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박창선 기자] 단순 반복적인 문서 작업을 자동화할 수 있다면? 구글이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 구글 독스 API(Google Docs API)를 발표했다. 이 API는 작년에 구글이 개최한 클라우드 넥스트 2018 행사에서 프리뷰 버전이 공개되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구글이 말하는 독스 API 활용 예는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대규모 문서 작성이다. 관련 예로 드는 것이 매달 발행하는 인보이스(Invoice) 작성이다. 구글 독스 API를 이용하면 계산서 발행에 필요한 수신자 연락처, 구매 번호(PO) 등의 정보를 관련 시스템에서 가져와 구글 시트 문서에 자동으로 기재할 수 있다. 

두 번째 예는 콘텐츠 관리 시스템(CMS)과 연결해 쓰는 것이다. 예를 들면 구글 독스로 글을 쓰면 해당 내용이 회사 블로그나 위키에 페이지를 생성하게 하는 것이다. 세 번째 용도는 워크플로우 관리다. 신입 사원이 입사했을 때 관련 안내 문서를 작성해 제공하는 것, 계약서 작성, 인보이스 발행 등 미리 만들어둔 문서 서식에 필요한 정보를 채우는 작업을 자동으로 처리하는 것이다. 

사실 이런 기능은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가 진작에 제공한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쉐어포인트, 파워앱, 플로우를 앞세워 문서 기반의 업무 프로세스 자동화를 지원했다. 

그렇다면 요즘 대세인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와 구글 G 수트,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가 제공하는 문서 기반 자동화는 무엇이 다를까? 

단순 반복적인 수작업을 줄여 업무 생산성과 효율을 높인다는 목표는 같다. 하지만 자동화를 통해 이루려는 목표와 방향이 다르다. 차이가 무엇일까?

자동화는 크게 매크로 기반 자동화, IT 프로세스 자동화, RPA로 구분할 수 있다. 매크로는 우리가 잘 아는 엑셀에서 쓰는 매크로를 떠 올리면 된다. 

IT 프로세스 자동화는 여러 시스템에 연계된 작업을 자동화하는 것이다. 구글 독스 API의 활용 사례 중 넷플릭스에서 엔지니어링 대응 절차를 자동화한 것이 있다. 시스템 운영 및 장애 관련 대응 시 필요한 데이터 수집과 문서 작업을 자동화한 것인데, 이런 응용이 IT 프로세스 자동화의 대표적인 예다. 구글 독스 API나 마이크로소프트 플로우 그리고 사용자 저변이 꽤 넓은 자동화 도구인 제피어(Zapier) 등을 이 범주에 넣을 수 있다. 

RPA는 자동화 대상과 범위가 훨씬 넓다. 매크로는 사용자 수준에서 쓰는 기능이고, IT 프로세스 자동화는 팀에서 주로 이용한다. 반면에 RPA는 전사 측면에서 활용한다. 또한, 매크로와 IT 프로세스 자동화는 활용 범위가 제한되어 있다. 아무래도 시스템, 데이터 측면에서 업무 절차를 바라보기 때문에 응용 시나리오가 뻔하다. 반면에 오토메이션애니웨어, 유아이패스 등 RPA 선도 기업이 제시하는 자동화는 적용 시나리오가 무궁무진하다. 사람이 하는 일이라면 일단 고려해 볼 수 있다. 반복적인 일을 기계처럼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하는 일 중 프로세스를 개선할 수 있는 것에 모두 적용할 수 있다. 

기술과 솔루션의 차이 구분이 무엇이 중요하겠는가. 평소 우리가 귀찮아하던 잡무들이 매크로, IT 프로세스 자동화, RPA에 의해 빠르게 기계의 손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이다. 

자동화 기술이 잡무를 대신 처리해주는 것은 환영이다. 다만 사람이 하던 일 중 적지 않은 부분을 인공 지능 기반 봇(Bot)이 맡는 것은 마냥 반기기 어렵다. 자동화 업계가 말하는 불필요한 일 대신 더 전문적인 일을 하며 인간과 봇이 공존을 하려면 비즈니스 프로세스 혁신 이전에 업무의 디지털 전환에 맞는 인사 관리와 인재 개발 계획이 준비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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