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유다정 기자] 인터넷 포털 사이트 첫화면에서 제공하는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는 와중, 이용자들은 실검 폐지에 부정적이라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많은 이용자들이 기존 서비스에 만족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일부 정치권에서 논란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5일 이상우 연세대학교 정보대학원 교수는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포럼서 실시간 검색어 소비자 인식조사에 대한 내용을 일부 공개했다.

이상우 교수가 공개한 것은 2019년 10월 8일부터 10월 11일까지 총 4일간 엠브레인을 통해 진행한 설문 결과다. 조사대상은 포털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실시간 검색어에 대해 인지하는 이용자 1,153명으로, 성비와 연령대는 고르게 분포했고, 정치성향은 보수가 54.7% 진보가 45.3%로 꾸려졌다.

실시간 검색어란 포털 검색창서 실시간(일정 기간) 검색량이 가장 급증한 키워드를 말한다. 네이버의 '급상승 검색어', 다음 '실시간 이슈 검색어'가 그것이다.

2016년 말부터 매크로를 활용해 댓글 조회수(좋아요와 같은 공감수)를 조작한 이른바 '드루킹사건'에 이어, 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실검 총공을 두고 그 적절성에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대표와 과방위원들이 '조국 힘내세요' 실검 운동은 조작이라며 네이버 본사를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연예인에 대한 실검 응원, 토스와 같이 마케팅에 실검을 이용하는 사례도 논란에 기름을 얹었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가 25일 서울 광화문 S타워에서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순위 올리기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이미지=유다정 기자)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가 25일 서울 광화문 S타워에서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순위 올리기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이미지=유다정 기자)

 

그러나 이용자들은 '총공'에 대해 '새로운 정치 참여 방식'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낮은 연령층과 보수 성향을 가진 응답자들에서 이러한 경향이 높게 확인됐다. 

대부분의 이용은 수동적이었다.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확인을 목적으로 포털사이트에 접속하기보다는, 흥미 위주로 여유 시간 소모를 위해 실검을 이용했다. 설문 결과에 의하면 응답자들은 평소 실시간 검색어를 확인하고, 하루 평균 3.22개의 키워드를 클릭하는 편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용자들이 실검에 의해 필터버블(확증편향)에 빠지지 않는다는 것을 시사한다.

윤여진 언론인권센터 상임이사는 "일반 시민에게는 실검 이슈가 뜨겁지 않다. 시민은 이미 실검이 그렇게 순수한 공간이 아님을 알고 있다"며 "심각하게 바라볼 문제가 아니"라며, 일부 정치권에서 논란을 키우고 있음을 비판했다.

실검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도 높았다.

응답자들의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 만족도는 3.08점(5점 만점)으로 긍정적인 편이었다. 정치성향별로 봐도 진보 3.04점, 보수 3.12점으로 모두 긍정평가를 보였다.

이용자들은 서비스 폐지에 대해선 부정적이었다. 현재의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의 운영을 찬성하는 의견이 우세했다. 이용자 맞춤형 배치 등의 수요도 다소 있을 뿐이었다. 

대다수 이용자들은 정부에 의한 규제에도 부정적이었다. 규제 주체는 '포털 서비스 사업자 스스로'가 34%로 가장 높았다. 제3의 민간기구(31%)가 두번째, 관리가 불필요하다는 입장도 28%로 많았다. 정부에 의한 규제는 7%로 가장 낮은 응답을 받았다. 

아울러 이상우 교수는 "실검 규제 논의가 기업 영업 자유와 영업 비밀 보호, 표현의 자유 등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구글을 비롯한 해외 사업자에겐 규제 적용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국내 사업자들의 사업 행위만 옭아매는 규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결론지었다.

이상우 교수가 공개한 실시간 검색어 소비자 인식조사에 따르면, 대다수 이용자들은 정부에 의한 규제에 부정적이었다.
이상우 교수가 공개한 실시간 검색어 소비자 인식조사에 따르면, 대다수 이용자들은 정부에 의한 규제에 부정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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