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즐비한 여의도 전경 [사진:셔터스톡]
증권사들이 즐비한 여의도 전경 [사진: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강주현 기자] 이달 대표 임기가 만료되는 증권사 대표들의 명운이 엇갈리고 있다. NH투자증권, 대신증권, 한양증권, SK증권, 하이투자증권, 교보증권, DB금융투자 등이 이달 대표 임기가 끝난다.

이중 NH투자증권, SK증권은 수장 교체가 확정됐다. 지난 2018년부터 NH투자증권을 이끌어 온  정영채 대표는 지난 4일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달 26일로 예정된 주주총회를 끝으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이에 NH투자증권 이사회 내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지난 5일 윤병운 NH투자증권 부사장, 유찬형 농협중앙회 전 부회장, 사재훈 삼성증권 전 부사장을 숏리스트(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임추위는 오는 11일 개최되는 회의에서 후보군을 추린 뒤 12일 정기 이사회에서 최종 후보 1인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선정된 최종 후보는 오는 26일 주총을 거쳐 신임 대표로 정식 선임된다. 

윤 부사장은 1993년 NH투자증권이 LG투자증권이던 시절에 입사해 20년 이상 기업금융(IB)를 이끌어왔다. 현재는 NH투자증권 IB 1사업부 대표를 맡고 있다.

유 전 부회장은 농협중앙회 충남지역본부장, 기획조정본부장, 농협자산관리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상호금융과 기획 부문을 거친 인사로 평가받는다. 사 전 부사장은 삼성증권에서 홀세일본부장, 자산관리(WM)본부장, 채널영업부문장 등을 역임한 WM 전문가로 알려졌다. 

SK증권은 김신·전우종 각자대표 체제에서 전우종·정준호 각자대표 체제로 변화한다. 지난 6일 SK증권 이사회 내 임추위는 전우종 대표와 정준호 SK증권 리스크관리본부장을 대표 후보로 추천했다. SK증권은 오는 25일 개최 예정인 주총에서 해당 안건을 의결한 이후 당일 이사회를 개최해 전우종·정준호 각자대표를 임명할 예정이다. 

미래에셋증권, 현대증권 대표이사를 역임한 김신 대표는 2014년 SK증권 대표 취임한 이래 업계 최장수 CEO로 자리매김한 바 있다. 김신 대표는 대표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해외 사업, 신사업 물색 등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1964년생인 전우종 대표는 서강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이후 동원경제연구소를 거쳐 SK증권 리서치센터장, 리스크관리실장, 경영지원부문장을 역임한 후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신임 대표 후보가 된 정준호 본부장은 1966년생으로 대신증권 IB 1본부 팀장, SK증권 비전추진실장 등을 역임했다. 또 SK증권은 박정림 KB증권 전 대표를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내정했다. 

대표 취임 이후 두 각자대표는 SK증권 실적 회복에 힘쓸 전망이다. SK증권 지난해 매출액 1조1264억원으로 전년(1조2506억원) 대비 9.9%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99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4.2%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14억원으로 전년(86억원) 대비 82.9% 급감했다. 

대신증권, 교보증권, 한양증권은 대표 연임을 확정했다. 대신증권은 지난 4일 오익근 대표 연임 안건을 오는 21일 개최 예정인 주총 안건으로 상정했다.

오익근 대표는 1963년 7월생으로 1987년 대신증권에 입사해 30년 이상 근무한 대신맨이다. 대신증권 재무관리부장, 리스크관리부장, 대신증권 경영지원총괄·IB사업단장, 대신증권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2020년부터 대신증권 대표이사로 재임해 2022년 한 차례 재임에 성공했고, 주총에서 선임안이 가결되면 6년 간 재직하게 된다. 

대신증권은 자기자본 3조원을 달성해 오는 4월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신청을 목표로 하는 만큼 오 대표 연임 가능성이 오래 전부터 제기돼왔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10월 대신에프앤아이, 대신저축은행, 대신자산운용, 대신자산신탁, 대신프라이빗에쿼티 등 5개 자회사로부터 배당금 4801억원을 받아 4306억원을 다시 5개 자회사에 출자했다. 이를 통해 자기자본을 2조1702억원에서  2조6503억원까지 확충했다.

3500억원 정도만 증가하면 종투사 신청이 가능해진다. 종투사로 선정되면 기업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의 100%에서 200%로 확대된다. 헤지펀드에 자금 대출이나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브로커리지 서비스도 가능해져 매출 다각화를 이룰 수 있다.

교보증권은 박봉권 대표 연임 안건을 지난달 20일 열린 이사회에서 의결했다. 박 대표는 1963년생으로 지난 2010년 교보증권 고유자산운용본부장을 시작으로 교보생명 자산운용총괄을 거쳐  2020년부터 교보증권 대표를 맡고 있다. 교보증권은 2023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6.1% 증가한 703억원, 당기순이익은 56.1% 증가한 676억원을 기록하며 호실적을 기록했다.  

임재택 한양증권 대표도 사실상 연임을 확정했다. 한양증권은 오는 21일 임 대표 연임 안건 등을 주총에 상정했다. 임재택 대표는 1958년생으로 신한금융투자 마케팅본부장, 아이엠투자증권 대표이사, AJA인베스트먼트 부회장, GB프라이빗에쿼티 부회장을 역임했다.

지난 2018년부터 한양증권 대표를 맡은 그는 대표 선임 안건이 통과되면 4연임에 성공하게 된다. 한양증권은 자기매매 부문 운용 실적 증가로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4.5% 증가한 462억원을 기록했다.  임 대표는 한양증권의 호실적을 이끌어내 이전부터 연임 가능성이 높다고 거론돼왔다. 

이런 가운데 곽봉석 DB금융투자 대표와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대표 연임 가능성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곽봉석 대표는 취임 1년만에 DB금융투자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74.47% 늘어난 415억원,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85.53% 증가한 307억원을 거두며 연임 전망에 긍정적이다.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대표 연임 여부는 불투명하다. 하이투자증권이 지난해 영업손실 84억원, 당기순손실 3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기 때문이다. 실적 악화는 부동산 PF 실적 악화 때문인데 지난해 하반기 하이투자증권 부동산 PF 부서는 꺾기 영업 의혹까지 불거져 홍 대표는 국정감사에 출석한 바 있다. 부동산 PF 부문을 이끌던 김 전 사장이 아들이 근무한 흥국증권에 15조원 규모 기업어음을 몰아줬다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