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그록5'로 롤 프로팀을 잡겠다고 선언하며 xAI 개발자 소집령을 내렸다. [사진: Reve AI]
일론 머스크가 '그록5'로 롤 프로팀을 잡겠다고 선언하며 xAI 개발자 소집령을 내렸다. [사진: Reve AI]

[디지털투데이 이윤서 기자] 일론 머스크가 2026년, xAI의 차세대 모델 '그록5'(Grok 5)로 세계 정상급 리그오브레전드(이하 롤, LOL) 프로팀을 꺾겠다는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크립토폴리탄은 머스크가 xAI의 게임·범용 인공지능(AGI) 개발에 속도를 내기 위해 개발자들을 직접 소집하고, 그록5가 인간과 동일한 조건에서도 정상급 실력을 펼칠 수 있다며 자신감을 한껏 드러낸 모습을 전했다.

머스크는 엑스(구 트위터)를 통해 "그록5가 2026년에 세계 최고의 롤 팀을 이길 수 있는지 보자"며, 중요한 제약 조건을 명시했다. 그는 "그록5는 카메라로 모니터만 볼 수 있고, 이는 20/20 시력을 가진 사람이 보는 것과 동일한 수준이어야 한다"며 "반응 속도나 APM(초당 조작 수)도 인간을 넘어서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록5가 기존 AI처럼 미리 프로그래밍된 전략이 아니라, '설명서를 읽고 스스로 실험하며 학습하는 방식'으로 게임을 배워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0월 이미 xAI의 게임 연구·개발 계획을 언급하며 2026년 말 첫 'AI 생성 게임'을 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인공지능(AI) 모델의 e스포츠 도전은 새롭지 않다. 2019년, 오픈AI가 개발한 '오픈AI 파이브'(OpenAI Five)는 도타2(Dota2) 세계 챔피언팀 OG를 상대로 연달아 승리하며 이 분야 첫 역사적 성과를 기록했다. 당시 오픈AI 파이브는 10개월 동안 매일 250년 분량에 해당하는 자가학습을 반복하며, 총 4만5000년 분량의 게임 경험을 축적했다.

하지만 게이밍 커뮤니티는 머스크의 도전에 회의적이다. 전직 프로 롤 선수이자 스트리머인 보이보이(Voyboy)는 "2026년에 그록5가 북미(LCS)팀도 못 이긴다. 하물며 페이커 같은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이긴다는 건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롤이 상호작용, 팀워크, 게임 지식 등 변수가 지나치게 많다고 지적했다.

일부 유저들은 오픈AI 파이브의 도타2 승리를 근거로 반박했지만, 보이보이는 "오픈AI는 API 접근, 무제한 APM 등 인간과는 다른 조건에서 싸웠다"고 일축했다. 머스크가 명시한 '카메라 시야 제한'과 '인간 수준의 반응 속도' 제약이 AI의 우위를 크게 제한한다는 주장이다. 그럼에도 머스크는 그록5의 게임 도전을 'AGI로 가기 위한 실험'이라 강조하며 추진할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한편, 그록5는 원래 올해 출시될 예정이었으나, 머스크는 11월 출시를 2026년 초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업계 소식에 따르면 그록5는 60조개의 파라미터를 탑재할 예정이며, 시각·텍스트를 모두 처리하는 멀티모달 성능을 지원한다. xAI 내부에서는 그록5가 10% 확률로 AGI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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