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11일 KBS·MBC·SBS 등 지상파 3사 등 33개 방송사업자에 대해 재허가를 하기로 결정했다. 반면 경기방송, OBS경인TV, TBC에 대해서는 재허가 의결을 보류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날 오전 제62차 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올해 12월 말 허가 유효기간이 만료되는 방송사업자에 대해 이같이 의결했다. 방통위는 재허가 심사를 위해 방송·미디어, 법률, 경영·회계, 기술, 시청자 등 각 분야 전문가 11인으로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심사했다.

심사 결과 KBS·MBC·SBS 등 33개 사업자, 141개 방송국은 재허가 기준 점수인 650점 이상을 받아 유효기간 4년으로 재허가가 됐다. 또한 MBC강원영동, 광주문화방송, 대구문화방송, 목포문화방송, 울산문화방송, 제주문화방송, 경인방송, 국악방송, 불교방송, 가톨릭평화방송, 기독교방송, 극동방송 등도 재허가를 받았다.

반면 경기방송은 재허가 기준점수인 650점 미만이었고, OBS경인TV는 중점 심사사항인 ‘방송프로그램의 기획·편성·제작 및 공익성 확보 계획의 적절성’에서 배점의 50% 미만을 받았다.

방통위는 OBS에 대해서는 경영정상화를 위한 이행계획 등을, 경기방송에 대해서는 경영 투명성 제고와 편성의 독립성 강화 등을 위한 계획과 개선 의지, 그리고 구체적 이행계획을 확인한 뒤 재허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또, 재허가 심사 기간에 최다액출자자가 변경된 TBC의 3개 방송국에 대해서는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 관련 사항 등에 대해 검토한 뒤 재허가 여부 등을 결정한다.

(사진=백연식 기자)
(사진=백연식 기자)

방통위는 이번 재허가 심사를 통해 방송의 공적 책임·공정성의 실현 가능성, 프로그램 제작·투자계획의 적절성 등을 중점적으로 심사했으며, 심사위원회의 주요 지적사항 등을 반영해 재허가 조건과 권고사항을 부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도권 UHD(초고화질) 3사에 HD에서 UHD로의 스튜디오 전환계획 등 UHD 제작 시설에 대한 구체적인 투자계획을 수립해 방통위에 제출하고, 그 이행실적을 매년 4월 말까지 제출하도록 했다.

또 새로운 정책 방안 수립 전까지는 방통위가 정한 'UHD 프로그램 인정기준'에 따라 UHD 프로그램을 최소 20% 이상 편성하도록 했다. 지역방송사에 대해서는 방송의 공정성과 투명성 강화를 위해 이사, 감사 등의 장기 연임을 제한하는 규정을 마련하도록 했다.

방통위 측은 지상파 방송사들이 이번에 부가된 재허가 조건과 권고사항 등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시청자가 방송사업자 재허가·재승인 절차에 보다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재허가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허욱 방통위 상임위원은 “이번에 재허가 보류한 3개사 중 TBC가 문제다. 최다액출자자 변경 승인을 안받아서 법을 위반했다. 재허가 심사를 위한 그간의 예산과 노력을 낭비하게 됐다.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OBS 경인티비는 재허가 거부에 해당되지만 이행계획을 확인 후 결정 하기로 했다. 방송의 공적책임에 대한 경영진의 의지가 낮다. 방송법상 소유구조 위반 가능성 있다. 3개사에는 청문회 수준의 의견청취를 거쳐 재허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창룡 방통위 상임위원은 “방통위가 강경 일변도로 가서는 안된다. 유화적으로 운용해야 한다. 규제만이 능사는 아니다”라며 “방송의 공적책임 차원에서 내용만 볼 수는 없고, 준법의지 확인을 해서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 규제기관으로서 강경일변도로 규제만 하면 문제지만, 모럴헤저드는 타 방송사에도 영향을 미친다. 엄격한 잣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2019년 방송콘텐츠 제작역량평가 결과도 공표했다. 방송콘텐츠 제작역량평가는 2012년부터 등록대상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를 대상으로 매년 실시해 왔으며, 올해에는 89개 사업자 160개 채널이 평가를 받았다.

평가대상 기간은 2018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다. 방통위는 재승인·재허가 사업자와 계열 관계에 있거나 대규모 PP인 경우에는 ‘가’ 그룹으로, 중소규모이거나 재승인·재허가 사업자와 계열 관계에 있지 않은 PP는 ‘나’ 그룹으로 구분해 평가했다. 평가 결과를 보면 매우 우수 등급에는 가 그룹에서 MBC스포츠플러스, 드라맥스, 투니버스 등 12개 채널이, 나 그룹에서 바둑TV, 애니맥스, 소비자TV 등 13개 채널이 선정됐다.

우수 등급으로는 가 그룹에서 JTBC 골프, MBC 뮤직, 중화TV 등 20개 채널이, 나 그룹은 서울경제TV SEN, 가요TV, 마운틴TV 등 19개 채널이 포함됐다.

방통위는 평가결과를 매우우수(15%), 우수(25%), 보통(35%), 미흡(20%), 매우미흡(5%) 5개 등급으로 분류했고, 이 가운데 상위 2개 등급인 매우우수와 우수 등급에 해당하는 사업자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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