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이재구 기자]“MIT=수학적으로 쓸데없는 이론들(MIT=Mathematically Incompetent Theories). 적어도 공유차량 승차에 관한 한...”

세계최대 차량공유서비스 업체인 우버의 다라 코스로우샤히 최고경영자(CEO)가 세계최고 대학으로 꼽히는 매사추세츠공대(MIT)에 대해 발끈해 이같은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또한 자사 최고경제학자인 조너선 홀의 답변을 공유했다.

우버가 세계최고의 명문 공대를 깎아내리게 된 사연은 최근 MIT 연구진이 내놓은 “차량공유업체 우버와 리프트 운전자의 평균 시급이 3달러37센트(약 3630원)에 불과하며 30%는 일을 해도 실제로는 돈을 잃어가고 있다”고 쓴 보고서 발표 내용 때문이었다.

하지만 MIT가 이전과는 달리 보다 정확한 계산법에 의해 산정한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까지 나오면서 우버를 더욱 궁지로 몰아넣고 있는 모양새다.

MIT보고서의 계산이 정확하다면 이는 공유경제의 근간을 통째로 흔들 초대형 쓰나미가 될 수도 있다.

콜롬비아에서 운영중인 우버의 모습. 대시보드 위에 우버앱을 달고 운행중이다. (사진=위키피디아)

포춘은 우버의 경제학자 조너선 홀은 MIT연구진에 대한 반박문을 내면서 우버직원과 함께 작성한 편향적인 연구결과를 인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코스로우샤히 우버 CEO가 MIT와 연구원을 무능하다고까지 몰아세운 것은 크게 빗나갔으며 보다 부드럽고 점잖은 접근방식으로 우버를 이끌어가겠다는 그의 포부에서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또한 MIT연구에 흠결이 있다는 홀의 주장역시 적어도 제시된 내용만으로 볼 때에는 전혀 설득력을 가지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우버운전자 열악한 급여 재환기...사실이라면 공유경제 근간 흔들 수도

이번 보고서가 우버를 발칵 뒤집어 놓은 이유는 차량공유회사 우버와 리프트 운전자 상당수가 열악한 급여를 받으면서 근로자로서의 권리를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음을 환기시켰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는 또한 공유경제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까지 불러 일으킬 수 있는 결과라고도 할 수 있다.

연구를 이끈 공저자인 스티븐 조에프 스탠포드대 자동차연구센터 이사는 “이런 비즈니스모델은 비현실적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은 돈을 잃고 사업은 벤처캐피털 자금의 보조금을 받는다.그리고 운전자들은 필연적으로 매우 낮은 임금으로 이들에게 보조금을 준다”고 말했다.

공유자동차 운전자들은 공유경제의 주요 구성 요소지만 우버나 리프트와는 개별적으로 계약하는 독립 사업자다. 그래서 권리와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계층으로 분류된다.

다라 코스로우샤히 우버 CEO (사진=위키피디아)
다라 코스로우샤히 우버 CEO가 공유차량 승차에 관한한 이라는 조건하에 MIT=쓸데없는 이론들 이라고 트위터에 직격탄을 날렸다. (사진=트위터)

우버 대변인은 이를 처음 보도한 가디언지에 보낸 성명서에서 “이 보고서는 확실히 주목을 끌고 있지만 방법론과 발견내용은 아주 큰 결함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우려를 공유하고 접근방법을 개선하기 위한 협력방법을 제시하기 위해 보고서 작성자들과 접촉했다”고 밝혔다.

영국 가디언지는 MIT 자료조사를 수행한 해리 캠벨 분석가의 말을 인용, “우버 스스로도 공유차량 비용을 적절히 산정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실태를 전했다. 실제로 우버는 지난해 리스차량당 비용으로 당초 생각보다 18배나 되는 돈이 든다는 사실을 알고 미국내 자동차리스 사업을 중단했다. 일부 차량공유 운전자들은 차량 리스 프로그램이 자신들을 빚더미로 몰았다고 주장하고 있을 정도다.

■MIT 보고서 “최저임금에도 못미치는 급여”...어떻게 계산했나?

MIT 연구는 독립 분석가이자 공유 운전자들에게 조언하면서 ‘라이드셰어가이(The Rideshare Guy)’로도 불리는 해리 캠벨이 실시한 설문조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이들은 1100명이 넘는 우버와 리프트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이들의 수입, 사용하는 차종, 운전 거리 등을 조사했다. 이어 신차 및 중고차 가격 리뷰 사이트인 에드먼즈(Edmunds), 중고차 사이트인 켈리 블루 북(Kelley Blue Book) 및 미환경청(EPA·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의 데이터를 사용해 운전자의 일반 보험료, 유지 보수비, 가솔린값, 수많은 벌과금 티켓,기타 통행료 등 감가상각 비용을 계산해 우버와 리프트 운전자가 치러야 하는 지출 비용을 계산해 냈다.

이같은 방식으로 도출된 결론은 우버와 리프트 운전자가 시간당 평균 3.37달러의 세전 수입을 확보한다는 것이었다. 

