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이재구 기자]테슬라가 지난달 23일 운전자의 목숨을 앗아간 치명적 충돌 사고를 밝히면서 당시 자율주행(Auto Pilot)모드였다고 확인, 자율차업계와 소비자 모두에 비상이 걸렸다. 이 사고가 자율주행차 업계 전체의 미래에 암운을 던져줄 것이라는 성급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우버 자율주행차가 사망사고를 낸 지 불과 5일 만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소비자의 우려도 증폭되고 있다. 특히나 테슬라로서는 이번이 최소한 세 번째 자율주행 모드 운전 사망 사고란 점에서 심각하다. 테슬라는 경쟁사 웨이모 등과 달리 자율주행차에 사물 감지용 라이다(LiDAR)센서를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의 자율주행시스템인 오토파일럿 기반의 자율주행 모습 (사진=위키피디아)

뉴욕타임스·클린테크니카는 31일(현지시각) 지난 2015년 첫 등장한 테슬라의 반자율주행시스템이 3월 23일 치명적 충돌사망 사고를 일으켜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테슬라는 지난 30일(현지시각) 자사 포스트에 3월 23일 캘리포니아에서 모델X를 운전하던 사람이 오토파일럿을 작동하던 중 치명적인 충돌사고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에따라 오토파일럿에 대한 새로운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테슬라, “운전자가 시각적, 청각적 경고에도 운전대 잡지 않아”

사망한 운전자가 타고 있던 모델X SUV는 테슬라의 수정된 SW를 업그레이드받은 차였다. 하지만 그의 차량이 자율주행(오토파일럿)모드에서 마운틴뷰 101고속도로에 있는 교차점 근처의 콘크리트 칸막이에 부딪치기 직전 그의 손은 6초 동안 운전대에서 감지되지 않았으며, 운전자인 황씨나 오토파일럿 어느 쪽도 브레이크를 작동시키지 않았다.

지난달 23일 테슬라 모델X SUV가 자율주행모드에서 충돌사고와 화재를 일으켜 운전자가 사먕했다.(사진=abc 유튜브)

테슬라는 자사 웹 사이트에 올린 성명서에서 “3월23일 오전 9시 27분 발생한 사고에서 충돌사고를 당한 운전자는 중앙 분리대 장벽에 부딪치기 전에 ‘장애물없는 150미터 정도의 (시야를 확보한)거리에서 약 5초 간의 시간을 갖고 있었다”면서 “차량기록을 보면 운전자 웨이 황(38)은 ”주행중 여러번 시각적 청각적 경고를 받았지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는 ‘이 사고는 테슬라 차량의 대표적 특징인 오토파일럿(Autopilot)과 함께 테슬라가 운전자와 승객을 안전하게 보장할 만큼 충분한 기술력을 가졌는지에 대해 다시한번 묻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테슬라는 자사의 오토파일럿 하드웨어를 변호하고 있다.

테슬라는 발표문에서 “미국내 모든 자동차들은 8600만 마일(약 1억3840만km)당 한번의 사망사고를 겪는데 반해, 오토파일럿이 장착된 자동차는 3억2000만 마일(약 5억1500만km)당 1건의 사망사고를 겪는다“고 말했다. 이어 ”만일 당신이 오토파일럿 하드웨어를 장착한 테슬라를 타고 운전한다면 당신은 치명적 사고에 관련될 확률은 3.7배나 덜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자율주행기술 부문 분석가인 마이크 램지 가트너 분석가는 “적어도 오토파일럿에 근본적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제 이 시스템은 스스로가 당신보다 더 많은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 그것은 자율주행시스템이 아니다. 핸즈프리 시스템도 아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렇게 사용하고 있으며 갑자기 작동하지 않을 때까지는 잘 굴러간다”고 꼬집었다.

테슬라 자율주행차 사망사고로 엎친 데 덮친 격

충돌 사망사고에 대한 테슬라의 29일 블로그 포스트는 “오토파일럿이 모든 사고를 예방하지는 않는다”며 “이 시스템은 사고발생 가능성을 훨씬더 줄여주며 분명히 세상을 더 안전하게 만든다”고 쓰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고는 가뜩이나 갈 길 먼 테슬라의 걱정을 가중시키고 있다.

테슬라의 경우 이번 충돌 사건 사안의 중대성은 단순한 오토파일럿의 문제 이상이다.

