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강주현 기자] NH투자증권이 신임 대표로 윤병운 투자은행(IB)사업부 대표(부사장)를 내정했다. 윤 내정자의 향후 과제로는 내부 갈등 봉합과 IB 실적 견인 등이 꼽힌다.
NH투자증권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지난 11일 정기 이사회를 개최해 윤병운 부사장을 차기 대표 후보로 추천했다. 윤 부사장은 오는 27일 개최 예정인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신임 대표로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윤병운 부사장은 1967년생으로 1993년 NH투자증권의 전신인 LG투자증권에 입사한 후 기업금융팀장, 커버리지 본부장, IB사업부 대표 등을 거쳤다. 현 정영채 대표와는 약 20년간 호흡을 맞추며 IB 부문을 이끌어왔다.
윤 내정자의 최우선 과제는 대표 추천 과정에서 드러난 내부 갈등 봉합이다. 이달 초 정영채 대표가 사임 의사를 밝히자 지난 5일 임추위는 차기 대표 후보로 윤 부사장과 유찬형 농협중앙회 전 부회장, 사재훈 삼성증권 전 부사장 3인을 확정했다. 이후 최종 대표 후보 선정 과정에서 NH투자증권 모회사인 농협중앙회와 NH농협금융지주 간 마찰이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NH농협금융지주는 NH투자증권 지분율 56.82%를 보유 중인 지배기업이며 농협중앙회는 NH농협금융지주 지분 100%를 갖고 있는 최대 지배기업이다.
강호동 신임 농협중앙회 회장은 NH투자증권과 다른 농협 계열사 간 단합을 위해 농협맨인 유 전 부 회장이 차기 대표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 NH투자증권 차기 대표가 돼야 한다고 주장해 갈등이 벌어졌다.
이런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지난 7일부터 NH농협금융지주, NH농협은행, NH투자증권 등 농협금융지주 및 계열사 검사에 돌입하면서 농협중앙회에 손자회사인 NH투자증권 대표 인선에 지나치게 개입하지 말란 의사를 전했다. NH투자증권은 올해 금감원 하반기 정기 검사 대상 업체였으나 지난 8일부터 사전 검사를 받고 있다.
윤 부사장이 차기 대표 후보로 내정되면서 농협중앙회와 NH농협금융지주 간 갈등은 봉합됐으나 내부 마찰이 외부에 알려진만큼 업계에서는 대표 취임 이후 최우선 과제로 농협 계열사 간 단합을 보고 있다.
노조 불만을 잠재우는 것도 윤 내정자의 주요 과제다. 임추위가 열린 지난 11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노조) NH투자증권지부는 오후 1시 농협중앙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해 제대로 된 차기 대표 후보를 선정하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IB 업계 실적은 정영채 사장의 영업이지 (윤병운 부사장) 본인의 것이 아니다. IB를 제외한 다른 사업부를 겪어보지도 못하였음에도 전문성 있는 능력이 있다 어찌 말할 수 있겠는가? 윤병운 부사장이 다음 사장이 된다면 조직 문화를 되살릴 수 없을 것은 물론이며 노사 상생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주주총회까지 현장에서 NH투자증권 정상화를 위해서 투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윤 내정자는 대표 취임 이후 IB 실적 견인에 집중해 역량을 입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부동산 및 실물 경기 침체로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도 3분기 누적 기준 회사채 대표 주관 및 인수 1위, 유상증자 인수 및 주선 1위를 달성한 바 있다.
NH투자증건은 지난 달에는 IB 매출 다각화를 위해 증권사 중 처음으로 부동산 기관전용사모펀드(PEF)를 조성해 운용을 개시했다. 모건스탠리, JP모건 등 해외 대형 IB들은 부동산 펀드를 직접 설정, 운용하며 수익을 키우고 있는데 이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해당 펀드는 전체 출자금액의 60% 이상을 농협금융그룹 등의 공동투자로 하고 부동산 개발사, 공제회 등이 자금을 보태 약 2000억원 규모로 운영 중이다. 투자 기준에 부합하는 국내 업무시설, 상업시설, 분양형 사업 등 다양한 자산군에 투자할 계획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연말 조직 개편에서 부동산 금융 전문 인력을 중심으로 부동산PE부를 신설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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