러시아에서 운행중인 우버택시. MIT보고서는 미국 우버 운전자들이 최저임금에도 못미치는 급여를 받고 있다고 쓰고 있다. (사진=사진-위키피디아)

연구원들(스티븐 조에프, 스텔라젠, 파 아두, 곤즈라오 포조)은 이를 바탕으로 대다수 우버 운전자들이 자신들이 살고 있는 지역의 최저임금에도 못미치는 수입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이들 가운데 3분의 1은 차량의 비용을 제하고 나면 실제로 돈을 잃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에 따르면 다양한 수준의 서비스를 하는 우버와 리프트 운전자가 마일(1.62km)당 평균 0.59달러*(약 638원)를 버는 데 드는 운전자의 마일당 지출 비용은 0.3달러(약 325원)로서 마일당 평균 이익은 0.29달러(약 314원)였다.

포브스는 MIT연구결과를 인용, “우버와 리프트 운전자의 거의 절반이 미국세청(IRS)의 표준 마일리지 공제율을 사용해 세금손실을 신고할 수 있기 때문에 수십억달러(약 수조원)에 이르는 운전자들의 수익에 대해서는 세금이 붙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공유경제에 직격탄이 될지로 모를 이번 연구 수행 기관은 MIT산하 에너지 및 환경 정책 연구 센터(Center for Energy and Environmental Policy Research)였다.

■우버와 MIT 갑론을박...기존 연구에서는 운전자의 비용산정 안돼

홀은 일부 불분명한 설문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 불분명한 워딩으로 인해 응답자들이 호출차량서비스 일을 하는 시간, 다른 소득원으로부터의 소득 등을 잘못 보고하도록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MIT가 보고한 우버운전자의 시간당 서비스요금을 거의 60% 가량 낮춰 산정했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홀의 비판은 결국 응답자들이 일련의 잘 정제되지 않은 질문을 어떻게 해석했느냐에 대한 싸움에 따라 좌우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

그런데 홀은 “우버는 MIT의 연구에서 부각된 운전자의 차량 운행시 지출 비용에 대해서는 문제삼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우버 운전자의 시간당 임금을 낮추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우버앱 (사진=구글플레이)

중요한 것은 우버와 리프트의 운전자가 감당하는 비용에는 차량리스 비용, 또는 감가상각과 차량 소유주 자신의 유지보수 비용이 포함되는데 지금까지 행해진 많은 우버 운전자 급여 연구에서는 이런 요소들이 제외돼 왔었다는 점이다.

MIT연구팀은 우버운전자의 평균 임금을 제쳐 놓더라도 캠벨의 최신 연례 운전사 조사결과 우버 운전자들의 30.9%는 시간당 15달러(약 1만6200원)도 안되는 수입을 얻고 있다고 보고 했다. 놀랍게도 이는 운전다들이 들인 비용을 제하기 이전의 수입이다.  

MIT의 연구에 따르면 운전자의 비용은 마일을 기준으로 매출의 절반 정도였다. 이는 우버가 공유차량 호출 시장에서 경쟁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미국의 최저임금은 뉴욕주(뉴욕시 이외)가 지난해보다 1달러 오른 11.75달러인 것을 비롯, 뉴저지주 8.60달러, 알래스카주 9.84달러, 뉴멕시코 앨버쿼키 8.95달러, 애리조나주 10.50달러, 콜로라도 10.20달러, 미조리주 7.85달러, 오하이오주 8.30달러, 캘리포니아주는 서니베일 15달러, 샌타 클래러 13달러, 새너제이 13.5달러, 마운틴뷰 15다러, 오클랜드 13.23달러 등이다.

■우버 “기존 연구에서는 시간당 임금이 15.68달러...MIT가 틀렸다”

우버의 경제학자 홀은 MIT 보고서 내용에 반발하고 있다. 그는 “운전자들이 질문에 대한 잘못 해석한데다 이 연구의 일관성없는 논리로 인해 비슷한 여타 연구보다 낮은 급여를 산출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MIT의 연구는 우버 운전자의 시간당 평균임금을 15.68달러로 산정한 다른 조사와 비교할 때 흠이 있는 방법론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보고서에 제시된 급여 액수는 MIT연구진이 보고서 작성을 위해 데이터를 뽑은 바로 그 조사에서 나온 시간당 소득액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MIT 연구센터의 수석 저자인 스티븐 조에프는 지난주말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홀의 반박에 대해 “매출에 관한 질문이 응답자에게 어떻게 잘못 해석되었는지에 대해 보겠다”며 홀의 반박은 사려깊은 것이라고 말했다.

MIT보고서 연구를 위한 설문서를 작성한 해리 캠벨은 자신의 질문들은 분명했었다고 밝혔다. (사진=트위터)

조에프는 “우버의 보다 낙관적인 가정을 사용해 다시 분석해 보고 있으며 월요일까지는 새로운 결과와 함께 견해 차이를 인정하는 공식 반응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MIT보고서 수행을 위한 설문조사를 수행한 해리 캠벨은 트위터에 “난 꽤 분명하게 질문을 작성했다. 예를 들면 ‘당신은 우버 운전으로 한달에 얼마를 버십니까’같은 질문이다. 보다 정확하게 하기 위해 2018년에 이를 수정했다”라고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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