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4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경제 상황과 통화정책 방향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국내외 경제·금융 기관들이 2021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마이너스 성장에서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재확산, 정부의 뉴딜정책 효과 등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 산하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2021년 경제 전망을 통해 내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7%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1.1%로 전망한 바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전망은 2019년 성장률 2.0%와 비교해 높은 수치다. 올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침체됐던 경제가 내년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상황과 재확산 여부가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진전을 보이고 내년에 재확산이 되지 않을 경우 한국 실질 GDP가 3.6%까지도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반면 내년에도 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갈 경우에는 경제성장률이 0.2%로 제로 성장을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내년에도 0% 성장을 하게 되면 올해에 이어 한국 경제는 큰 충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내년에 한국 경제성장률을 긍정, 부정 시나리오에 따라 분석했다. [표: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내년도 경제 변수와 관련해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올해 11월 미국 대선은 큰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우선주의와 미중 무역분쟁 등과 관련해 트럼프, 바이든 두 후보의 정책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즉 누가 되도 대외 정책은 현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소는 코로나19로 인한 신흥국들의 경제 위기,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감소가 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에서는 뉴딜정책 등 정부의 부양대책 효과가 영향을 줄 것이라는 예측이다.

국회예산정책처도 최근 2021년 및 중기 경제전망 보고서를 내놨다. 예산정책처는 내년에 한국 실질 GDP 성장률이 2.3%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예산정책처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1.6로 전망한 바 있다. 예산정책처 역시 하나금융경영연구소처럼 내년에 한국 경제가 2019년 2%보다 높게 성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예산정책처는 장기적으로 한국 경제가 약 2% 성장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예산정책처는 2020~2024년 기간 중 실질 GDP가 연평균 1.6%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5~2019년 간 실질 GDP 성장률이 연평균 2.8% 수준을 기록했던 것을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치다. 이는 2020년 마이너스 성장을 반영한 것으로 이를 제외할 경우 2021~2024년 기간 중 연평균 2.5% 성장이 예상된다. 그럼에도 과거 5년보다 낮은 것이다. 예산정책처는 코로나19 충격으로 경제 전체의 효율성이 저하되고 투자가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즉 코로나19 악영향으로 더 높게 성장하지 못하고 2024년까지 2%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각 기관들이 발표한 올해와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표: 각 기관 종합]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3.6%로 예상하고 있어 예산정책처와 1.3%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예산정책처는 정부가 2020년 하반기부터 주요국 경제활동이 재개되고 2021년에는 코로나19가 진정돼 글로벌 경기회복 등으로 성장세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또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개선 폭을 정부가 더 크게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도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 수준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5월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3.1%로 예측했지만 8월 2.8%로 하향 조정했다. 한은은 성장률이 올해 -1.3보다 내년에 크게 반등할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상승폭을 조정한 것이다.

IMF는 이달 13일(현지시간) ‘10월 세계경제전망’을 발표하고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기존 3.0%에서 2.9%로 소폭 하향 조정했다. 또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6월 -2.1%에서 이번에 -1.9%로 조정했다.

분석자료를 통해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IMF가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낮춘 것이 “IMF가 코로나19 방역 실패에 따른 봉쇄조치 재도입 등 하방위험을 치료제, 백신 조기 개발과 상용화로 경제활동 정상화가 가속되는 것 보다 큰 것으로 평가했다”고 해석했다.

금융·경제기관들은 공통적으로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이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한국판 뉴딜 정책의 영향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201년 국내 경제 이슈 전망을 통해 “국가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정부가 한국판 뉴딜 정책을 제시했으며 이에 따른 투자의 2021년 집행률 수준과 민간 마중물 투자 여부가 향후 경기 방향성을 결정짓는 주된 용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내년에 국내 경제 변수로 고용과 소비의 양극화를 제시했다. 경지 침체로 인한 고용 양극화가 내년에도 지속되고 이로 인해 소비 양극화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반면 코로나19로 인해 촉발된 비대면 경제의 확산이 IT 제품 수출의 호제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