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LG전자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모바일 커뮤니케이션즈)사업본부가 올해 3분기에도 1400억원 수준의 적자를 내며 1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LG전자는 지난 24일 출시한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V40 씽큐(이하, V40)로 승부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시장 상황은 밝지 않다. 104만원대로 책정한 출고가 역시 제품 가치에 비해 비싸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25일 LG전자는 3분기 매출 15조 4270억원, 영업이익 7488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작년 동기 대비 각각 1.3%, 45.1% 증가했고, 전 분기에 비해 매출은 2.7%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2.9% 감소했다.

백색가전 및 에어컨(H&A), TV 및 엔터테인먼트(HE) 부문이 좋은 실적을 보였지만,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1463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14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올해 상반기에 출시했던 G7 씽큐도 판매가 부진하며 시장에서 실패한 탓이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작년 1분기 3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 2분기 액세서리용 전자제품을 담당하는 사업부(컴패니언 디바이스)가 MC본부 산하로 포함되면서 나중에 흑자 처리된 것이다. 하지만 작년 1분기 당시는 적자였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평가해도 적자로 보는 것이 맞다.

LG V40 씽큐 (사진=LG전자)
LG V40 씽큐 (사진=LG전자)

 

LG전자 MC사업본부의 영업손실이 전분기 1850억원, 작년 동기 3810억원이었기 때문에, MC사업본부의 올해 3분기 영업손실액이 감소했다는 점은 그나마 긍정적이다. LG전자는 G7의 판매가 부진하자 재고 부품을 소진하기 위해 G7 원이나 G7 핏 등 G7 파생 모델을 출시했다. 이를 통해 부품 재고를 줄였고, 체질 개선에 나서면서 적자폭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수요가 감소하고 있지만 G7 등 LG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며 “Q7, Q8 등 중가형 모델의 판매도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다. LG전자는 철저하게 수익성 중심으로 판매 전략을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지난 24일,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V40을 출시했다. 출고가는 104만9400원인데, 경쟁작인 갤럭시노트9(128GB)의 출고가가 109만4500원이기 때문에 V40의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지 않다.

또한 V40는 세계 최초로 5개(펜타) 카메라를 적용했지만, 카메라 외에는 차별화 요소가 보이지 않는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부문의 브랜드 파워 역시 삼성전자나 애플에 비해 확연히 떨어진다. 애플의 경우 아이폰XS 및 아이폰XS 맥스, 아이폰XR을 다음달 2일, 국내시장에 출시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23일, 후면 트리플(3) 카메라를 적용한 40만원대 중저가폰 갤럭시A7을 출시했다. 또한 다음 달에는 후면 쿼드(4) 카메라를 탑재한 갤럭시A9프로를 국내 시장에 내놓는다. 업계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시장 상황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LG전자 MC사업본부는 올해 4분기에도 적자를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와 관련, LG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장은 판매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MC사업본부는 펜타(5) 카메라를 적용하고 인공지능 기능을 강화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LG V40을 비롯해 매스 프리미엄 시장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신제품을 출시해 매출 확대와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황정환 LG전자 MC사업본부장(부사장)은 지난 4일 열린 V40 간담회에서 “하루 아침에 적자를 흑자로 바꾸진 못한다. 한 두 모델을 가지고 사업 턴어라운드 기점을 잡겠다는 것이 아니다”며 “흑자전환을 위해 사업 구조를 바꾸고 체질 개선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적은 폭이지만 손익이 지속 개선되고 있어서 내년 모바일 사업도 올해보다 개선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긴 호흡으로 봐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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