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AI [사진: 셔터스톡]](https://cdn.digitaltoday.co.kr/news/photo/202303/471880_440842_5632.jpg)
[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금융권에 인공지능(AI) 기술 적용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은행 등 금융회사 경영진들의 AI에 대한 인식과 방침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영국 핀테크 기업인 에비던트(Evident)가 분석한 글로벌 은행 ‘AI 성숙도 지수’를 소개했다.
에비던트는 북미 및 유럽계 대형은행 23곳의 AI 활용 실태를 바탕으로 ‘AI 성숙도 지수(AI maturity index)’를 발표했다. 평가결과 JP모건이 62.6점으로 1위를 차지했으며 나머지 은행들은 50점 미만의 점수를 받았다.
전 세계적으로 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금융권에서도 AI 활용이 늘고 있다. 국내 금융지주, 은행들도 AI 적용에 적극 나서도 있다. 지난 2021년 하나은행은 AI를 기반으로 대출한도를 산출하는 AI대출을 선보였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연세대와 AI 연구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KB금융그룹은 자체적으로 ‘AI 윤리기준’을 제정했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NH농협은행 등은 AI 은행원을 도입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이번 은행 AI 성숙도 평가 주요 항목을 주목했다. 에비던트는 은행의 AI 부서 직원의 관련 역량, 은행이 보유한 AI 특허, 은행의 AI 기업 대상 인수, 투자, 협업 등을 주요 평가 요소로 봤다. 또 은행의 AI 리스크에 대한 통제 노력 역시 포함됐다.
특히 에비던트는 AI 성숙도 지수의 주요 평가지표 중 경영진의 인식을 반영했다. 경영진의 AI에 대한 인식과 수준 그리고 AI에 대한 은행의 방침 및 커뮤니케이션를 주요 지표로 본 것이다. 은행이 AI 기업이 아님에도 경영진의 AI에 대한 인식을 포함시킨 것이다.
이는 AI 도입과 확산이 은행의 경영전략과 밀접하게 관련 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규제와 낡은 전산시스템(legacy system)이 국내 금융 산업 내 AI 발전의 제약으로 작용하고 있으므로 개선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과 금융권의 규제와 관행을 탈피하기 위해서는 경영진의 의지가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특히 전산시스템 전환과 최신 IT 기술 도입은 경영진의 주요한 판단 사항이다. 전문가들은 AI의 전면적 도입을 위해서는 은행, 금융회사의 전사적 디지털 전환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그런데 실무진이 이런 의지를 갖고 업무를 추진해도 경영진이 수용하고 결정하지 않으면 디지털 체질 개선은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은행에서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 서버로 주요 시스템을 전환할 때 또 전산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할 때 경영진의 판단이 중요했다. 따라서 AI 시대에 경영진들이 AI를 제대로 인식하고 경영 전략에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금융사는 경영진의 일관된 AI 경영 방침 하에 효과적인 AI 전략 및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AI 우수 인재를 채용·훈련해 AI 서비스를 고도화해 나갈 필요하다”며 “고객 대상으로는 윤리적이고 안전한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국내 주요 금융회사 경영진들은 이미 디지털 전환을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어 조만간 AI 대응에도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 신년사에서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은 디지털 선봉장을 자처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넘버1 금융플랫폼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금융플랫폼 넘어 일상 생활 플랫폼으로 확장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2023년 신년사에서 위기를 성장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그 방안 중 하나로 ‘디지털 금융 혁신’을 꼽은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