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강주현 기자] 금융당국이 오는 26일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방안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사전 효과로 그동안 상승 랠리를 펼쳐온 저PBR(주가순자산이율) 관련주들의 향방을 두고 시장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란 금융당국이 2023년 3월 일본이 발표한 증시 부양책을 벤치마킹해 내놓을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정책 중 하나다.
지난해까지 일본 프라임마켓 상장 기업 약 50%, 스탠다드 마켓 상장 기업 60%가 자기자본이익률(ROE) 8% 미만, PBR 비율이 1 미만을 기록했다. 이에 일본은 PBR 1 이하인 저평가 기업들을 대상으로 중장기적인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구체적인 이행 목표를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이후 해당 계획이 이행되고 있는지 도쿄증권거래소를 통해 지속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해당 정책 시행 이후 일본 대표 주가지수 닛케이 225, 토픽스 지수는 지난해 3월부터 현재까지 각각 31%, 27% 상승하며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현재 금융당국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 ▲우수 상장사를 선정해 인센티브 부여 ▲매년 기업 가치 제고 계획을 별도의 보고서로 공표 ▲소액주주 이익 높일 수 있는 상법개정 방향성 제시 등을 논의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달 24일 금융당국이 간담회에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에 대해 언급한 이후 21일까지 외국인은 국내 주식 시장에서 7조6945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순매수는 같은 기간 7조1531억원을 순매도한 개인이나 333억원을 순매수한 기관을 압도한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1월 29일 이후 외국인은 코스피 주식을 5조원 이상 순매수했다. 삼성전자의 순매수 비중이 크게 감소한 반면 현대차, 기아, KB금융, 하나금융 등 저PBR 업종, 기업으로 거론되는 종목들의 순매수 비중이 큰 폭으로 늘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영향을 미친 것이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PBR이 낮고 주주환원 여력이 충분하다고 여겨지는 보험(18.8%), 자동차(14.5%), 은행(13.1%), 증권(11%), 상사주(9.6%) 등 업종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하지만 이같은 저PBR주 상승 랠리가 지속될지에 대해선 의견이 갈리고 있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내 증시에도 체질 개선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월 일본 거래소가 PBR 1배 이하 기업에 대해 PBR 개선방침과 구체적인 이행목표 공개를 요구한 뒤 일본 증시에 외국인 자금이 강하게 유입됐다. 긴 호흡에서 접근해야 하는 이슈지만 적어도 올해 1분기까지는 긍정적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저PBR 관련주보다 다른 섹터로 눈길을 돌릴 때라는 의견도 적잖이 있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저PBR 업종 중심 증시 부양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정책을 부스터할 수 있는 매크로 환경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 예컨대 일본의 경우 외국인 방문객이 5년래 최고치를 기록하며 내수 진작을 유도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원화 약세에도 내수 진작을 유도할 수 있는 외국인 방문객 수가 작년 말 이후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반도체 투자를 추천했다. 이 연구원은 "반도체는 저PBR 장세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며 2월 이후 코스피 상승폭을 하회했다. 2월 잠정치로 집계한 반도체 수출은 기저효과를 감안하더라도 회복세가 강하다"고 말했다.
김지현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주가 흐름이 일본과 유사한 경로를 따른다면 현재 국내 증시는 개선 기대감이 큰 저PBR 주들이 강세를 보였던 국면에서 벗어나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 소각 여력 있는 종목들 중심으로 차별화되는 국면에 있다. 지난 주부터 가격 매력도가 높아진 고밸류 종목과 저밸류 종목 간 순환매가 이어지며 지수 상승 탄력이 약화되고 있는 게 근거다. 현재 외국인들이 집중 매수하는 대형주의 상승 탄력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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