이번 사고가 사람들의 자율주행차에 대한 불안감을 더욱더 부채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동종 자율주행차 개발업체들의 미래를 향한 노력에도 암운을 드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나 이번 사고는 우버가 지난 달 18일 밤 10시 경 자율주행차 시험주행중 애리조나 템페에서 무단횡단하던 49세 여성을 사망케 한 사고발생 5일 만에 일어난 것이어서 더큰 충격을 주고 있다.(애리조나 사고는 자율주행차가 보행자를 사망케 한 최초의 사고로 기록된다.)

이미 테슬라에 관한 부정적인 뉴스가 잇따라 쏟아져 나오고 있다.

테슬라의 주식과 채권 가치는 폭락하고 있다. 테슬라가 많은 돈을 투입하며 기대해 오던 캐시카우 기대작인 전기차 모델3의 잇단 출시 지연에 따른 우려도 한몫 했다.

무디스투자서비스는 테슬라가 “돈을 태워버리고 있다”며 이 회사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테슬라는 또한 엘론 머스크가 회장을 맡고 있는 태양전지 제조업체 솔라시티 인수와 관련해 투자자들의 소송에도 직면해 있다.

엘론 머스크는 자율주행차 사망사고와 모델3 지연, 그리고 주주의 소송 등으로 주가가 하락하고 있는 난국을 어떻게 돌파할까 (사진=위키피디아)

이런 가운데 다른 호화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자체 전기차 개발을 통해 더욱더 경쟁을 치열하게 만들고 있고 구글 자회사 웨이모,GM 및 다른 회사들은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을 넘어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켈리 블루북의 수석 분석가 칼 브라우어는 “현재 엘론 머스크의 신뢰성을 저해하는 많은 일이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30일 테슬라는 테슬라는 캘리포니아 주에서 발생한 충돌 사고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고 머스크나 다른 임원과의 면담도 거부했다.

테슬라, “오토파일럿이 흰색트럭 인식 못해”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은 레이더와 카메라를 사용해 도로 표지와 기타차량 및 도로상의 물체를 감지한다. 또 운전자가 거의 조작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운전하고 브레이크를 밟고 가속할 수 있다.

테슬라는 '오토파일럿(Autopilot)'이란 이름에 담긴 뜻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단지 운전자 보조시스템일 뿐 스스로 차를 조종하기 위한 것(SW)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운전자들은 대시보드 상에서 그리고 소유자용 사용 설명서를 통해 이같은 상황에 대해 경고를 받고 있다. 테슬라는 원래 이 오토파일럿 SW를 “베타버전”이라고 언급해 이 SW가 여전히 개발단계에 있다는 입장을 취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23일 플로리다주 충돌 사망사고시 운전자는 오토파일럿을 사용해 운전대를 잡지 않고도 몇 분 동안 고속도로에서 크루즈를 즐겼다. 이 사고시 자율주행시스템용 주요 센서인 오토파일럿의 카메라는 시골 고속도로를 가로 지르는 흰색트럭을 인식하지 못했다.

테슬라는 “트럭이 밝은 하늘을 배경으로 등장했기 때문에 카메라가 혼란을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3일 자율주행 모드에서 운전자 사망사고를 낸 모델X (사진=테슬라)

테슬라는 지난 2016년 가을 안전성을 높인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전송해 보냈다. 오토파일럿8.0으로 알려진 수정 버전에서는 운행중인 차량에서 운전자에게 훨씬 더 자주 운전대에서 손을 떼지 말라는 경고를 하게 돼 있다. 새로운 SW는 3번의 경고 후 운전자가 멈췄다가 다시 시동을 걸 때까지 자동운전장치인 오토파일럿을 작동하지 못하게 한다. 이는 운전자가 자율주행용 오토파일럿 시스템 사용시 도로에서 눈을 떼거나 오랜 시간 동안 운전대에서 손을 떼지 못하게 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는 2016년 플로리다에서 오하이오주에 사는 운전자가 테슬라 오토파일럿 주행중 사망 충돌사고를 내면서 이뤄진 조치다. 당시 오토파일럿을 작동중이던 테슬라의 모델S 세단이 좌회전 하던 트랙터 트레일러와 충돌했다.

지난2016년 6월 경찰보고서에 나타난 사고개요 도면.  왼쪽에서 오던 테슬라 자율주행모드 자동차(V02)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진행하다가 좌회전하려던 트랙터트레일러 (V01)를 인식하지 못하고 충돌사고를 일으켰다. (도면=플로리다 교통경찰)

미연방조사관은 운전자의 손이 충돌직전 단 몇초 동안만 운전대에 있었다는 것을 알아냈다.

