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모바일 커뮤니케이션즈)사업부문이 V50 씽큐(이하 V50) 판매 호조에도 불구하고 적자 폭을 줄이지 못하며 17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나갔다. LG전자는 부문별 실적을 공시하지는 않았지만,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2분기에도 2000억원대 초반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분기 영업손실과 비슷하거나 심화됐고 전년 동기(작년 2분기) 1854억원보다 적자가 늘어난 것이다. 북미 등 글로벌 시장에서 V50의 판매가 부진했고, 국내의 경우도 V50 공짜폰으로 떨어지는 등 마케팅 비용을 많이 사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5일 LG전자는 올해 2분기(4월~6월)에 매출 15조6301억원, 영업이익 6522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증권 업계 컨센서스인 7780억원에 못미치는 실적이다. 가전 부문이 선전했지만 MC사업부문의 적자가 뼈아팠다.

증권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2분기에도 2000억원대 초반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분기 영업손실(2035억원)과 비슷하거나 많고 전년 동기(작년 2분기) 1854억원보다 적자가 심화된 것이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작년 1분기 3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작년 2분기 액세서리용 전자제품을 담당하는 사업부(컴패니언 디바이스)가 MC본부 산하로 포함되면서 나중에 흑자 처리된 것이다. 하지만 작년 1분기 당시는 적자였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평가해도 적자로 보는 것이 맞다. 증권 업계 예상이 맞다면 17분기 연속 적자다.

LG V50 씽큐와 탈부착식 스크린 (사진=LG전자)
LG V50 씽큐와 탈부착식 스크린 (사진=LG전자)

LG V50은 지난 5월 10일 국내 출시된 후 현재까지 약 30만대가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6월에는 미국 시장에도 진출했다. 하지만 이는 제품의 완성도나 인기가 아닌, 실제 구매가가 사실상 0원이었기 때문이다. V50 출시 초기에는 제품을 구매하면 오히려 소비자에게 페이백으로 10만원 이상이 지급되기도 했다. 이통사가 유통망에게 과다 리베이트(판매 장려금)를 지급한 것은 맞지만 LG전자의 지원이 없다면 공짜폰이 되기는 어렵다. 과다한 마케팅 비용은 수익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LG전자는 하반기 5G 스마트폰을 추가로 내놓을 예정이지만 당분간 흑자 전환이나 적자 폭 개선은 사실상 어렵다. 삼성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10이 8월에 출시될 예정이고, 애플의 아이폰 신작 역시 국내에 출시되기 때문이다. 다만, LG전자는 이르면 9월 초 독일에서 열리는 유럽 가전전시회(IFA)에서 듀얼 스크린 스마트폰 후속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LG전자는 경기도 평택의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LG 하이퐁 캠퍼스로 통합 이전하고, 평택 스마트폰 생산인력은 창원 생활가전 생산 공장으로 재배치한다. 2014년 준공된 하이퐁 스마트폰 공장은 연간 600만 대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베트남 내수 및 수출용 중저가 제품을 주로 생산해 왔다. 이번 재배치에 따라 연간 생산 능력이 1100만 대로 증가되는 하이퐁 스마트폰 공장은 올해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가동된다.

박강호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V50 씽큐가 국내에서 판매 호조를 보였으나 북미 시장에서 판매 증가는 미미했던 것”며 “마케팅 비용을 감안하면 적자 개선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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