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채권 투자 열풍이 지속되고 있다. [사진:셔터스톡]
연초 채권 투자 열풍이 지속되고 있다. [사진: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강주현 기자] 주식 시장에 채권 투자 열풍이 지속되고 있다.

증권 업계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채권 투자가 인기를 끌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1월 리테일 채권 판매 금액이 1조6000억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12월 대비 약 116% 이상 증가한 수치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들어 개인투자자 대상 미국 국채 판매 금액이 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전체 미국 국채 전체 판매액(7200억원)의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수치다.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하나증권,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대신증권 등 8개 증권사에서 올 들어 개인투자자 대상 판매된 미국 국채 총 판매액은 1조3400억원을 돌파했다.

이같은 채권 투자 열기는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금리인상 기조 전환 기대감과 회사채 투자심리 회복 등으로 채권 신규 상장과 상장 잔액 모두 최고채를 기록했다. 2023년 채권 신규상장 규모는 전년 대비 116조7000억원(17%) 증가한 816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상장 잔액은 신규 상장이 증가함에 따라 전년 대비 139조5000억원(6%) 증가한 2491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위축됐던 회사채 신규 상장 규모가 28% 증가한 가운데 통안채와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비금융 공사채 상장 증가 영향으로 특수채 신규상장 규모가 15% 증가하는 등 시장 규모가 커졌다. 

특히 회사채 수요가 커지면서 지난 1월 채권 발행 규모와 잔액 역시 증가세를 이어갔다. 금융투자협회(금투협)에 따르면 올 1월 채권 발행 규모는 국채, 회사채, 통안 증권이 증가해 전월 대비 24조6000억원 상승한 64조2000억원을, 발행 잔액은 국채 및 회사채 등의 순발행이 12조4000억원 증가하면서 2728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회사채 발행은 전월 대비 12조7000억원 증가한 14조7000억원을 돌파했다. 

이에 증권사들은 늘어난 채권 수요에 맞춰 조직과 서비스를 개편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1월 조직 개편을 통해 상품 공급에서 중요한 자산관리 사업 그룹을 리테일 사업을 총괄하는 자산 관리 부문 대표 직속 관리 하에 두었다. 그에 더해 신한투자증권은 채권 세미나 개최 및 이벤트, 직원 교육을 병행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이달 들어 단기 사채 전용 투자 서비스였던 ‘본드365(Bond365)’를 채권 종합 서비스로 확대 개편했다. 이를 통해 단기사채 뿐 아니라 장내·장외 채권 매매도 지원한다. 기존 단기사채는 투자금이 1억원 이상이어야 거래 가능했지만 국채, 지방채, 회사채 등은 적은 투자 금액으로도 채권을 매매할 수 있다.

채권 투자 인기 원인은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금리 인하 시기에는 채권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채권이나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에 투자할 경우 이자 수익에 매매 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개별 채권에 직접 투자할 경우 이자 수익에 대해서는 과세하지만 자본 차익과 환차익은 비과세라는 점도 인기 요인이다. 금융소득종합과세를 적용 받는 고액자산가라면 비용과 세금을 감안했을 때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보다 채권 직접 투자가 유리하다.

올해부터 개인용 국채 판매가 허용된다는 점에서 채권 투자 인기는 더 가속도를 밟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지난해 4월 국채법 개정으로 인해 개인투자용 국채가 도입됨에 따라 올해 상반기부터 기획재정부는 연간 1조원 규모의 개인용 국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개인용 국채는 청약 방식으로 모집해 발행한다. 지난 8일 개인용 국채 청약 권유, 접수, 배정 등을 담당할 개인용 국채 판매 대행 기관으로 미래에셋증권이 선정됐다. 

단, 단기적으로는 채권 투심이 주춤할 수 있다. 금투협이 100명의 채권 전문가에게 금리 전망, 환율, 물가를 조사한 결과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전망치를 상회해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줄어들어 채권시장 심리를 뜻하는 BMSI 지표는 93.5로 전월 94.6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금리 관련 채권 시장 심리는 81.0으로 전월 90.0 대비 소폭 악화됐다. 물가 관련 채권 시장 심리 역시  96.0으로 전월 119.0 대비 악화됐다. 단, 환율 관련 채권 시장 심리는 108.0으로 전월 104.0 대비 호전됐다. 미 CPI 발표에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며 환율이 상승했으나 연준 인사의 비둘기파적인 발언이 이어지며 달러 강세가 진정됐기 때문이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디지털투데이에 "아직 금리 레벨이 높기는 하지만 정부가 여러 가지 지원 정책을 발표하는 만큼 현재 개인투자자들의 채권 투자 기조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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