휴 관계를 바탕으로 카카오의 이번 지분 매입이 일종의 투자라고 분석했다.

당시 협약이 정보기술(IT), 마케팅이 접목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에선 카카오가 조 회장과의 사전 교감을 통해 한진칼 지분을 매입했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봤다. 

또 최근 조 회장에게 반기를 든 조현아 전 부사장이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17.29%), 반도건설(8.20%)과 손잡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우호지분 확보에 비상이 걸린 조 회장 입장에서는 우군의 등장이 절실했다는 분석이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카카오가 조 회장의 '백기사' 역할을 할지, 경영권 분쟁의 '키맨'으로 부상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카카오가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1%에 불과하지만 오는 3월로 다가온 주총에서 조 회장의 경영 성과를 방증하는데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단 조 전 부사장 측의 3자 공동 전선 구축이 최종 확정된 것이 아니고 카카오와 반도건설 등의 역할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아 당분간 주주 간 합종연횡과 경영권을 둘러싼 신경전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설 연휴를 계기로 가족 간 극적 화해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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