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유다정 기자] 카카오가 다음 포털 서비스의 대대적인 개편을 내년 상반기에 진행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 논의 중으로, 알고리즘 로직 개선을 넘어선 완전히 다른 서비스를 내놓을 것이라는 방향성을 전했다. 이에 앞서 카카오톡 #탭의 실시간검색어 서비스가 오늘(25일) 오후 1시께 폐지된다. 이달 내 연예 기사에 제공되는 댓글 서비스가 중단되며, 연내 인물 관련 검색어 추천 등도 없어진다.
여민수, 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카카오가 25일 판교 오피스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뉴스 및 검색 서비스 개편 계획을 발표했다.
오전 11시에 시작한 간담회는 이날 오전 8시께 공지되는 등 긴급하게 결정된 모습을 보였다.
여민수 대표는 "어제까지 깊이 있게 논의한 결과 오늘 오후 1시부터 카톡 #탭의 실시간 이슈 검색어 서비스를 폐지하기로 결정돼 이에 맞춰 긴급하게 발표한 것을 양해해 달라"며 "내부적으로는 저희 취임 때부터 2년이 넘게 포털의 역할과 사회적 소명에 대해 고민해 왔다. 오늘 공개한 내용은 그 시작이며, 앞으로 이용자 반응을 살피면서 개선안을 더욱 다듬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물 중심으로 댓글·관련 검색어 개선 작업 들어가
구체적으로 드러난 방안은 ▲오늘(25일) 오후 1시부터 카카오톡 내 #탭에서 실시간 검색어를 폐지 ▲이달 내 연예 뉴스에서 댓글 서비스를 잠정 폐지 ▲인물 검색 시 관련 검색어 제공(서제스천, 자동완성 기능) 연내 조치 등이다.
카카오는 이번 조치에 대해 '사람'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및 설리 등 일련의 사건들은 인격 모독 수준은 공론장의 건강성을 해치는데 이르렀다는 의견이 많다는 점에서다. 카카오는 관련 검색어 또한 이용자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검색 편의를 높인다는 애초 취지와는 달리, 사생활 침해와 명예 훼손 등 부작용이 심각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카카오는 연예 섹션의 뉴스 댓글을 잠정 폐지하고, 인물 키워드에 대한 관련 검색어도 제공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검색어를 제안하고 자동 완성시켜주는 서제스트 역시 중단되며 프라이버시와 명예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개선해 나간다.
여민수 대표는 "정치 섹션에서도 분명히 안좋은 댓글에 대한 역기능이 존재하나, 일단 공론의 장으로써 열어둔 상태"라며 "댓글 서비스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방안을 찾아갈 것이며, (연예 섹션을 시작으로) 다른 섹션에서도 부분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계속해서 논란을 빚고 있는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에 대해선 폐지를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 중이다. 로직 개선 차원이 아닌 완전히 다른 서비스를 내놓겠다는 것이다. 카카오측은 재난 등 중요한 사건을 빠르게 공유하고, 다른 이용자들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알 수 있게 하려는 본래의 목적을 제대로 실현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추이를 보여주는 트렌드 서비스는 남겨둘 수 있음을 시사했다.
지난 과학기술정보통신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네이버와 카카오는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와 함께 실검과 관련된 부작용에 대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오늘 KISO에서 관련 토론회가 개최되며, 향후 개편안에도 관련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포털 역할 고민...콘텐츠 유통 프레임 확 바꾼다
조수용 대표는 "전국민이 똑같은 기사 나열을 보고, 포털이 어젠다 세팅하는 기능을 가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며 "기존 포털의 역할에서 다른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 개편을 넘어 콘텐츠 유통에 대해 프레임 자체를 바꿀 것"이라는 설명이다.
카카오가 제시한 것은 ▲뉴스를 벗어난 인플루언서·블로그·브런치 등 콘텐츠 유통 강화와 ▲개인화다. 카카오는 '카카오만이 할 수 있는 구독 기반 콘텐츠 서비스'를 만들자는 방향을 잡았고, 그에 맞춰 새로운 플랫폼 준비에 착수한 상태다. 여기에는 댓글 서비스를 폐지하거나 기사를 생산하는 미디어에게 자율 결정권을 주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네이버의 경우 메인화면 개편을 통해 언론사를 구독하는 방식을 선보인 바 있다. 카카오는 언론사 기사 뿐 아니라 인플루언서 콘텐츠 및 , 블로그, 브런치 글들도 포함해 대중이 자신만의 미디어를 재창조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여민수 대표는 "가 보지 않은 길이기에 이 개편 이후 어떤 일이 일어날지 저희도 명확히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비즈니스 측면에서 보자면 리스크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번 결정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조금 더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는 방법의 시작이라고 믿는다. 앞으로 이용자들께서 주시는 반응을 면밀히 살피면서 개선안을 더욱 다듬어 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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