프로그램이 없그레이드 됐을 때 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새로운 오토 파일럿 시스템은 정말로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 이상일 것”이라고 말하면서 “테슬라 모델 S세단과 모델X SUV는 지금까지 나온 차 가운데 도로상에서 가장 안전한 자동차로 만들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새 버전은 또한 레이더를 테슬라 자율차량의 오토파일럿 구동을 위한 주요 센서로 만들었으며 머스크는 “새 레이더가 밝은 하늘에도 불구하고 플로리다 사고 당시 트럭을 볼 수 있게 해 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토파일럿은 레이저를 기반으로 한 레이더인 라이다를 사용하지 않는다. 반면 웨이모와 다른 회사는 완전한 자율주행차를 만들기 위해 라이다 적용이 아주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라이다(Laser Radar, Light Cetection And Ranging)는 레이저를 발사해 산란되거나 반사되는 레이저가 돌아오는 시간·강도·주파수 및 편광 상태의 변화 등을 통해 측정 대상물의 거리·농도·속도·형상같은 물리적 성질을 측정하는 장치다.

보도에 따르면 엘론 머스크는 자신은 테슬라에 적용되는 오토파일럿의 안전을 위해 라이다가 필수적이라는 보고 있지 않다.

라이다 분야의 선발 주자로 꼽히는 벨로다인사의 라이다 (사진=벨로다인)

하지만 이에 앞서 사망사고를 낸 우버의 경우, 라이다센서를 줄이면서 사각지대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보행자를 발견하지 못하고 사망사고를 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클린 테크니카는 지난 29일 전직 우버 직원들의 말을 인용, “우버가 자율주행차 비용을 줄이기 위해 2016년 포드자동차로 시험할 때 라이다센서가 7개였지만 차량을 볼보SUV로 바꾸면서 1개로 줄여 사각지대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 사이트는 “이는 현시점에서 의심할 여지없이 우버 자율차의 보행자 사망사고 원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테슬라, 이번이 오토파일럿 운전자 3번째 사망사고

로이터는 카네기 멜론대 교통센터책임자인 라지 라지쿠마르(전직 우버직원)의 말을 인용, 우버 자율주행차 사망사건 원인에 대해 “우버는 볼보SUV에서 하나의 라이다만을 사용함으로써 주변의 보행자를 완전히 감지할 수 없었다”고 보도했다. 그는 10년이상 이 분야에서 일했다.

최고의 라이다 센서 공급사중 하나인 벨로다인의 웹사이트, 그리고 우버 SUV를 운행해 본 전직 벨로다인 직원에 따르면 벨로다인의 라이다는 차량주변을 360도 원형으로 볼 수 있지만 좁은 수직 범위로 인해 지면으로부터 낮은 곳에 있는 장애물을 감지하지 못한다.

우버의 포드 퓨전모델과 볼보 차량으로 제작한 자율주행차를 모두 운행해 본 전직 우버 직원은 “(최고의 자율주행차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알파벳의 자회사 웨이모의 자율주행차에는 6대의 라이다 센서가 장착돼 있으며, GM의 자율주행차에는 5대의 라이다가 탑재되고 있다...우버의 경영진은 몇몇 자동차 엔지니어가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더많은 자동차가 더많이 주행하도록 하기 위해 (라이다를 줄이는 방향으로)신속하고 자신있게 움직였다”고 말했다.

지난 2016년 말 이 자율주행차로 시험을 했던  전직 우버 직원은 “우버의 볼보 자율주행차는 도로로 펼쳐진 배달 트럭 뒷부분의 리프트(tailgate lift)를 볼 수 없었다. 그리고 차는 시속 35마일(53km)로 이 차와 충돌했다”고 털어놓았다.

우버의 자율주행차는 시험주행에서 테일리프트를 발견하지 못해 충돌사고를 일으킨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위키피디아)

뉴욕타임스는 지금까지 테슬라 오토파일럿으로 자율주행하던 운전자 가운데 적어도 3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지난 2017년에는 중국인 테슬라 자동차 운전자가 모델S를 타고 가다가 고속도로 청소차에 충돌했다고 전했다.

국가교통안전위원회(National Transportation Safety Board)는 현재 황씨를 사망케 한 지난 3월23일 차량 충돌 사고를 조사 중이다.

한편 미국고속도로안전국(National Highway Traffic Safety Administration)은 지난 2016년 플로리다주 사고 조사에서는 오토파일럿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운전자의 오토파일럿 오용방지를 위한 안전장치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조사는 시스템의 결함으로 인해 충돌이 발생했는지 여부에 대한 질문에만 초점을 맞추었다. 그리고 그런 결함을 발견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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